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칼럼니스트)
1988년 한국 운동권 학생들의 반미 시위가 치열했고 학생들이 미 대사관에 침입해 농성을 하고 일부 대학에선 미국 대형 성조기를 땅바닥에 깔아 놓고 밟고 뭉개며 철천지 원수처럼 이성을 잃은 행동을 했다. 그리고 친북, 종북, 지식인과 종교인, 언론인까지 반미를 선동하고 옹호했다. 각자 견해차는 있겠지만 너무나 지나친 경거망동이다. 물론 양키고홈을 외치는 데는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가 일제의 침략으로 나라를 빼앗기고 신음할 때 미국을 포함한 연합군의 승리로 광복의 기쁨과 빼앗긴 나라와 주권을 다시 찾게 됐다. 미국이 우리를 위해서 전쟁을 한 것도 아니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 것이라고 해도 우리가 그 덕을 본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또 조국의 분단도 미국이 억지로 강행한 것이 아니고 미, 영, 불, 중, 러 등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6.25 남침도 김일성, 스탈린, 모택동이 만든 합작품인 것이 분명하다. 대한민국이 6.25 남침으로 인해 멸망의 위기에 처했을 때 미국이 우리를 구해주고 군사, 경제 원조를 해준 고마운 국가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은 6.25 당시 우리를 위해 5만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싸우다가 죽거나 부상을 당했다. 그런데 양키 고 홈을 외치면서 마구 규탄하면서 6.25 당시 중공군 대군을 파병해 UN군과 국군을 사살하고 통일을 방해하고 저지시킨 중국이 더 좋다고 외치는 한심한 경거망동을 연출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미국을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은 원수라고하며 6.25도 미국과 한국이 주도한 북침이라고 억지를 부린다. 그래도 그들의 말을 믿는 학생들과 종북, 친북 좌파들이 반미를 외치고 있다. 과거와 현재는 다르고 무조건 미국이 옳다는 것은 안 되지만 국가간의 견해차나 이해 관계는 발생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현명한 외교가 필요한 것이다. 반공 교육 부재와 외교 능력 부재로 인해 학생들이 마구 성토를 하고 양키 고 홈을 외치게 된 것이다. 국가간의 신의가 존중돼야 하고 미국과의 관계는 더욱 중요하다. 지금도 우리의 안보를 지키는 미군이 있고 경제대국으로 진입하게 된 미국의 역할을 기억하고 미래를 신중히 고려한 다음 반미를 부르짖든 양키 고 홈을 외쳐야 될 것이다. 우리가 미국과의 관계를 단절하면 살 길이 활짝 열릴 것인가 아닌가 깊이 헤아려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은혜를 저버려서는 안될 것이다. 6.25 당시 전쟁에 참여해 전사한 아들의 비보를 받고 통곡했던 미국 부모들이 한국인들이 치열하게 반미를 외치고 양키 고 홈을 부르짖는 것을 보고 얼마나 큰 배신감을 갖게 될지 깊이 헤아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미국에는 250만이 넘는 한국 동포들이 조국을 그리워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 그들의 안위도 생각해야 될 것이다. 미주 한인들이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면 박수를 칠 것인가? 아니면 조국을 떠난 당신들은 배신자라고 죽던 살든 모른다고 할 것인가? 성숙한 국민답게 애국충정에 정도를 지향해야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