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내 마음의 시] 함께 저물어 가며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2-14 10:06:03

문학회, 시, 이설윤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이설윤(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먼 산에 석양이 물들 즈음 리차드 클레이더만의 피아노 연주

가을의 속삭임을 듣는다

음악을 들으며 누구를 향한 그리움도 아닌 그러면서도

영영 돌아오지 않는 페르퀸트를 기다리는 솔베지가 되어갈 때

함께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는 내 곁의 그를 바라본다

 

가망없는 첫사랑과 헤어진 후 상실의 슬픔에 빠져 방황할 때

슬며시 다가와 품어 주던 사람

편지 한 줄 쓰기도 싫어하는 뼛속까지 우직한 공대 졸업생인 그 남자와 

시집을 품에 안고 살던 나와는 도무지 대화가 통하지 않았지만 삶은 문학이 아니고

현실이니까 하고 마음 먹고 바라보니 오히려 믿음직 스러웠고 어느 날 나의 남편이 되었다

  

살면서 비현실적인 사랑을 꿈꿨던 댓가는 너무도 혹독했다

순간 순간 이 남자가 아니었더라면 행복했을 텐데 내가 너무 성급하게 선택했지

하는 후회가 나를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되어 수 많은 시간을  자책하며 스스로를 불행의

늪으로 몰아 갔다

이렇게 현실과 이상을 오가는 투쟁 속에 검게 빛나던 머리가 부스스 반백이 되어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 세상 어디에도 내가 꿈꾸던 특별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저 평범한 한 사람을 만나 서로 특별한 사랑을 하며 닮아 간다는 것을

 

지금도 마음 어딘가에 잠복해 있다 부정맥처럼 불쑥 튀어나오는 그리움이 있지만

그건 세월 속에 한 줌 바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내 젊은 날 눈부신 사랑을 꿈꾸며 대책없이 찬란하기만 하던 그 시절을 누가 되돌려 준다 해도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가슴 떨리는 사랑은 없을지라도 타는 목마름과 아픔이 없는 지금이 편안해서 좋다

함께 늙어가며 굽어가는 어깨를 감싸주고 싶은 잔잔한 연민의 사랑으로 우린 함께

물들어 가고 있다

가만히 왔다 가고 있는 들꽃처럼  조용히 저물어 가고 싶다 

 

이설윤
이설윤

 

이설윤

- 1979년 도미

- 뉴욕 크리스챤 월간지에 창작 활동

- 제3회 애틀랜타문학상 시부문 최우수상 수상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칼럼]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가짐

이용희 목사 사회생활이란 곧 사람과 사람의 만남입니다. 만남과 대화의 자리란 자석의 플러스극과 마이너스극이 아울리듯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있어야만 합니다. 플러

[박영권의 CPA코너] 현금 매출, 정말 IRS가 모를까?(보이지 않는 현금도 결국 사업 기록 속에 흔적을 남긴다)
[박영권의 CPA코너] 현금 매출, 정말 IRS가 모를까?(보이지 않는 현금도 결국 사업 기록 속에 흔적을 남긴다)

박영권 공인회계사 CPA, MBA 현금은 카드나 수표처럼 거래 기록이 바로 남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업에서 발생한 현금은 매출, 매입, 급여, 은행거래, 세금신고 등 다

[법률칼럼] 9월 18일 시행 ‘공적부조’ 강화, 영주권 심사의 기준이 달라진다

케빈 김 법무사 오는 2026년 9월 18일부터 미국 영주권 심사에서 이른바 ‘공적부조(Public Charge)’ 판단 기준이 다시 강화된다. 미 국토안보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마

[행복한 아침] 인생  일기 예보

김 정자(시인 수필가)    누구나 인생길을 맑은 날씨 속에 여행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정작 편도로 밖에 살 수 없는 인생길인데 숱한 시련과 고난의 맥락을

[신앙칼럼] 네가 어디에 있느냐? (Where Are You? 창세기Genesis 3: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서론] 네가 어디 있느냐?“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부르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디 있느냐” (창세기 3:9) 인류 최초의 비극은 선

[추억의 아름다운 시] 청노루

박목월 머언 산 청운사(靑雲寺)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紫霞山)봄눈 녹으면 느릅나무속잎 피어 가는 열두 굽이를 청노루맑은 눈에 도는 구름 박목월의 초기시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대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 화재, 보험은 어디까지 보상해 줄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불은 인류 문명을 발전시킨 가장 위대한 발견 가운데 하나다. 불을 이용해 음식을 익히고, 금속을 녹여 도구를 만들고, 추위를 이겨내며 인간은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삶이 머무는 뜰] 수천 년의 시간이 맺어준 우정

조연혜 수필가 몇 달 전 크루즈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대륙의 북쪽 끝 알래스카. 실은 크루즈엔 별 기대가 없었다.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땅을 두 발로 디딘다는 설렘에 난생처음

[애틀랜타 칼럼]  여러분은 하나님을 만나 보셨나요

세상은 지금 혼돈에 빠져 있습니다. 도덕적 혼돈, 사회적 혼돈, 정치적 혼돈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깊고 근본적인 혼란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기독교란 무

[법률칼럼] 이민국은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는다, ‘보완 기회’보다 중요한 첫 접수

케빈 김 법무사 미국 이민제도의 분위기가 다시 한번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이민 신청서에 서류가 부족하거나 설명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추가서류요청(RFE)이나 거절의도통지(NOI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