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칼럼니스트)
애틀랜타 한인들은 올림픽 기간 동안 축구, 배구, 농구, 야구, 양궁, 등 각 경기장을 찾아가 코리아를 외치며 열열히 응원을 했다. 선수들은 관중들의 환호와 응원이 있어야 신바람이 나고 승부욕이 상승하게 된다. 그 때문에 관중들의 응원은 경기의 꽃이다. 하지만 응원을 잘못하면 오히려 경기를 망치고 선수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다른 관람객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Alabama Birmingham에서 개최된 이태리팀과 멕시코팀과 한국팀과의 경기 때 한인들은 꽹과리와 북, 징을 치면서 경기장이 떠나갈 정도로 열광적인 응원을 했다. 그리고 목이 터지도록 코리아를 외쳤는데 경기 진행과 관계없이 무질서한 응원을 많이 했다. 응원 단장이 있는데도 단장의 지휘를 따르지 않고 단장도 응원단을 컨트롤을 못하고 꽹과리와 징과 북만 요란하게 치는 바람에 다른 외국인 관람객들이 귀를 막고 눈살을 찌푸리는 결과가 발생했다.
응원은 경기장의 꽃이지만 선수나 다른 관람객들에게 피해가 될 경우엔 응원은 꽃이 아니라 훼방꾼이다. 어쨌든 한인들은 조국애와 민족정신 때문에 경기장마다 찾아 다니며 열심히 목이 터지도록 응원을 했다. 그 고귀한 민족애는 높이 평가할 일이지만 그렇다고 잘못한 응원을 옳다고 찬양하고 무시할 일이 아니다. 경기 결과는 아쉽게도 안타깝게 패배를 당해 아픈 가슴을 달래면서 캄캄한 밤 애틀랜타를 향해 2시간을 달리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경기는 승자와 패자가 있게 돼있으니 승패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지만 결과를 분석하고 선수들과 응원단들도 잘못한 것을 뉘우치고 고쳐야 될 것이다.
앞으로 남은 경기 동안 보다 더 훌륭하고 좋은 응원으로 조국선수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면서 승리할 수 있게 해야 되겠다. 그리고 모든 관람객들로부터 환영받을 수 있는 응원을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조국선수들이 총력을 다해 경기에 임한 것을 잘 알지만 이곳 동포들이 2시간, 3시간 씩 차를 몰고 Alabama Birmingham 경기장으로 달려가 목이 터지도록 코리아를 외치고 응원한 동포들에게 조국선수들이 경기장 입장과 퇴장 시 한인 응원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답례를 한 선수가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아쉬웠다. 인사를 해야 될 의무는 없을지라도 외국에서 사는 동포 응원단들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은 힘든 일도 아닐 것이다.
앞으로 한국선수들이 타국에서 개최되는 올림픽 경기에 또 출전하게 되면 그곳 한인들이 응원을 하는 응원석을 향해 손이라도 흔들어주는 답례를 해주기 바란다. 관중과 응원이 없는 경기는 무의미하고 경기에서 승리하면 선수의 영광이고 밝은 미래가 펼쳐지지만 열심히 응원한 사람들은 신성한 기쁨과 만족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