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우(宗愚) 이한기(군사평론가·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왼종일 주루룩 주루룩
대지의 열기를 식히는 비가 온다.
떼거리 빗방울들이
늙은 잎사귀들을 매몰차게 두들긴다.
후두둑 후두둑 빗방울들이 잎새들을
매질하니 빛 바랜 늙은 잎사귀들
쌓이는 아픔과 두려움으로
바들바들 떨고 있다.
빗방울들의 매질에
견디다 못한 가지들도
잡고 있던 손을 펴며 인사한다.
이제 안녕! 잎새들아!
다리도 발도 날개도 없는
눈물로 범벅이된 늙은 잎사귀들
차마 멀리 가지못해 가지가 보이는
나무발치에 드러누워 꿈을 꾼다.
여름날의 싱그러웠던 시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