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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매몰비용’의 덫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1-28 09:09:40

뉴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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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열릴 예정이었지만 전 세계적인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이 과연 일본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바람대로 올 여름 개최될 수 있을지를 놓고 회의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개최국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이 전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올림픽의 진정한 주인공인 선수단을 파견해야 할 세계 각국의 상황은 일본보다도 더 나쁘기 때문이다.

 

금년 올림픽 개최는 누가 봐도 물 건너가고 있는 것 같은데도 일본정부와 IOC는 여전히 올해에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다. 일본정부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포기를 공식화하기 힘든 이유가 있다.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인 현 정권으로서는 반전의 카드로 올림픽이 절실한 상황이다. 또 이미 올림픽 준비에 천문학적 액수의 돈이 들어간 데다 다시 한 번 연기할 경우 추가로 수십억 달러가 소요된다. 그래서 ‘무관중’ 개최를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려오고 있다. 무관중 개최 역시 막대한 재정적 부담이 뒤따르게 된다.

 

IOC로서도 절대적인 수입원인 올림픽이 취소될 경우 재정적으로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금년 개최라는 원칙을 반복 확인하면서 올림픽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당초 올 여름 올림픽 개최 계획은 백신 접종이 광범위하게 이뤄져 집단면역이 어느 정도 형성될 것이란 전망 위에 세워진 것이다. 하지만 백신은 공급에서 접종에 이르기까지 당초 희망과 달리 차질과 시행착오가 거듭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만 해도 접종 백신은 빨라야 봄부터나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기대처럼 흘러가지 않자 일본은 선수단에 백종 접신을 의무화하지 않고도 안전하게 올림픽을 치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지만 회의적인 시선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일본 여론도 부정적인 방향으로 급속히 돌아서고 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50% 아래였던 올림픽 연기와 취소 여론이 1월 조사에서는 거의 80%로 치솟았다. 지구촌 여론 또한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렇듯 금년 개최에 회의적인 여론이 높아지고 현실적 장애물들이 늘어나면서 겉으로는 예정대로 올림픽을 개최하겠다고 어필하고 있는 일본정부가 수면 아래서는 다른 플랜들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도쿄올림픽을 아예 2024년으로 연기하고 당초 2024년으로 예정돼 있던 파리올림픽과 2028년 LA올림픽을 뒤로 순연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일본정부의 의지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올림픽에 대한 일본정부의 미련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아주 오랜 시간 돈과 노력을 쏟아 부어 따낸 개최권인 만큼 쉬 포기하기는 힘들 것이다. 올림픽 시설과 인프라 구축에만 무려 120억 달러 이상을 퍼부었으니 더욱 그럴 터이다.

 

올림픽은 본래의 취지 그대로 인류의 화합을 위한 지구촌 최대의 축제가 돼야 한다. 그럼에도 팬데믹으로 많은 국가의 최고 선수들이 참가를 기피하고, 열기가 사라진 썰렁한 분위기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게 된다면 그것은 온전한 올림픽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최고의 선수들이 빠짐없이 참가해 겨루지 못하게 된다면 메달의 정당성은 상실될 수밖에 없다. 모든 국가의 모든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올림픽의 의미가 구현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정부는 지금 그동안 들어간 돈과 노력에 대한 미련 때문에 무리하게 올림픽을 밀어붙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매몰비용’의 덫에서 과감히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매몰 비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본전 생각’에 너무 사로잡히게 되면 일을 더 그르칠 수 있음을 일본정부가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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