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수필] 가장 지구에서 살기 좋은 땅 애틀랜타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11-03 09:34:39

수필, 박경자(숙명여대 미주총회장)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박경자(숙명여대 미주총회장)

 

귀의하고 싶은 존재가 어찌 사람뿐이랴

바람이 불자 대숲의 대나무 잎새들도

서걱서걱 '지심 귀명례' 외고 있고

채소밭의 배추들도 찬 공기 속에서

더욱 푸르러진 빛깔로  '지심귀명래'라. (법정의 글 중에서)

 

갈이 무르익으면 숨겨둔 연인처럼 가슴 타는 그리움은 스모키 마운틴 가을빛이다. 친구 몇이서 블루리지 산맥을 휘감는 기차 여행을 떠났다. 갈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애틀랜타에서 한 시간 거리 스모키 산자락에 갈이 깊어 가고 묵은 나를 털어버리려 산이 좋아 산을 찾는다. ‘산이야 나를 좋아할 리 없지만 내가 좋아서 산에서 사네, 콧노래를 부르며  옥수수 강냉이를 아이처럼 입에 넣으며 스모키 산자락을 떠나는 이유는  해묵은 나의 숨겨둔 연인 장엄한 산맥 속으로 갈 바람이 가슴 저민다. 이따금 이름 모를 철새들이 어디론가 길을 떠나며 나그네를 반긴다. 갈대들이 산신령의 수염처럼 하얀 수염을 휘날리며 갈을 즐긴다. 갈대는 태어날 때 이미 늙어서 태어난다는데 어미 갈대는 아기 갈대가 자랄 때까지 기다렸다가 쓰러지는 어미 갈대의 어진 마음을 누가 알랴.

스모키 산 자락은 어느 산골이든 ‘수류 화개’ 물이 흐르고 꽃이 피는 명산이다. 다섯개 주를 휘감은 거대한 아팔라치안 산맥을 병풍처럼 보듬고 사는 애틀랜타는 ‘명산이 있어 명인을 낳는다’는 풍수지리학적으로 살기 좋은 땅으로 사철 꽃이 피고 지는 사람이 살기에 좋은 기를 품는 곳이란 풍수지리학적 견해다.

옛말에 스님들이 절터를 찾으려면 높은 산에 올라가 비둘기를 날려 보내면 그 비둘기가 내려 앉는 곳이 바로 절터요, 명당이라 한다. 

블루릿지 산마을 기차역에는 낯선 이들이 서성이고 오랜만에 세상을 탈출한 자유함이 출렁이었다. 녹슬은 기차역… 낭만과 그리움, 잃어버린 옛 추억속에 누군가 내 생애 만날 그 한사람이  서성이는 낭만이 산다. 시베리아 기차역에서 ‘닥터 지바고’의 두 연인의 사랑이 숨쉬고 있는 기차역에는 알 수 없는 인생길에서 만남과 헤어짐의 알 수 없는 인생의 사랑, 아픔들이 서성인다. 기차를 타고 블루릿지 산 마을을 돌고 돌아 자연의 품에 안겨 어디론가 버리고 떠난다. 마음을 맑게 자연의 품에 안겨 자연속 생명체와 교감하며 사는   산에 사는 사람들은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고, 낡은 탈을 벗어 버리고 어디론가 홀로 길을 떠난다.  단풍이 곱게 물든 오솔길 원주민이 살다 버린 빈집, 더러는 쓸쓸한 풍경, 중생이 무엇인지 산골에 와서야 깨닫는다는데-- 비에 갈 잎새들은 ‘지극한 마음으로 돌아갑니다.’ ‘지심귀명례’라 뜨락에 흩어진 낙엽들 한마디가 스승처럼 느껴진다. 해발 1,000미터 높은 블루릿지 산길을 돌아서자 흰구름이 산자락을 휘감는다. 단풍 속 흐르는 명경지수 맑은 물소리, 새소리, 오랜만에 내 마음 때도 씻어내고 자연의 품에 안겨야 세속의 때가 씻어지나보다. 

산이 깊으면 계곡도 깊다더니 자연의 ‘무심’은 ‘서두르지 말라’ 쉼표처럼 생긴 암반들이 물소리, 바람 소리, 계곡 흐르는 자연의 무심함, 눈과 마음을 맑게 씻어낸다. 그 옛날 풀옷으로 몸을 가리며 살았다는 ‘초의 선사’의 암자가 어딘가 숨어있는 듯 문득 시퍼런 하늘이 숲 사이 우물 같기도 하다. 초의 선사는 내 고향 강진에 대흥사에 귀의하신 시인이요, 화가이셨다. 초의 선사의 일지암은 그 유명한 남종화의 산실이기도 하다. 초의선사의 제자로 그림을 배웠고 나중에 추사 김정희에게 엄혹한 그림 수업을 받고 남종화의 예술의 산맥이 되었다한다. 내 인생길 욕심의 체중이 무거운 날, 바위처럼 살라는 ‘무위자연’ 도가 자연속에 출렁인다. 청정한 자연의 품에 안기는 것보다 아름다운 귀의가 또 있을까. 산에는 내가 인생에 길을 잃었을 때-- ‘그 자리, 발을 헛딛지 말라’ 소리 없는 소리가 길을 잃고 서성이는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수류 화개’란 ‘네가 서 있는 바로 그 마음자리이다.’내 마음의 그 자리에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하게 하라, 거기 참 행복이 출렁인다. 우리를 가난한 마음으로 보듬어주는 바로 그 자리가  ‘수류 화개’이다. 아름다운 인생길도 모르면 고생길이다.

스모키 산 자락 가랑잎도 묵언 중이네-  ‘지심귀명례’라- 나 지극한 마음으로 돌아갑니다.

고향 흙으로- 

올 때는 흰구름 더불어 왔고

갈 때는 밝은 달 따라서 가네

오고 가는 그 주인은

마침내 어느 곳에 있는고.(휴정선사)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독자기고] 인류의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매김 한 K-컬쳐
[독자기고] 인류의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매김 한 K-컬쳐

김대원(애틀랜타 거주) 요즈음 케이 팝과 한국의 민요인 아리랑 그리고 구곡간장을 녹이는 판소리를 배우고 싶어하는 10대 20대의 젊은 외국인들이 대단히 많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온

[법률칼럼] DACA, 2026년 현재와 미래… 드리머들의 선택은 무엇인가

케빈 김 법무사 2012년 시작된 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는 미국에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입국한 서류미비 청년들에게 추방을

[행복한 아침]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일들

김 정자(시인 수필가)   하루 일상의 시작은 식사준비에서 시작된다. 매일 설거지하고 치우고 닦기를 번복해도 그리 표시가 나지 않는데 며칠만 손을 놓으면 당장 뒤죽박죽에 난장판 일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 바라보기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 바라보기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초여름인 6월의 날씨는 밤새 내린 비로 인해 봄날의 산들바람처럼 싱그럽다.빗물 머금은 풋풋한 신록의 나무 잎새는 부드러운 바람결에 하늘거리고 있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7)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7)

대대적인 디지털 대전환 선언: 사회보장국(SSA)의 운영 혁신과 은퇴자 가이드종이 없는 모바일 SSN 도입, 24시간 디지털 서류 제출 등 대고객 서비스 개편 총정리 천경태 (금융

[신앙칼럼] 폭염의 향성: 솔라 피데(Tropism in the Sweltering Heat: Sola Fide, 마태복음Matthew 26:3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서론: 믿음의 향성(Tropism of Faith)프랑스 작가 나탈리 사로트(Nathalie Sarraute)는 자극에 끌려 미세하게 반

[추억의 아름다운 시] 나무들

조이스 킬머 나는 결코 볼 수 없으리나무처럼 사랑스러운 시를 굶주린 입으로단물 흐르는 대지의 젖가슴을 물고 있는 나무 온종일 하느님을 바라보며잎새 무성한 팔을 들어 기도하는 나무 

[삶과 생각] 한국전 기념 및 헌화행사
[삶과 생각] 한국전 기념 및 헌화행사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한미우호협회(회장 박선근, 이사장 프랭크 브레이크)가 주최한 한국전 기념 및 헌화 행사가 지난 7월 24일 엄숙히 거행됐다.1992년부

[수필] 뒷짐 진 삶에게 던지는 질문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평소 같으면 골프를 치고 돌아와 가방만 슬쩍 던져놓고는 조용히 제 할 일을 하던 과묵한 남편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인지 현관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 클레임, 무조건 신청해야 하나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 클레임, 무조건 신청해야 하나

최선호 보험전문인 똑같은 물건을 남보다 비싸게 사면 괜히 억울한 마음이 든다. 더구나 옆집 사람과 완전히 같은 물건을 샀는데 나만 더 비싼 값을 냈다면 더욱 기분이 좋지 않다. 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