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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줍기] 그리운 학창 시절 (회고록)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4-25 16:21:58

보석줍기,강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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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주(멋진 인생·쥬위시타워 보석줍기 회원)

나는 충청도 예산에서 태어나고 그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우리 집이 교회에서 가까워 교회 마당은 우리 남매들의 놀이터가 되었고, 동네에서 함께 놀던 아이들 중 탤런트가 된 오빠도 있다. 중학교 2학년에 대전으로 이사를 했고, 신앙심 깊은 엄마는 나를 미션 스쿨인 호수돈 여중으로 보냈다. 수줍음 많던 나는 새 학교에 적응하느라 친구가 많지 않았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지 한 달 만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건강하셨던 아버지는 건강 검진과 함께 간 검사를 위해 조직을 떼어 낸 것이 잘못되어 그 길로 일어 나지 못하고 몇 달 고생하시다 세상을 뜨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여름방학을 맞아 시골 본가로 돌아간 친구 순용이네 집으로 여러 친구들이 어우러져 놀러갔다. 밭에서 일하시던 순용이 엄마가 갓 캐온 감자로 찌개를 끓여주셨는데 우리는 큰 냄비 가득하던 감자찌개를 바닥이 드러나게 맛있게 먹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나는 감자찌개를 무척 좋아한다.

여군에 입대한 같은 반 친구 인혜가 학교로 나에게 편지를 보냈다. 담임 선생님은 다짜고짜 남자 사귀냐고 호통을 치고 나는 친구들을 불러모아 선생님을 이해시키느라 진땀을 뺀 적도 있다. 2학년 여름방학이 끝나고 친구들과 사진 기사까지 대동하여 하루종일 사진을 찍고 집에는 학교 책 값으로 돈을 타서 비싼 사진값을 치렀는데, 졸업 후에 집에 불이 나면서 다 타버려 졸업 앨범 조차도 남은 게 없다.

그러나, 이 친구들과 방과 후 빵집 드나들며 꿈을 이야기하고, 중국집 상희네 가서 외상 긋고 짜장면 먹던 일, 쉬는 시간이면 한 목소리로 ‘체인징 파트너’ ‘오 솔레 미오’등 목청높여 부르다 시작종과 함께 들어온 선생님이 탁자를 탕탕 치면 쥐 죽은 듯이 재빨리 제자리로 흩어지던 장면 들은 머리 속에 선명하게 찍혀 간직하고 있다. 지금까지 소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 친구들과 그 추억들을 더듬어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웃다가 눈물까지 고이면서 어느새 입가엔 웃음이 번진다.

 

그리운 학창 시절 (회고록)
강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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