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행복한 아침] 등대 같은 부모의 길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10-22 09:24:53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정자(시인·수필가)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사춘기에 접어든 청소년을 둔 젊은 엄마인데 탈선한 아이들과 어울리며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긴급 기도 요청을 받았다. 남자 아이라 평소에 아빠랑 대화를 나누도록 권면해왔던 터였지만 번번히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한다.

아빠랑 대화를 유도하기 위해 아들방에 밀다시피 들여다 보내면 둘 다 컴퓨터와의 대화에만 몰두할 뿐 별다른 대화없이 아들 방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나와버린다며 안타까워하기에 아이와 만나보기로 했다. 

공원 벤치에서 대화를 나누어 본 결과 아이의 생각은 의외로 단순했다. 부모님은 불량한 학생과 어울리는 것을 몹씨 꺼리시지만 자기 입장에서는 그 아이가 외롭고 힘들어 보여서 자기라도 친구가 되어 더 이상 탈선하지 않도록 붙들어주는 역할을 해왔는데 부모님은 그 아이와 가까이하지 말기를 당부하기도 하고 강요받기도 하는 탓에 반감으로라도 그 친구의 아픔과 외로움을 감싸주며 고충을 들어주어야 할 것 같다는 꾸밈 없는 아이의 마음가짐이 의외로 순정하고 아름다웠다. 어른들의 찌든 마음을 씻어줄 만큼.

힘든 친구에게 꼭 너가 필요하다면, 필요한 사람이 너 밖에 없다면,  꼭 너라야만 한다면 그렇게 하라’고 조언을 해주며 한동안 기도로 도우기로 했다. 아빠와 자녀와의 대화법에 대한 책을 건내드리며 아빠와 아이의 동행 여행을 시도해보라고 여행지 추천까지 도와드렸다. 얼마 후 학교 생활에도 충실하게 되었고  방황의 시기를 벗어 난 것 같다며 아이 엄마의 표정은 많이 밝아져 있었다. 

친구에 대한 사명감 같은 우정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어린 아들에 비해 그쪽 부모는 자녀가 집에 들어왔는지, 학교 생활이며 학업에 소홀하지는 않는지 내 아이에게는 어떤 친구가 있는지에 아예 관심조차 없었고 자식 공부 시키고 먹고 사느라 정신이 없는데 새끼들은 생각없이 산다고 불평을 하는 부모였다고 한다. 이미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은 것이나 다를바 없다시며 측은지심 고통스러워하셨다. 삶에 지쳐 있더라도 아이 앞날을 염두에 두고는 있는 것인지. 사춘기에 머물러있는 정체성조차도 확립되지 않은 미성숙한 아이를 친구 우정만으로는  감당되는 일은 아니지 않는가라며 눈물까지 보이셨다. 2세들이 이 거대하고 다양한 미국 땅에서 어떻게 앞날을 살아갈까.

자녀를 위해 혼신을 쏟아붓는 제설기 같은 부모가 있는가 하면 아이들이 가는 길을 밝혀주는 등대 같은 부모도 있지만, 성인이 되어도 독립하지 못하고 의존성 성격장애나 분리 불안장애를 조장해온 헬리콥터 부모상도 있다. 어김없이 부모의 말을 따라야 한다며 고압적인 잔소리를 멈추지 않는 부모, 아이들의 감정 따위에는 둔감하기도 하거니와 아예 무관심한 부모도 있거니와  부부 갈등이나 고단함을 어린 자식에게 하소연하는 부모도 있다. 이 모두가 생각짧은 어른들이 심약한 아이들에게 저지르는 대표적인 정신적 폭력의 양상이다. 

아이들이 세상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지극한 편견이다. 부모보다 자신의 장래에 대해 수없이 고민하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뇌하며 세상 흐름에 무엇이 옳고 그름에까지 알고 느끼며 선택할 줄도 안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위압적인 명령에 의해 이루어지는 수직관계가 아니라  동반자적인 관계를 이루어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관계라는 것이다.

모 잡지에 게재된 글을 읽었다. 이민1세 부모님들이 자녀를 잘 키워서 국회의원 어머니도 되고, 사장 부모도 되고, 의사, 예술가의 부모도 되자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좋은 발상인 것 같지만 어떤 지위나 직급을 염두에 두고 양육하려는 것보다 올바른 전 인격 형성에 집중하며 세상을 향한 헌신의 마음도 심어주며 이 땅의  주인의식을 갖도록 정체성을 심어주는 바람직한 청사진을 함께 그려가야 할 것이다. 

우리 2세들이 미 주류사회를 향한 처절한 도전을 필사적으로 감행하고 있음도 기억해두어야할 것이다. 거센 물결과 마주하며 역주행하는 연어처럼 최선을 다하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격려로 고무하며 용기를 북돋우워 주어야만 한다.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부모의 관심과 눈높이가 조절된 사랑의 대화이다. 돈벌어주는 기계로 충분한 희생을 했다고 착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파란 눈의 아이들과 눈에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는 2세들을 아린 가슴은 누가 껴안아줄 것인가.

방황하는 아이들이라 내몰지 말아서 부모님 사랑으로 자신감이 세워지고 당당해지고 이 땅에 먼저 살고 있는 아이들과 의연히 어깨를 겨룰 수 있는 파워를 공급해주어야 한다. 인정받고 싶은 열망을 열린 사랑으로 보듬어 주는 등대 같은 부모의 길을 걷는 것은 마치 정결하게 잘 닦여진 안경을 씌워주는 것으로 진실과 사랑과 평화가 투영되는 안목을 열어주는 것이다. 등대 같은 부모의 길은 언제까지 이어져도 좋을 위대한 길이다. 한국인의 우수성과 모범적인 이민 이미지를 지켜가기 위하여.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신앙칼럼] 봄의 향성과 하나님의 부르심(The Tropism of spring and God's Calling, 로마서Romans 11:2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탈리 사로트는 ‘영혼의 처절한 몸부림’을 ‘향성(向性)’이라 하였습니다. “그들은 사방에서 솟아나는 듯했다. 약간 축축하고 미지근한 공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꽃샘추위를 이겨내는 생명력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꽃샘추위를 이겨내는 생명력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에 예쁜 꽃망울이 떨어져 한껏 부풀었던 마음이 움츠러든다.꽃샘추위를 견뎌내며 강인한 생명력을 키우는 의지는 자신의 정체성을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4)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4)

“디지털 시대에도 쇼셜시큐리티는 현장 서비스를 포기하지 않는다”  천경태 (금융전문가)   · 공식 발표일: 2026년 4월 9일 (자료 출처: Social Security Adm

[추억의 아름다운 시] 발자국

정호승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되듯이발자국도 따라가 별이 되는가내가 남긴 발자국에 핀 민들레는해마다 별이 되어 피어나는가 내 상처에 깊게 대못을 박고멀리 길가에 내던져진나의 손에는 깊

[수필] 빈 잔으로는 누구의 갈증도 채울 수 없다
[수필] 빈 잔으로는 누구의 갈증도 채울 수 없다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도대체 왜 이래요?”점심시간, 정적을 깨는 날카로운 고함과 함께 접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직감적으로 강 할머니가 계신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서브디비전 주택, 편리함 뒤에 숨은 규칙과 보험의 차이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서브디비전 주택, 편리함 뒤에 숨은 규칙과 보험의 차이

최선호 보험전문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처럼, 사람은 혼자보다 함께 살아갈 때 더 많은 편리함과 안전을 누리게 된다. 미국 주거 문화에서도 이러한 공동체 개념이 잘 드

[애틀랜타 칼럼] 목표가 있어야 행운도 있다

이용희 목사 행운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은 인생이란 커다란 지도에 흩뿌려져 있습니다. 당신이 아직도 행운을 잡지 못한 것은 명확한 인생의 지도를 갖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독자기고] 저물어 가는 미 제국의 패권
[독자기고] 저물어 가는 미 제국의 패권

김대원(애틀랜타 거주)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완전한 승리를 선언했으나 6주가 지난 지금 전쟁의 양상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갔다.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라

[법률칼럼] 학생비자 심사 강화, ‘재정’이 핵심이 된 이유

미국 학생비자 심사 기준이 자금의 액수보다 '재정의 신뢰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강화되었다. 영사과는 단순 잔액 증명 대신 자금의 형성 과정과 지속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하며, 특히 인터뷰 직전의 거액 입금이나 불분명한 제3자 지원은 거절 사유가 될 수 있다. 성공적인 비자 취득을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자금 흐름 확보와 학교 선택의 논리적 타당성을 갖춘 통합적인 준비가 필수적이다.

[행복한 아침] 흐르는 것은

김 정자(시인 수필가)         한 낮 기온이 여름으로 들어선 것 같은 한나절, 처타후치 강변을 찾았다. 강줄기는 넓은 강폭 따라 잔잔한 물결을 일구며 흘러가고 있다. 강 자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