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칼럼니스트)
중대부고 윤복현 교감 선생님은 제자들을 아끼고 사랑하신 청렴결백하신 분이라 학생들로부터 존경을 받으셨는데 특히 선생님은 나를 무척 아끼고 도와주고 사랑하신 은사님이시다. 내가 배우가 되게 하신 분이었고 또 이민까지 선택하게 하셔서 나를 미국에서 살게 만드신 선생님이시다.
휴스턴에서 사업에 실패를 하고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적극 도와주신 선생님께서 애틀랜타에 있는 친구분도 만날 겸 사모님과 함께 오셨다. 그 동안 선생님께 못 다한 제자의 도리를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선생님은 100억년 전에 형성된 큰 물고기 화석을 손수 들고 오셨는데 지금도 그 귀한 선물을 가보로 보관하고 있다.
애틀랜타는 특별한 관광 명소가 별로 없어 두 분을 모시고 뉴욕으로 가기로 하고 뉴욕에 사는 중대부고 동창인 최원용씨에게 연락을 했다. 최원용 동문도 선생님을 무척 존경했고 또 그는 브라질 여행에서 선생님과 중대부고 동문들로부터 극진한 환대를 받고 왔기 때문에 기뻐하면서 뉴욕에 오시면 모든 스케줄은 자기가 준비해놓겠다고 했다.
선생님이 사시는 브라질 상파울로는 중대부고 동문들이 많은데 그들이 상파울로 봉제와 의류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선생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안정되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계신 중이었다. 선생님은 내가 명동에 있는 국립극장(시공관)에서 연극을 할 때 우연히 그 앞을 지나시다가 극장에 전시된 연극 포스터에 내 이름이 있는 것을 보고 사모님과 함께 관극을 하신 후 제자에게 누가 될까봐 말없이 가셨던 은사님이시다.
동기동창 최원용 친구와 선생님과 사모님을 모시고 뉴욕 일대를 관광하면서 뜻깊은 기쁨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 후 최원용 동문과 그의 형 최희용(브로드웨이 한인은행 이사장) 동문의 주선으로 뉴욕에 있는 중대부고 동문들이 모이게 됐다.
선생님은 재직 당시 학생들로부터 존경을 받았기 때문에 자리가 더욱 화기애애하고 기쁨이 넘쳤다. 그리고 동문들은 즉석에서 동문회를 만들고 초대 회장은 동문회 선배인 최희용 동문이 맡게 됐다. 명칭은 중대부고 미주 동부 동문회로 정한 다음 애틀랜타에 사는 나를 특별 자문위원으로 추대했다.
선생님으로 인해 결성된 미주 동부 중대부고 동문회는 최희용 선배와 최원용 친구가 재정을 지원하고 후배들을 사랑해 결석이 잘 됐다. 내가 뉴욕을 가면 동문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동문회 행사가 있을 때는 최원용 동문이 미리 연락을 해 함께 즐겁고 기쁜 시간을 나누게 됐다. 무엇보다 고마운 것은 뉴욕에 있는 후배 동문들이 애틀랜타에 있는 나를 극진히 환영해준 때문이다.
모든 것이 은사님이신 윤복현 선생님의 보살핌과 정성 때문이었다. 은사님의 은혜를 헤아릴 길이 없다. 감사합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