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보석줍기] 오이소박이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10-12 11:34:49

보석줍기,오윤숙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오윤숙(꽃길 걷는 여인/쥬위시타워 보석줍기 회원)

 

금요일 오후, 우리 부부는 어김없이 아들네로 가서 손주들과 주말을 보낸다. 맛난 음식도 해 주고 아이들과 텃밭도 가꾸는데, 어느날 9살짜리 손주 드온이가 밥을 먹다가 “할머니, 나 할머니가 해준 오이 그런 거 먹고 싶어요”한다. “그런 거가 뭔데?” “있잖아요, 오이하고 고추가루하고 그런 거요.” “할머니가 뭔지 모르겠네.”  드온이는 답답했는지 한국 동화책들을 뒤져 오이 소박이 그림을 보여준다.  “아! 오이소박이?” “네, 그것 먹고 싶어요.” 난 그 순간 기뻤다. “그래? 우리 드온이가 먹고 싶다니 당장 해줘야지.” 

사실 손주 드온이하고는 끈끈한 정이 없었다. 첫째 사랑이는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게 금지 옥엽으로 키웠는데, 둘째 드온이는 내 손으로 키우지 않아서인지 날 보면 늘 저는 외할머니가 좋다며 뒤로 물러서곤 해서 은근히 나를 섭섭하게 한 녀석이다. 그냥 서먹서먹한 할머니와 손주 사이, 그러면서도 조금씩 서로 가까워지려 노력하는 사이… 이 참에 점수를 따야지 하며 내심 기뻤다.  “얼른 장 봐다가 만들어 줄게.” 들뜬 드온이 목소리가 커진다.  

“네에, 난 그것 좋아해요.” “우리 드온이 오이 소박이 먹고 싶을 때마다 할머니가 해줄게” 하곤 뿌듯한 마음으로 오이를 잔뜩 사가지고 씻어 절이고, 농사지은 부추 도려다가 다듬기 시작했다. 신이 났다. 누구보다 손주 드온이가 먹고 싶다는데 뭔들 못하겠는가? 콧노래 흥얼거리며 고추가루, 새우젓, 파, 마늘 넣어 양념 속을 버무린다. 절여놓은 오이는 씻어 십자로 칼집을 넣고 버무려 놓은 소를 가득 채워 차곡차곡 사랑과 행복을 눌러가며 담는다. 우리 드온이가 오이소박이 먹을 때마다 할머니의 사랑을 느끼겠지 상상하며 오이 소박이를 담그는 하루가 많이 행복했다. 

[보석줍기] 오이소박이
오윤숙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미국 내 영주권 신청 막힌다?”

케빈 김 법무사 USCIS 신분조정(AOS) 정책 변화와 현실적인 대응 전략 미국 이민국(USCIS)이 지난 5월 22일 발표한 신분조정(Adjustment of Status·AO

[행복한  아침]  어른  다움의 서사

김 정자(시인 수필가)     나이가 들어간다는 말은 내 보이기 싫은 것들이 늘어난다는 말과 동의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주름살, 흰머리, 아집, 애착이 은근히 자리 잡기 시작하

[신앙칼럼] 다볼산의 기적 예수 (The Miracle of Mount Tabor, Jesus : 마태복음Matthew 17:1~13)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1. [도입] 붉은 흙 위에 울리는 나지막한 음성앨라배마의 뜨거운 태양 아래, 버려진 돌조각들로 평생 기도의 정원(아베 마리아 그로토)을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삶의 균형을 찾는 지혜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삶의 균형을 찾는 지혜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삶의 균형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라는 물음에 앞서 삶의 모든 영역에 불균형으로 질서가 없음을 경험한다. 인간관계의 불협화음에서 파생되는 무질서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9)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9)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과다지급금 회수, 당신의 ‘작은 실수’를 대하는 쇼셜시큐리티의 변화” 천경태 (금융전문가)  공식 발표일: 2026년 5월 11일 (자료 출처: SSA 감사

[삶과 생각] 소아암 병동의 아이들!
[삶과 생각] 소아암 병동의 아이들!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에모리 의과대학 종신 명예교수이자 소아암 전문 의학박사인 문학평론가 아혜 김태형 시인의 글을 읽고 고약한 소아암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의

[추억의 아름다운 시] 밤의 이야기

조병화 고독하다는 건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소망이 남아 있다는 건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삶이 남아 있다는 건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그리움

[수필] 묵묵히 곁을 지키는 일
[수필] 묵묵히 곁을 지키는 일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칠십 대 초반의 한 할머니가 남편을 여의었다. 지금까지 전기요금 내는 일조차 손수 해본 적이 없던 할머니는 매일 아침 남편의 묘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의 Personal Property란 무엇인가?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의 Personal Property란 무엇인가?

최선호 보험전문인 ‘세간살이’라는 말은 집안에서 사용하는 온갖 물건을 뜻한다. 냉장고, 세탁기, 소파, 침대, TV 같은 큰 물건부터 옷, 그릇, 컴퓨터, 전자제품까지 모두 포함된

[애틀랜타 칼럼] 용서의 힘

이용희 목사 “너의 원수로 인하여 난로의 불을 뜨겁게 지피지 말라. 오히려 그 불이 너 자신을 불태울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말입니다.분노하는 사람은 그 분노로 인하여 자신을 잃을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