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칼럼니스트)
1992년 2월 29일 애틀랜타 다운타운 메리어트호텔 부시 대통령 축하 환영 오찬에 참석했다. 특별한 목적과 정치에 관심이 있어 참석한 것이 아니라 한인 공화당 박선근 대표의 초청 때문이였다. 박선근 회장은 한미 사회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봉사하고 후원해온 분이었고 연극 공연 때마다 적극 도와준 분이다. 그리고 내가 칼럼니스트로 활동했기 때문에 더욱 친분이 두터웠던 분이었다.
대통령 환영 오찬에 참석하기 전에는 잘 몰랐는데 참석하고 느낀 것은 중요한 국가 행사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참석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대통령 오찬 환영 행사는 예비선거를 앞둔 시기라 선거유세와 같은 행사였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떠나 조지아에 정계, 재계와 학계, 종교계를 총망라한 인사들이 참석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코리언 아메리칸은 박선근 회장과 나까지 합해 5명 뿐이었고 인도, 필리핀, 중국, 일본 사람들은 많은 편 이었다. 전체 참석인원이 2,500여 명이었으니 5명 뿐인 한인은 잘 보이지도않는 초라한 존재였다. 만약 코리언 아메리칸들이 50명 이상 참석했다면 우리의 위상이 달라졌을 것이다.
환영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자진해서 후원금 몇 백 불씩 가지고 조지아 원근 각지에서 참석했는데 우리들은 무관심 내지 시간 낭비와 금전적 이해관계 때문인지 남의 일처럼 무관심한 실정이었다. 앞으로 이해관계를 떠나 미국사회를 위해 참여하면서 이익이 없어도 힘을 합치는 희생적인 정신을 발휘해야 될 것같다. 열등의식을 갖지말고 정의롭고 옳다고 생각되면 적극 나서면서 앞장서서 활동하는 한인 지도자들을 힘껏 도와야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점심식사가 끝나고 부시 대통령이 연단에 나오자 수많은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부시 대통령을 외치는 환영의 물결이 넘쳤는데 연단 중앙 맨 앞 헤드테이블에 박선근 회장이 한글과 영어로 된 부시 대통영 환영이라고 쓴 피켓을 들고 열렬히 환영하는 것이 보여 먼 구석에 앉아있던 나는 신나게 소리치며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박회장이 너무나 위대하고 존경스럽고 또 외로운 이방인처럼 빛이 났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부시 대통령 환영 오찬이었지만 나에겐 2,500여 명이 참석한 대 행사를 후원하고 주도한 중요한 인사 중 한 사람이 코리언 아메리칸 박선근 회장이라는 사실이 더 큰 하이라이트였다.
나는 박회장 덕분에 대통령 환영 오찬에 참석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영광된 시간을 갖게됐다. 앞으로 미국 정치,문화, 사회를 위해서 활동하는 우리 동포들을 적극 도와야 우리의 후손들이 영광을 누리면서 개인적인 이득보다는 사회를 위해 참여하고 베풀고 후원하는 삶의 아름다운 철학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