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보석줍기] 지혜 엄마에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8-24 10:03:43

보석줍기,양수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양수지 (아름다운 행복·쥬위시타워 보석줍기 회원)

 

 지혜 엄마,

잘 지내죠? 파랑새처럼 활기찬 통통 튀는 목소리에 긍정 에너지를 듬뿍 품고, 거기에 편안함과 신뢰까지 주던 지혜 엄마, 함께 했던 지난 시간들이 새롭습니다. 한 여름 날에는 장대같이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겨울 날에는 펑펑 쏟아지는 하얀 눈길에 피어난 눈꽃들을 보며 같이 좋아라 했지요. 모네 미술전시회에서 모네의 작품들을 보며 우린 행운아라고 행운 노래를 합창했던 행운의 날에는 온 몸의 웃음이 다 빠져나가도록 웃고 또 웃었지요.

파킨슨 진단 받고 6년쯤 지났던가요? 우연히 마주친 어느 날, 많이 불편해 보인다며 걱정해주던 지혜 엄마에게 “피곤해서 그리 보이나봐” 하며 바뀐 주소도 전화번호도 주지 않고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로 헤어진 지 10년이 넘었네요.

지혜 엄마,

참 오랜만입니다. 이제서야 파킨슨 병과 함께한 아픈 사연을 알리네요. 처음 이 병이 시작됬때, 몸의 반쪽이 피곤하고 어눌하면서 가끔 손가락이 떨리곤 했어요. 팔을 들어 올리려면 통증이 심해서 오십견인 줄 알고 한약방 출입도 하고, 다른 여러 병원들을 찾아 다녔는데 마지막으로 파킨슨 판정을 받았어요. 그날은 남편의 잿빛 얼굴을 마주하며 온 세상이 무너지듯 절망의 낭떠러지로 곤두박질하는 심정이었답니다. 시커먼 갯벌 속으로 빠져드는 묘한 아득함에 몸과 마음이 떨렸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그리고는 점점 허리가 구부정해지면서 아프고 기운이 빠지더라고요. 화장실 이용, 목욕, 옷 갈아입기 등 일상생활이 느려지면서 어눌해지고 쉽게 피곤해지고요. 그래도 의사 선생님을 잘 만나서 나에게 맞는 약 처방과 물리 치료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거기다 이 모든 증상들을 내 인생의 동반자라 인정한 후에는 많이 안정을 찾았답니다.

지혜 엄마,

세상이 잠든 것 같던 어둠의 시간 속에서 마음과 영과 혼을 그분 앞에 열어놓으면 어김없이 손잡아주시고, 함께 하며 인도해주시는 주님, 그분을 통해서만 숨 쉴 수 있었음을 고백하며 감사로 지낸 긴 시간이었습니다. 파킨슨과의 싸움과 미움도 이제 세월과 함께 누그러지면서 나만의 시간과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고, 감사했던 시간들 그리고 염려와 격려로 등두드려 주던 여러분들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지난날, 나의 길동무가 되어주었던 지혜 엄마는 신이 나에게 베푼 기쁨이며 위로였습니다. 오늘따라 지혜엄마의 넉넉한 마음과 따스한 우정이 이 글을 쓰게 합니다. 이제 종종 소식 전할게요.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신앙칼럼] 봄의 향성과 하나님의 부르심(The Tropism of spring and God's Calling, 로마서Romans 11:2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탈리 사로트는 ‘영혼의 처절한 몸부림’을 ‘향성(向性)’이라 하였습니다. “그들은 사방에서 솟아나는 듯했다. 약간 축축하고 미지근한 공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꽃샘추위를 이겨내는 생명력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꽃샘추위를 이겨내는 생명력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에 예쁜 꽃망울이 떨어져 한껏 부풀었던 마음이 움츠러든다.꽃샘추위를 견뎌내며 강인한 생명력을 키우는 의지는 자신의 정체성을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4)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4)

“디지털 시대에도 쇼셜시큐리티는 현장 서비스를 포기하지 않는다”  천경태 (금융전문가)   · 공식 발표일: 2026년 4월 9일 (자료 출처: Social Security Adm

[추억의 아름다운 시] 발자국

정호승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되듯이발자국도 따라가 별이 되는가내가 남긴 발자국에 핀 민들레는해마다 별이 되어 피어나는가 내 상처에 깊게 대못을 박고멀리 길가에 내던져진나의 손에는 깊

[수필] 빈 잔으로는 누구의 갈증도 채울 수 없다
[수필] 빈 잔으로는 누구의 갈증도 채울 수 없다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도대체 왜 이래요?”점심시간, 정적을 깨는 날카로운 고함과 함께 접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직감적으로 강 할머니가 계신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서브디비전 주택, 편리함 뒤에 숨은 규칙과 보험의 차이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서브디비전 주택, 편리함 뒤에 숨은 규칙과 보험의 차이

최선호 보험전문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처럼, 사람은 혼자보다 함께 살아갈 때 더 많은 편리함과 안전을 누리게 된다. 미국 주거 문화에서도 이러한 공동체 개념이 잘 드

[애틀랜타 칼럼] 목표가 있어야 행운도 있다

이용희 목사 행운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은 인생이란 커다란 지도에 흩뿌려져 있습니다. 당신이 아직도 행운을 잡지 못한 것은 명확한 인생의 지도를 갖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독자기고] 저물어 가는 미 제국의 패권
[독자기고] 저물어 가는 미 제국의 패권

김대원(애틀랜타 거주)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완전한 승리를 선언했으나 6주가 지난 지금 전쟁의 양상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갔다.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라

[법률칼럼] 학생비자 심사 강화, ‘재정’이 핵심이 된 이유

미국 학생비자 심사 기준이 자금의 액수보다 '재정의 신뢰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강화되었다. 영사과는 단순 잔액 증명 대신 자금의 형성 과정과 지속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하며, 특히 인터뷰 직전의 거액 입금이나 불분명한 제3자 지원은 거절 사유가 될 수 있다. 성공적인 비자 취득을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자금 흐름 확보와 학교 선택의 논리적 타당성을 갖춘 통합적인 준비가 필수적이다.

[행복한 아침] 흐르는 것은

김 정자(시인 수필가)         한 낮 기온이 여름으로 들어선 것 같은 한나절, 처타후치 강변을 찾았다. 강줄기는 넓은 강폭 따라 잔잔한 물결을 일구며 흘러가고 있다. 강 자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