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린(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아테미 신전에
피투성이 제물을 올리고
신의 점지를 기다린다
허공에서 건져낸 세포 하나
합장한 손가락 사이로
형체 없는 희망이 되어 녹아내린다.
잉태를 향한
지고의 몸부림
목젖이 울컥하게
늘 간절한데
사막에 부는
모래 바람처럼
서걱거리는 태반
우주 어딘가에
깜박이는 별 하나
점액 하나
알갱이 하나
가슴에 품고 지고
불임클리닉 제단에
다소곳이 몸을 맡긴다.
아테미: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풍요와 다산의 여신
김수린
- 치과 의사
- 현재 둘루스 소재 개인치과병원 운영
- 제2회 애틀랜타문학상 수필부문 최우수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