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자(숙명여대 미주총회장)
그날 서울 거리 하얀 눈이 내린 날용산은 서울역 시계탑옆에 쪼끄리고 앉은
노숙자들은 허기 진 배고픔
누군가 무료 급식 밥과 국을
기다리는 배고픔의 거리
정신대 황금주 할머니가고향에서도
'일본군에 몸을 판년이라--' 쫓겨 나
맨 처음 찾는 곳 --
허술한 아침 해장국집
새벽을 깨우는 막일꾼들의 안식처
껌장사 소녀들 ,노량진 자갈치 시장
생선 냄새 , 젖갈 냄 새 풍기는 어촌 시장
아들을 군대 보내며
눈물을 훔칠 시던 그 용산역
미군 부대 서성이는 위안부 거리라
등을 돌린 버려져 버린 그 용산거리--
용산은 압구정동 명품 거리는 만들지 마소서--
용산에는 가난한 노점상 민심이 사는곳
민심은 천심이요,
라면 박스에 잠든 노숙자를 쓰다듬는
대통령의 눈물로 길을 닦으소서
대한 민국 왕이신 당신은
용산을 대한 민국 왕터를 세우셨습니다.
그 민족의 명당
용산에서 조국을 이끌어 갈
어진 명인들이 탄생케 하시고
해와 달도 지지 않는 천혜의 명당에서
대한제국 꿈꾸던 우리 조국
반만년 역사를 사랑으로 탄생케 하소서.
용산에 대통령 당신 사랑의 눈물로 길을 닦으소서--
새로운 조국의 소원 남북 통일을 꿈꾸소서--
그 누구도 정적을 두지 않으시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맨 먼저 찾으신 당신
왕의 눈물, 그 사랑 때문에 ---
처음이요, 마지막 한마디---
맨 처음도 사랑이요 , 마지막도 사랑입니다.
민족의 한 맺힌 설움 의 허리띠
삼, 팔선도 하나의 조국으로 ---
백두산 천지 물 퍼다가
제주도 백록담에서 민족차 끓여 마시며 --
얼싸안고 두둥실 춤을 출 --
통일의 그날 만드소서-- (시 , 김경자 5월, 2022년)
지난해 통일 독일을 방문하던 날… 왜 그리 설움이 복받쳐 오르는지 그 ‘통곡의 벽’ 앞에서 한없이 울었다. 그 벽에 쓰여진 수많은 ‘눈물의 낙서’들이 유언처럼 남아 있었다. 유대인 학살, 홀로코스트의 그 아픔을 딛고 통일한 독일인들의 그 아픔은 어쩌면 우리 조국의 아픔인지도 모른다. 아침 일찍 동독의 시장터에서 소세지, 막 구어 낸 빵을 사 먹으며 우린 어느 날 평양 거리에서 이런 행복을 누릴수 있을까… 내 조국 반세기 분단의 설움에 눈물이 앞을 가렸다. 우린 통일 독일이 얼마나 피나는 눈물이었나를 돌아보아야 한다.
100년 전 ‘비스마르크’ 수상은 그 때, 통일 독일의 헌법을 개정했다한다. 동독과 서독은 서로 그리움을 나누며 사랑의 서신도 오가고 우린 하나다. 600만의 학살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온 인류에게 용서를 빌자.’ 그 때 히틀러의 죄를 용서를 빌었다.
우리 민족의 ‘용산 시대’는 하늘이 내리신 뜻인지도 모른다. 강남의 압구정동 명품시대는 이제 청산해야한다. 자갈치 시장의 하루 몇 푼 안 되는 돈을 만들어 살아가는 용산, 노량진 생선시장에서 대통령의 눈물이 통곡의 벽을 허무는 통일 독일의 사랑이 흘렀다. 조국이 선택된 사람은 명품 걸치고 자갈치 시장에서 생선 값을 깎는 정신나간 여인들이 없어져야한다. 그 옛날 독일 광부를 찾아 간 박정희 대통령은 애국가를 함께 부르며 울음으로 연설을 마감했다 한다. 광부들도 울고 대통령도 함께 울자. 옆에서 본 독일의 르뷔케 대통령은 자신의 손수건을 건네며, ‘울지 마세요, 우리가 꼭 한국을 도와줄 겁니다’며 함께 울었다한다.
난 여기에 특정 대통령 이름을 전할 목적은 추호도 없다. 그들의 수많은 시행착오를 왜 잊었겠는가… 더욱이나 잘 사는 내 조국 여성들의 명품을 나무랄 생각은 더욱 없다. ‘스스로가 명품인 사람은 누더기를 걸쳐도 내면의 빛을 발한다.’
스스로 ‘나는 바보다’ 하신 김수환 추기경님은 살아계신 내 영혼의 혼이시다. ‘노점상 물건 값 깎지마라’하시던 그 말씀 김수환 추기경님, 그 인간적인 한 말씀이 텅 빈 내 가슴에 사랑을 심으셨다. 가난한 옹기 장수 어머니를 생전에 다시 5분 만이라도 만날 수 있으면 ‘그 발을 씻어드리며 한없이 울고 싶다.’ 그 효성… 추기경님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사랑을 실천하신 어른이셨다. 4.19 학생 데모 때, 명동 성당에 학생들을 숨기시며 ‘나부터 잡아가라’ 고함치시던 추기경님… 하루 한 끼를 막 노동으로 살아가는 용산의 노점상을 외면치 말라신 ‘가슴’으로 하신 말씀 아닐까… 이제 용산시대는 우리 민족의 기적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왕의 눈물, 가난한 서민의 눈물되어… 대한민국 해와 달도 지지 않는 천혜의 명당, 용산 시대가 왔다.
배호의 노래 돌아가는 삼각지 [1967년]
삼각지 로타리에
궂은 비는 오는데
잃어버린 그 사람을
아쉬워 하며
비에 젖어 한숨 짓는
외로운 사나이가
서글피 찾아왔다
울고 가는 삼각지--
삼각지 로타리를
헤매도는 이 발길
떠나 버린 그 사람을
그리워하며
눈물 젖어 불러보는
외로운 사나이가
남몰래 찾아왔다
돌아가는 삼각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