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 달러? 그런 횡재가 내게 돌아올 수 있을까?”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저마다 잠깐씩 흥분하고 있다. 보통 메가 밀리언스 같은 수퍼로토 잭팟이 맞을 확률은 3억분의 1, 물론 상금도 수억 달러에 달한다. 길 가다 번개에 맞을 확률보다 낮다고 할 만큼 잭팟 당첨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반면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이번에 내건 백신 로토 150만 달러 당첨 확률은 220만 분의 1 정도. 로토치고는 상대적으로 높은 확률이다. 팬데믹 1년여를 견디며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혹시라도~’ 하는 기대감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럽다.
개빈 뉴섬 주지사가 지난 27일 1억1,650만 달러 규모의 백신 로토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상금 규모로 미 전국 최대인 이 프로그램은 다음달 15일 완전 정상화를 앞두고 최대한 많은 주민들이 코비드 백신을 맞도록 장려하기 위한 것.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예방접종 대상인 12세 이상 주민은 총 3,400만명. 이들 중 2,200만 명이 1번 이상 백신을 맞았고, 아직 1,200만명이 접종을 받지 않은 상태다. 백신 접종을 마친 주민들 중 행운의 10명은 150만 달러의 상금, 30명은 5만 달러, 27일 이후 백신을 맞는 200만명은 50달러짜리 현금카드나 수퍼마켓 기프트 카드의 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캘리포니아 백신 로토 프로그램.
현재 기준 전체 접종자 2,200만명 중 10명이 선정되니 150만 달러 횡재 확률은 220만 분의 1일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앞으로 접종자가 늘어나면서 확률은 좀 더 낮아질 것이다. 예방접종으로 코비드 감염위험을 막아 건강도 챙기고, 상금도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며 주민들은 환호하고 있다.
모두가 백신을 맞으면 모두가 팬데믹에서 해방될 수 있을 텐데 여러 이유로 접종을 꺼리는 국민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들을 접종소로 이끌어 내기 위해 여러 주정부가 채택한 선의의 유인책이 백신 로토 프로그램이다. 오하이오, 콜로라도, 오리건 등이 100만 달러 상금의 백신 로토를 내걸고 있다. 한편 뉴욕은 5주간 매주 수요일 12세에서 17세 학생 10명씩을 추첨해 총 50명에 대해 공립대학 4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한다.
오하이오에서는 100만 달러 잭팟의 첫 주인공으로 22세의 여성이 당첨되었다. 신시내티에 사는 애비게일 버젠스크라는 이 여성은 중고 자동차를 사기 위해 4시간 떨어진 클리블랜드로 운전하던 중 당첨 소식을 들었다. 마이크 드와인 주지사가 전화로 알려줬는데, 전화한 사람이 주지사라는 것도, 100만 달러 잭팟에 당첨되었다는 것도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그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필시 장난 전화 같아서 그는 몇 번을 확인했다. 그리고는 마침내 너무 좋아서 소리를 지르니 이번에는 그 소리를 들은 부모가 그를 말렸다. “침착해라, 누군가의 못된 장난이 아닌지 확인해라.” 생각지도 못한 거액의 공돈으로 애비게일은 우선 새 차를 한 대 뽑고 자선단체에 기부도 좀 할 계획이다.
캘리포니아에서 행운의 주인공들 추첨은 이번 주 금요일부터 시작된다. 4일과 11일 두 번의 금요일에 5만 달러 상금 주인공들이 추첨되고, 15일에 150만 달러 행운의 주인공들이 추첨된다.
앞으로 10여일, 백신접종을 마친 가주민들은 은행잔고가 갑자기 빵빵해지는 횡재의 단꿈을 즐겨 봐도 좋겠다. 로토 당첨자의 70%는 7년 내에 빈털터리가 된다는 통계도 한편으로 되새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