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베테랑스 에듀
김형준 법무사팀
첫광고

〈데스크 단상〉 '오보' 전성시대 유감

지역뉴스 | 데스크칼럼 | 2020-06-08 16:16:32

조셉 박,칼럼,오보 전성시대 유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최근 두 한인 언론사가 연방하원의원 조지아 제7지역구에 공화당 후보로 나선 한인 후보가 부재자 투표에서 2위에 올랐다는 뉴스를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게재됐다 논란이 일고 급기야는 조지아 내무부가 조사를 시작하자 지금은 슬그머니 기사를 내렸습니다. 뉴스의 시발점이었던 AP의 당초 원문에 ‘테스트 데이터 온리’라는 문구가 명백하게 나와 있었습니다. 언론사 시험작동을 위한 가상의 연습에 불과한 내용을 후보 측은 언론에 흘리고, 여기에 언론사들은 온갖 미사여구를 더해 사실인양 보도하고 장미빛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조지아주 선관위는 금년 코로나19 사태로 부재자 우편투표가 급증하자 각 지역 선관위에 일찍 도착한 우편투표를 사전 개봉하도록 허용했지만 집계결과는 오는 9일 본 투표가 마감된 이후에 발표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니 투표결과가 발표됐을리 만무하고, 설령 누군가에 의해 유출됐다해도 AP 발표 원문에 나온 숫자를 합산하면 거의 9만표가 넘습니다. 그러나 최근 7지역구 공화당 의장은 당원 우편투표 반송 건수가 3만표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 밝혔습니다. 두 언론사가 보도한 숫자가 모두 허위인 것이 드러난 셈입니다.

선거업무를 총괄하는 조지아 내무부는 신고를 받고 보도한 언론사를 조사해 보고해달라고 한 지역 정치인에 요청했습니다. 관련법이 어떤지 법률가가 아닌 저는 잘 모르지만 해당 언론사가 주류사회로부터 조롱을 받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더 나아가 다른 한인 언론사들도 덩달아 도매금으로 같은 취급을 당할까 우려됩니다.

최근 1년여 사이 애틀랜타 한인사회에 인터넷 언론사들이 등장해 속보, 특종 경쟁이 치열합니다. 뉴스의 생명인 속보, 특종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종이신문 편집자로서 저는 기사가 올라오는대로 바로바로 웹사이트에서 불을 키고 뉴스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예전 관행과 달라진 것은 분명 인터넷 매체의 공헌이라 여겨집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터넷 매체는 1인 기자로 구성돼 있습니다. 데스킹하는 과정이 아무래도 부족하다보니 선정적 제목의 낚시성 기사, 오보, 허위 과장보도, 객관성이 결여된 주관적 기사, 다른 언론 기사 베껴쓰기가 넘쳐납니다. 개인 및 단체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과도한 비판 및 인신공격성 기사를 양산하고, 반대로 한인사회의 지탄을 받는 인사를 미화하고 찬양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 부활절 이틀 전 모 교회에서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 부활절 온라인 성찬식을 위한 빵과 포도즙을 성도들에게 나눠줬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드라이브 스루 성찬식 진행’으로 보도했습니다. 이 밖에도 잦은 번역상의 오류도 쉽게 발견됩니다. 칼럼에 한자를 쓰지나 말지 버젓이 틀린 한자 제목도 용감하게 달아놨습니다. 일인 기자, 인터넷 언론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언론의 생명은 신속, 정확, 공정입니다. 어느 언론사나 오보를 낼 수 있지만 이를 수습하는 과정 또한 정직해야 합니다. 지난해 11월 선거 시 유명했던 ‘도라빌 현직 시장 낙선’ 기사가 생각납니다. 2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한 걸 ‘낙선’이라 보도했습니다. 이후 해당 언론사에서는 아무런 정정기사도 내보내지 않았습니다. 오보기사는 내려졌지만 내놓은 해명 또한 잘못 시인이 아닌 궁색한 변명같아 보여 실망입니다.  조셉 박 편집국장

<데스크 단상> '오보' 전성시대 유감
<데스크 단상> '오보' 전성시대 유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특파원 칼럼] 복잡한 국제 정세, 균형 외교로 승부하라

미국의 중국을 향한 견제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첨단 분야의 대중국 수출 통제는 강화되는 추세다. 이달 11일에도 미 상무부는 중국군의 인공지능(AI) 반도체 확보를 지원했다는

[시론] 젊은이들의 환경권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로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특히 젊은 연령층의 사람들이 여러 캠페인과 법적 소송을 통해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젊은

[뉴스칼럼] ‘내 나이가 어때서…’

연방의회 인근 한 약국에서 처방전에 따라 일부 의원에게 알츠하이머 약을 리필해 주고 있다는 뉴스가 나온 적이 있다. 몇 년 전의 일로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등 파문이 일었다.

[전문가 에세이] 손이 전하는 말

A는 한국에서 태어난 45세 남성이다. 젊어서 어찌나 고생을 했는지 다리가 안으로 휜 O자형이다. 어린 나이부터 공사판에서 무거운 벽돌 나르기, 지붕 위로 기왓장 날라 올리기를 하

[정숙희의 시선] 얼 김. 잊혀진 위대한 작곡가
[정숙희의 시선] 얼 김. 잊혀진 위대한 작곡가

한국인 작곡가 얼 김(Earl Kim, 1920-1998)의 존재는 거의 충격에 가까웠다. 지난 4일 LA한국문화원에서 다큐멘터리 ‘얼(Earl.)’을 보고난 감상은 놀라움과 안타

[캐서린 램펠 칼럼] EV에 등돌리는 민주당계 운전자들
[캐서린 램펠 칼럼] EV에 등돌리는 민주당계 운전자들

전기차(EV)가 민주당 쪽에 속한 소비자들의 외면을 사고 있다. 진보적 성향을 지닌 소비자들이 EV 산업 성장을 위해 반드시 공략해야 할 ‘저항집단’으로 떠오른 셈이다. 지난해 실

[전망대] 우주에서 농사짓는 시대가 다가온다

모건스탠리는 전 세계 우주산업 시장이 2020년 약 480조 원에서 2040년 약 1,37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우주산업은 20년간 연평균 3.1%씩 성장할 것이라

[나의 의견] 국기에 대한 맹세

내가 한국에서 학교 다닐 때에는 조회 때마다 국기에 대한 맹세를 했다.‘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

[뉴스칼럼] 분노 부추기는 선거

거친 말들로 소란스러웠던 한국의 총선이 끝났다. 야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 여당은 ‘이조(이재명과 조국) 심판’을 기치로 온갖 사나운 말들을 쏟아냈고, 결과적으로 민심은 정권심

[발언대] 겉사랑 속사랑

뉴욕타임스 과학란은 동물들도 외모를 보고 좋아한다는 사실을 보도하였다. 영국 동물학자 새디 박사에 의하면 말은 단조로운 갈색인데 숫놈 다리에 총천연색 붕대를 감아주었더니 암놈들에게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