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뉴스칼럼] 7월의 크리스마스 캐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12-26 13:13:09

뉴스칼럼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4세기에 작곡된 한 찬송가가 최초의 크리스마스 캐롤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예수, 열방의 빛(Jesus Refulsit Omnium)’, 라틴어 가사로 된 이 노래가 곧 첫 캐롤이다. 1,600여년 전에 작곡된 이 크리스마스 캐롤은 지금 유튜브에서 들을 수 있다. 잔잔하고 아름다운 곡이다. 가사는 구글링하면 영어 번역본을 볼 수 있다. 좋은 세상이다.

 

캐롤을 영어 어원으로 따지면 ‘자유로운 사람’, 혹은 ‘자유로운 노래’를 뜻한다고 한다. 캐롤은 여성의 이름이기도 하다. 남성으로 성전환 하면 찰스나 칼에 해당한다.

 

캐롤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듣는 노래다. 캐롤을 들으면 조건 반사처럼 한 해가 다 갔음을 알게 된다. 경건하고, 평화롭고, 고요한 캐롤이 있는가 하면 썰매를 타고 씽씽 내달리는 신나는 캐롤도 있다.

 

캐롤에 따라, 듣는 사람에 따라 느끼는 감정은 다르겠으나 캐롤을 들으면서 캄캄한 절망이나 치솟는 분노를 느꼈다는 사람은 없다. 캐롤이 가져다 주는 감상은 이런 것들과는 가장 멀리, 그 반대편에 있는 정서들이다.

 

올해는 이런 크리스마스 캐롤이 유난히 일찍부터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인디애나 주, 포트 웨인에 있는 한 라디오방송은 7월부터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오하이오 주 영스타운의 방송국은 9월, 테네시 주 멤피스의 라디오방송은 핼로윈 다음날부터 캐롤을 내 보냈다.

 

팬데믹으로 비극적인 일상을 살고 있는 청취자들을 위로하고, 떨어진 청취율을 만회하기에는 캐롤만한 것이 없었다.

 

팬데믹이 덮치면서 라디오 청취율도 급락했다. 공영 라디오방송 NPR에 의하면 팬데믹 초기에는 한 때 청취율이 50% 가까이 떨어진 곳도 있다고 한다. 물론 그후에는 청취율이 회복세를 탔지만 도로를 오가는 교통량이 급감한 것이 청취율 하락의 원인이었다. 출퇴근 대신 재택근무가 시작되고, 사람들은 외출을 자제했다. 차 속에서 듣는 청취자가 많은 라디오에게도 코로나-19는 예상하지 못했던 악재였던 것이다.

 

크리스마스 음악이 라디오 청취율을 끌어 올린다는 것은 검증된 사실이었다. 피닉스의 라디오방송인 99.9 KEZ가 1990년대에 처음 시도했다. 24시간 크리스마스 음악만 내보낸 것이다.

 

처음에는 다들 미쳤다며 말렸다. 하지만 이 시도는 큰 성공을 거뒀다. 그 후 종일 크리스마스 음악만 논 스톱으로 틀어주는 라디오방송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음악은 청취자들과 강력한 감정적 유대를 맺어 줬다. 명품 크리스마스 캐롤인 ‘루돌프 사슴코’나 엘비스 프레슬리의 ‘블루 크리스마스’ 등은 계절과 시간에 관계없이 청취자들의 귀를 모았다.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 캐롤은 추수감사절 다음날부터 전파를 탔다. 연말 샤핑시즌과 맞물렸다. 하지만 올해 캐롤을 조기 방송하기 시작했던 라디오들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믿을 수 없는 반응들이 쏟아졌다. 전화와 이메일이 답지했다. ‘맞아요. 이렇게 해 주시니 고마워요.’라는 청취자 사연이 줄을 이었다”고 ‘7월의 크리스마스’를 선사했던 포트 웨인의 라디오방송은 전한다.

 

“끔찍한 한 해였다. 가능하면 올해가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한 해의 마지막이라는 느낌을 가져다 주는 크리스마스 캐롤은 그래서 일찍부터 사랑받았는지 모른다.”고 한 라디오 관계자는 분석한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한자와 명언] 收 拾 (수습)

*거둘 수(攴-6, 5급) *주울 습(手-9, 3급) ‘마침내 그 사태가 수습되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오죽 좋으랴! 이 예문에 쓰인 ‘수습’은? ①修習 ②收拾 ③修拾 ④收習.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파트 C와 D의 상관 관계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파트 C와 D의 상관 관계

최선호 보험전문인 몇 가지 술에 여러 가지 향료, 조미료, 감미료 등을 섞어 만든 것을 우리는 ‘칵테일’이라고 부른다. ‘칵테일’ (Cocktail)이라는 말을 직역하면 ‘수탉 꼬

[내 마읨의 시] 등불
[내 마읨의 시] 등불

장명자(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바람이 당신을 부르고 흔들 거릴때우리 마음에 심은작은 등불을 켜요 잔잔한 호수에아픔은 아픔으로 담그면서사람은 사랑으로 안으면서한 방울 기름으로 남아

[화요 칼럼] 하얼빈과 꼬레아 우라!

땅 땅 땅!이토 히로부미는 쓰러졌고 기차역 하얼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꼬레아 우라! 꼬레아 우라!”안중근의 피맺힌 절규는 하늘을 찢었고 목숨을 건 외침은 오늘도 우리를 전

[한자와 명언] 故 障 (고장)

*사고 고(攴-9, 5급) *막을 장(阜-14, 5급) “한 가지만 잘못해도, 뭇 ○○이 물거품이 된다.” 공란에 적절한 말은? 먼저 ‘기계 고장’의 ‘故障’이란 두 글자를 샅샅이

[애틀랜타 칼럼] 아름다운 노년

이용희 목사 노년기를 아름답게 보내기 위해서는 첫째, 노년기의 변화를 수용해야 합니다.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이라고 했습니다. 잘 늙는다는 것은 성숙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아름다운

[법률칼럼] 추방 작전 준비 완료

케빈 김 법무사  2025년 1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본격적으로 실행할 준비를 마쳤다. 톰 호먼(Tom Homa

[벌레박사 칼럼] 터마이트 관리 얼마만에 해야 하나?

요즘 들어 타주에서 이사 온 고객들로부터 터마이트 관리에 대한 문의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 타주에서는 터마이트 관리를 안 했는데, 조지아는 터마이트가 많아서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이

[행복한 아침] 세월 속에서 만난 새해

김정자(시인·수필가)     지난 해 연말과 새해 연시를 기해 다사다난한 일들로 얼룩졌다. 미국 39대 대통령을 역임하신 지미 카터 전 대통령께서 12월 29일 향연 100세로 별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새로움의 초대

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새해의 밝은 햇살이 가득한 아침이다. 연휴에 분주하게 지내느라 새로움을 마주하는 희망찬 의지를 다질 새도 없었다. 새해부터 경건해야 할 삶의 질서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