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희(불어라 바람아·쥬위시타워 보석줍기 회원)
창문을 여니 잿빛 하늘
부슬부슬 내리는 빗 속을 걸어보니
상큼한 물 내음 실바람 따라 실려온다
한들한들 길가에 코스모스
젖은 꽃잎 움츠리며 눈물 방울 흩어내니
다가올 가을이 나를 울리나 보다
세월을 삼켜 낸 숲 속의 참 나무들
푹 익은 여름 향기 쓰라린 상처 보듬으니
숲 속의 고요가 방울 방울 맺혀 간다
이리 저리 뻗은 헝클어진 가지들
슬픔 잠긴 성난 비바람 가슴에 품으니
말갛게 씻겨진 숲이 지난 세월 끌어 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