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유창 목사(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는 하나님, 너무나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러나. 본문의 말씀에서는 의외의 질문을 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네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출 4:2) 하나님께서는 지금 모세가 불안과 낙망 가운데 있음을 알고 계십니다.
불안과 낙망 가운데 빠져있는 모세의 현실이 오늘날 팬데믹의 현실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정말 일 년 가운데 가장 쾌적한 날씨, 풍성한 오곡백과, 마음도 함께 둥근 보름달 같은 현실입니다. 이런 때에 어느 한 구석에는 슬픔과 낙심 가운데 빠져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랑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우울한 사람들입니다. 바로 이런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말씀이 본문의 메시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자존감을 깨우쳐 주시려고 지금 질문을 하십니다. “네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 잃어버린 과거, 상처입은 과거, 실패와 낙심의 과거를 바라보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현재의 나, 분명한 나, 확신에 찬 나를 바라보는 눈을 열어주신 것입니다. 모세가 하나님께 대답하기를, “지팡이가 있습니다.” 이 지팡이는 바로 현실의 나, 현재의 정체성입니다. 나의 적나라한 민 낯입니다. 하나님의 출발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현재의 지식, 현재의 의지하는 것, 현재의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에서 출발합니다. 그 현재를 나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음성, 즉 하나님의 말씀으로 출발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깨우쳐 주시려고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네 손에 들려있는 것이 무엇인가?”하고 질문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땅에 던지라!”고 명령하십니다. 이 말씀의 뜻은 모세에게 “너의 지식, 경험, 힘, 명예, 자존심, 네게 의지하는 것들”을 버리고 이제부터는 “내가 너에게 주는 인도와 보호를 따르라”는 깊은 내면의 말씀이 있습니다. 마치 뱃새다 광야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킨 예수님처럼 보잘것없는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예수님 앞에 내려 놓을 때, 비로소 오천 명을 먹이고도 열 두 광주리를 남기게 되는 생명의 기적을 일으킬 때처럼 오늘 하나님께서 우리 속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시려 하십니다. “네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 “네 속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고자 한다. 너에게 지금 있는 것이 무엇이냐? 네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살펴보라!” 도전하십니다. 바로 그 도전에 순전한 마음으로 응답하기를 바라시는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네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출 4:2)
“내게 능력 주시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