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수필] 그대를 눈부시게 아름답게 만드는 비결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6-16 13:13:33

수필,박경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뭐라고 말을 한다는 것은천지 신명께 쑥스럽지 않느냐

 

참된것은 그져  묵묵히 있을 뿐

호들갑이라곤 전혀 없네

그 무지 무지한 추위를

추위를 넘기고

사방에 봄빛이 깔리고있는데

할말이  가장 많은 듯한

그것을 그냥

눈부시게 아름답게  살아내는

이 엄청난 비밀을

곰곰히 느껴보게나  

<박재삼 시인. 무언으로 오는 봄>

‘참된 것은 그저 묵묵히 있을 뿐 호들갑이 전혀 없네’ 가슴에  정말 묵묵히 바람 처럼 머물다 가는 깊은 의미의 시다. 아침이면 꽃밭에 엎드려  흙투성이가 되지만  조용히 침묵하는 꽃들의 기도를 듣는다. 이웃에서 우리 집에 시집 온  꽃들 중에 보라빛 물망초가 바위틈에 피었다 지고 꽃대가 대나무처럼 마디를 지니고 있어 그냥 마디를 잘라서 꽂으면 산다.

물망초는 꽃말이 ‘나를 잊지 마세요’ 가슴에 묻어둔 잊을 수 없는 사랑은 그리 질긴 목숨인가-

가을이  아직 오지 않았는데 간밤에 몰래 코스모스가   바위틈에 피어  마음을 연다.

보라빛 나팔꽃은  가꾸지 않아도 어디든지 홀로 피었다진다.

‘당신은 어디로 숨고  나더러 꽃이 되라 하십니까’ 꽃들은 침묵으로 말을 걸어오고 그윽한 눈빛은 세속에 젖은 나를  꽃으로 살자고 유혹한다. 

잘가꾸어진  도시의 정원에는 꽃들의 이야기가 없다. 거긴 해도 뜨지 않고 솔숲 사이  달도 뜨지 않는다. 어느 조용한 산사에 핀 꽃 고승의 선의 이야기보다 흐드러지게 들꽃이나 피게 했으면 얼마나 좋은 ‘하루의 출가’일까---

영국에 주재원으로 간 친구가 어느날 하는말이 영국에는 정원에 꽃이 없는 집은 누가 이사와 살아도 이웃이 아는 체를 하지 않는다한다. 얼마를 살다보니 자신의 집 정원만 삭막하게 비어있음을 알고 꽃을 가꾸기 시작했더니 이웃들의 따스한 인사가 오갔다라는 이야기가 늘 내 마음에 남아있다. 분꽃 마을로 유명한 ‘석산동 분꽃 이야기’는 아틀란타 전설처럼 유명해졌다.

분꽃 씨 몇개를 던져 놓은 것이 솔과 더불어 문학향기 솔솔 불러온다. 밥먹고 살기도 바쁜데 왜 꽃이야기만 하느냐고 묻는 이도 있다. 내가 오늘 아침 핀 꽃이에요- 친구에게 보내도 무심히  건너온 이야기- 그냥 예쁘네요이다. 꽃을 보낸게 아니라 마음을 보냈는데 보지 못하셨군요. 웃고 말았다. 사실은 나도 꽃속에 숨고 싶어서 꽃을 가꾼다.  낯선 땅 , 얼굴빛도 문화도 다른 타향에서  꽃으로  당신은 누구시죠? 묻고 우린 서로 답한다. 내 이웃  ‘스포카나’는 유럽에서 어린 시절 이민 온 그녀는 정신과 의사로 일하면서 그녀의 정원은 아틀란타에서 손 꼽히는 정원으로 유명하다. 돌길을 사이 사이로 서로 말을 걸어오고 꽃향기를 느끼게하는 그녀의 정원에서 차 한잔을 함께 하면서 우린 서로 당신이 누구인지, 고향을 묻지 않는다.

당신은 꽃속에 숨고 우린 말없이 한잔의 차로 바라보는 그윽한 마음- 꽃으로 말을 건다.

그녀는 세상에는 단 한 사람의 혈육도 없다고 어느날 함께 차 한잔 나누면서  외로움을 꽃으로 말하고  이름모를 꽃들을 보면서- 우린 어느날부터 자매처럼 다정히 살고 있다.

나의 그림 수묵화를 그녀에게 주었더니 일본의 어느 산사에 홀로 사는 노승의 이야기를 보내왔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아도 고즈넉히 눈길을 거닐은  노승  이야기-

우린 낯선 이민자의 땅에서 눈부시게 아름답게 사는 법을 배워야한다. 비싸고 좋은 집도 좋지만 이웃과  더불어 마음을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비결은 나는 숨고 꽃으로 이야기하게 하면 어떨까

요즘 처럼 아시안에 대한 차거운 눈길이  얼룩진 총기 사건까지-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할때 난  이웃과 사랑하며 사는 비결이 꽃을 가꾸라 권하고 싶다. 한국인이 사는 동네가 꽃으로 피고 지는 마을이라면 고궁대궐이 아니라도 ‘당신은 어디 숨고 나더러 꽃이 되라 하십니까’

나는 한인회관도 꽃으로 단장한 집을 만들었으면 한다. 문화의 서로 다름은 한 세기가 지나도 바뀌지 않는다 . 한 그루의 나무가 그 토양에서 적응하여 자란다는 의미는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문화 Culture,는 Cultivate 이다.  이 땅이 타향이란 사실은 영원한 우리의 목마름이다.

내가 사는 세상

내가 보는 사람

서로 보듬고 소중히 여기며

하늘 흐르는 구름도 가끔 쳐다보며 

내가 아닌 꽃으로 숨어 산다면

꽃들은 그대를 눈부시게

아름다운 세상을 선물하리니-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I-94 한 줄 뒤에 숨은 ‘새 감시 시대’

케빈 김 법무사 최근 한국 언론에 “무비자 I-94 정보 제출, 얼굴인식·소셜미디어·DNA까지 확대 검토”라는 제목이 등장하자, 많은 분들이 “미국 가려면 공항에서 DNA까지 채취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8] 구르는나무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8] 구르는나무

이성열 사막을 가로질러 기어가듯이데굴데굴 구르는 나무를 보고비웃거나 손가락질하지 마어떤면에선 우리의 삶도거꾸러져 구르는 나무 같지짠물 항구도시 인천에서 태어나아버지를 따라 무논과

[행복한 아침]  겨울 안개

김 정자(시인 수필가)       이른 새벽. 안개에 둘러싸인 도심은 마치 산수화 여백처럼 단정한 침묵으로 말끔하고 단아하게 단장 되어있었다. 시야에 들어온 만상은 화선지에 색감을

[추억의 아름다운 시]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全文)

만리 길 나서는 길처자를 내맡기며맘놓고 갈 만한 사람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마음이 외로울 때에도''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

[한방 건강 칼럼] 불면증, 한방치료와 접지족욕(Groudning Foot Bath)의 시너지
[한방 건강 칼럼] 불면증, 한방치료와 접지족욕(Groudning Foot Bath)의 시너지

최희정 (동의한의원 원장) Q:  CJ, Maybe it does not work for me! I still sleep less than 6 hours!A:  Be patient

[신앙칼럼] 은혜의 환대의 모략(The Conspiracy Of Gracious Hospitality, 마태복음 Matthew 7:12)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환대(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환대(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환대의 대가,

[추억의 아름다운 시] 우리가 서로 사랑 한다는것

김수환 추기경 아침이면 태양을 볼 수 있고저녁이면 별을 볼 수 있는나는 행복합니다.잠이 들면 다음날 아침 깨어날 수 있는나는 행복합니다.꽃이랑, 보고싶은 사람을 볼 수 있는 눈.아

[수필] 카이자의 삼각형
[수필] 카이자의 삼각형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살다 보면 떠밀리듯 마주 서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변명이나 용서를 구할 틈도 주지 않고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을 때다. 버릴 수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가입 전에 꼭 알아야 할 용어 정리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가입 전에 꼭 알아야 할 용어 정리

최선호 보험전문인  메디케어에 처음 가입하거나 플랜을 변경하려 할 때,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바로 ‘용어’다. 파트 A, B, C, D부터 시작해 메디갭, 프리미

[애틀랜타 칼럼] 비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

이용희 목사 “나의 실패를 책임질 사람은 나 자신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나 자신이 바로 나의 큰 적이요 비참한 운명의 원인입니다. “이는 세인트 헬레나 섬에 유배되어 있던 프랑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