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희 목사
결혼할 시절에 도달하여 결혼 문제를 놓고 기도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전도사 시절이었는데 한참 젊은 때라 좋아보이는 여자들도 많았고 저를 좋아하는 여자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누구와 본격적인 교제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음 가는 사람은 있었지만 누구와 결혼해야 할지 마음을 확정하지 못했고 청혼을 하지도 못했습니다. 때마침 저는 미국 유학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유학을 계획하고 보니 결혼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마음이 급했던지 평생 안 해보던 작정기도라는 걸 그 때 처음 했습니다. 저는 그 때 성경을 읽으며 기드온이 하나님을 시험하는 장면을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기드온이 “하나님께서 정말 나를 쓰시는가?”를 시험해 보았더니 시험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는 하나님께서 기드온을 인내하시고 그 시험하는 모습을 허락하시는 장면을 읽고는 저도 용기백배해졌습니다. 곧 바로 기도를 드렸지요. “주님. 용서하십시오. 제가 주님을 좀 시험하겠습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저도 이제 결혼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사실 마음이 자꾸만 가는 한 자매가 있기는 한데 그 자매에게 제 마음을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없었습니다. 주님께서 이런 제 마음을 아신다면 그 자매에게도 제 마음의 사인을 받게 해주십시오.” 이런 식의 기도를 일주일 동안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월요일이 지나고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이 지나도 아무런 사인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얼마나 황당하던지요…. 얼마 후에는 미국으로 공부하러 떠나야 하는데 응답도 받지 못한 채 그냥 떠나면 내 인생은 어떻게 되나하는 불안한 생각 속에서 토요일을 맞았습니다. 이 나이에 아직 연애도 한번 못 해보고 이런 착잡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드디어 토요일 새벽. 저는 새벽 기도회에 나갔는데 기도하기를 “하나님 그저 제 미래의 여자를 환상이라도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기도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은 이상하게 한 시간 가량을 기도하고 나자 마음이 평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평안이 얼마나 저를 기쁘게 하는지 저는 그저 눈을 감은 채 “하나님 이 평화가 제게 주시는 사인입니까?하며 눈을 떴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눈을 딱 뜨고 보니 제 옆에 제가 생각하고 있던 여인이 앉아 기도하는 환상으로 모습이 보였습니다. 여러분/ 이보다 더 위대한 사인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런 일이 있은 얼마 후 고모님의 소개로 현재의 아내를 만나 곧 바로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들 딸 낳아 잘 기르고 지금까지 하나님 잘 섬기고 잘 살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이러했지만 사람마다 하나님의 인도하시는 방법은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것입니다. 나는 얼마나 진지하게 나의 창조자이신 하나님. 그리고 내 삶의 섭리자 이신 하나님께 내게 꼭 필요한 반려자를 만나 일생의 삶을 누리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서 결혼 생활을 출발했는가? 여러분은 여기에 얼마의 점수를 주실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결혼의 두 번째 기초는 결혼이란 한 남자가 부모의 슬하를 떠남으로 이루어지는 사건이라는 점입니다. 성공적인 결혼이란 결혼 후 부모의 의사를 존중하되 부모의 영향에서 독립된 한 가정을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됩니다. 그러므로 결혼식에서 우리는 신랑과 신부의 부모들에게 그들의 자녀들을 참으로 떠나보내 줄 수 있는 가를 물을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많은 결혼 주례를 해 보았지만 주례할 때 질문의 주 대상, 서약의 대상은 신랑과 신부입니다. 신랑에게는 ‘그대 곁에 서 있는 신부를 아내를 삼아 얼마나 아끼며 사랑할 수 있는가’를 묻습니다. 그리고 신부에게도 그렇게 묻습니다. 이것이 일반적인 신랑, 신부에게 묻는 서약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