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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위대한 과학자와의 만남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7-08 11:15:23

김대원(애틀랜타 거주),독자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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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원(애틀랜타 거주)

 

7월 5일 오전 노자의 도덕경 모임에서는 주중광 교수님과 허지영 사모를 모시고 두 분이 미국에 50여년 살면서 초창기 미국 이민자로서 어떻게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미 주류사회에 우뚝 설 수 있었는지 여러가지 질의응답을 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주 교수님은 1964년 한국에서 서울대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부인과 함께 도미하여, 1968년 아이다호 주립대에서 의학석사를 마쳤다. 그리고 1970년부터 1974년까지 뉴욕 주립대에서 의학 화학(medical chemistry)을 전공해서 박사학위를 받고 1975년부터 1980년까지 5년간 맨해탄에 있는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 1980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조지아대 약학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셨으며, 81세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학 교수로서는 최고로 명예로운 직책인 석좌교수로 일하고 계시다고 한다. 주 교수님은 1998년 3명의 동료 교수와 함께 4명이서 주로 앤티 바이러스(antiviral)약의 개발을 목표로 ‘Pharmasset’이란 회사를 뉴저지의 프린스턴에 설립해서 열정적으로 개발을 추진한 결과, B형 간염 치료제 ‘레보비르’와 c형 간염 치료제인 ‘소발디’ 그리고 에이즈 치료제를 개발하는 엄청난 개가를 올려서 간염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환자들과 에이즈 환자들에게 삶에 희망과 광명을 안겨주었다. 

과학자들은 100가지 약을 개발하면 1가지 정도 성공할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지극히 난해한 과정이라고 하는데, Pharmasset은 운 좋게도 4명의 과학자들이 집요하고 끈질기게 노력한 결과 난치병 치료약의 개발로 그 명성이 세간에 회자되자 정식으로 NASDAQ에 상장되었는데 회사의 주가는 폭등했다고 한다. 2011년 수익성이 확실하게 보장되는Pharmasset 회사를 Gilead라는 대형 투자회사가 11.2 billion에 인수했다고 하는데, 그 결과 4명의 회사 초창기 발기인들은 stock option을 가지고 있었기에 거기에서 발생한 엄청난 배당금을 분배받게 되었다고 한다. 2011년 주 교수님은 부인 허지영 여사 그리고 두 자녀와 함께 The Chu Family Foundation이란 비영리 재단을 설립하고, Chu Lectureship Award를 만들어서 매년 미국의 7개 대학에 장학금을 제공하고 조지아 대학에도 우수한 학생과 재정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매년 장학금을 주고 있으며 또 모교인 서울대 약학대학, 그리고 경기대학 등에 건물 증축 명목으로 많은 기금을 희사했으며, 애틀란타 한인회에도 건물 보수용도로 2022년과 2023년 2 년 동안 40만 달러를 약정했고 애틀란타에 있는 몆몆 한인학교에도 매년 1만 달러 씩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지구의 저편에서는 땅 따먹기 전쟁의 포성이 연일 울려 퍼지며 수없이 많은  시민들과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또 몇 주 전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는 18세의 소년이 순진무구한 어린이들이 공부하고 있는 교실에 기관단총을 들고 불법 난입해서 19명의 어린이와 2명의 선생님을 학살한 잔인한 총기 사건의 기억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이번에는 독립기념일 날 일리노이주의 하일랜드 파크에서는 퍼레이드를 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21살의 젊은 청년이 무슨 세상에 대한 원한이 그리 많기에 기관단총을 들고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죄 없는 시민들을 향해서 무차별 사격을 해서 7명이 죽고 30명이 중경상을 입는 끔찍한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 한편 2년 반 동안 전 인류를 공포의 도가니속에 가두었던 코로나는 끝나는가보다 했더니 이번에는BA-5 변이 바이러스가 돌출해서 호모사피엔스를 조롱이라도 하듯이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고, 물질에 대한 끝없는 욕망이 불러온 이산화탄소의 과잉으로 지금 지구는 100도를 넘는 불볕 더위로 불타오르고 있다. 

어떤 때 나는 앞으로 과연 이 행성에서 인류가 계속해서 존속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이 혼탁한 난세에 교수님과 사모님이 보여준 자비와 사랑의 정신은 꽁꽁 얼어붙었던 자기중심주의적 고정관념의 벽을 깨부수고 너와 나는 하나라는 자리 이타의 정신을 깨우쳐주는 반가운 소식(good tidings)가 아닐까? 이젠 물질 만능주의 일변도로 앞만 보고 달려온 서양은 동양의 정신문명을 긍정적으로 수용해서 20세기가 채움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비움의 세기(일부 후진국을 제외하고)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푸념을 하게 된다. 주 교수님 가족이 보여준 박애정신은 우리의 선조들이 남긴 정신적 유산인 모든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쇠퇴해가는 인류문명을 다시 재생시킬 수 있는 아름다운 인간상의 표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외딴 섬에서 나 혼자만이 살아 갈 수는 없는 사회적인 동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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