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희(불어라 바람아·쥬위시타워 보석줍기 회원)
현재 레바논 지역은 옛날에는 두로라 불렸다. 그 지역에 유목민으로 이동하는 몇 부족들이 살고 있었는데 그 중 수로보니게에 속한 한 여인이 있었다.
이 여인은 생활은 어려워도 사랑과 정성으로 딸을 키우며 열심히 살고 있다. 별이 쏟아질 듯한 맑은 여름 하늘 별을 보며 희망을 나누고, 옛 전설을 이야기하며 딸에게 꿈을 심어준다. 찬바람이 불어오면 딸 엘라를 꼬옥 품에 안고 작고 부드러운 소리로 노래도 불러주곤 하는 이 여인은 딸을 위해서라면 어떤 무서움이나 부끄러움도 개의치 않고 감당하리라 하늘을 향해 혼잣말을 중얼거려 보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엘라가 바르르 떨다 거품을 물고 쓰러진다. 어찌할 바를 몰라 아이를 끌어안고 한참을 지나니 힘없는 소리로 엄마를 부르는데 아무리 살펴보아도 이상이 없다. 첫 번 발작 이후 더러운 귀신이 수시로 엘라를 사로잡으면 고통스럽게 발작이 일어난다. 주변에서는 귀신을 쫓아낸다며 온갖 신에게 몸을 흔들어 굿도 하고 제사도 드려보지만 아무 효험이 없다.
그런데 이상한 소문이 들려온다. 예수라는 사람이 못 고치는 병이 없고 심지어 죽은 사람도 살린다고 한다. 귀가 번쩍 뜨인 여인은 예수가 있는 곳을 묻고 또 물어 드디어 예수라는 분 앞에 나아갈 기회를 얻었다.
무조건 그 분 앞에 무릎을 꿇고 딸을 고쳐 주기를 간절히 매달려 구한다. 그런데 웬일인지 그 예수가 이 여인을 개 취급하듯 못 본 체하는데, 너무 기분 나쁘고 화가 났지만 참는다. 예수의 말이 자녀들로 먼저 배불리 먹게 할지니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니라 하신다. 개 취급을 받은 여인은 그래도 즉시 응답하기를 주님, 옳습니다. 그러나 상 아래 개들도 아이들이 먹던 부스러기를 먹나이다하며 예수를 주로 고백함과 함께 확고한 믿음을 드린다.
예수의 얼굴에 빛이 나며 따스한 미소로 여인을 향해 말한다. “돌아가라 너의 딸을 괴롭히는 귀신이 나갔다.”
그 말씀에 화들짝 놀랐지만 이미 예수를 메시야로 고백하고 믿음을 드린 여인은 그 말씀대로 이루어졌음을 알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간다. 문 앞에서 밝은 웃음으로 엄마를 맞이하는 엘라에게 더 이상의 핼쑥한 병색도, 사로잡고 있던 귀신도 남아있지 않다. 여인과 딸 엘라는 서로를 끌어 앉고 하늘을 향해 외친다. “예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