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날 경(糸-13, 4급)
*건널 제(水-17, 4급)
정치적 소용돌이는 사필귀정으로 일단락되었지만, 헝클어진 나라 경제를 바로 세우는 일이 참으로 걱정이라는 우국지사들이 많다. 오늘은 ‘經濟’란 두 글자를 화끈하게 풀이해 본다.
經자는 ‘날줄’(a meridian)이 본뜻이니, ‘실 사’(糸)가 의미요소이고, ‘베틀에 세로로 줄을 메어 놓은 모습’인 巠(경)은 의미요소와 발음요소를 겸한다. ‘지나다’(pass) ‘다스리다’(rule over) ‘책’(a volume) 등으로도 쓰인다.
濟자는 ‘(물을) 건너다’(cross over)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물 수’(水)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齊(가지런할 제)는 발음요소이니 뜻과는 무관하다. 후에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다’(relieve)는 뜻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經濟는 원래 ‘세상을 다스리고[經] 백성을 구제(救濟)함’을 이르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준말이었다. ‘비용이나 시간 따위를 적게 들이는 일’이라 풀이하기도 한다.
중국 고대 법가(法家) 사상을 집대성한 사람으로 추앙되는 한비자(기원전 280-233)가 남긴 말을 소개해 본다. 경제와 관련이 높고 여덟 글자로 깊은 뜻을 담은 명언이다. 우리말 국역도 3321112의 대구(對句)가 되도록 옮겨봤다.
“소매가 길어야 춤을 잘 출 수 있고,
자금이 많아야 돈을 잘 벌 수 있다.”
長袖善舞, 장수선무
多錢善賈. 다전선고
- 韓非子.
● 글쓴이: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