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환
<아틀란타 한인교회 담임목사>
영혼 성형 가난 중에 가장 서러운 가난은 ‘얼굴 가난’이라고 합니다. 얼굴이 심하게 가난하면 쳐다봐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거지도 얼굴이 잘나고 허우대가 번듯하면 ‘꽃거지’로 동정을 받는 시대입니다. 타고난 면상(面相)이 우거지상이면 평생 다리 밑에서 빌어먹는 것 밖에는 별 도리가 없습니다. 옛날에는 얼굴보다도 실력을 우선으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얼굴이 곧 실력이고 능력입니다. 도둑질을 하고, 강도짓을 하고, 심지어는 사람을 죽였어도 빼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으면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동정을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일을 했어도 얼굴이 ‘꽝’이면, “그렇게라도 했으니 다행이라”고 폄하해 버립니다.
얼굴 가난에 이어서 두 번째로 서러운 가난은 ‘몸 가난’입니다. 의술의 발달로 얼굴은 재창조의 기회가 부여되기도 하지만, 안쓰럽게도 짜리몽땅한 키는 아직 구원을 받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젊은이들에게 이 시대 최고의 축복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얼짱’과 ‘몸짱’이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두 가지를 다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은 반드시 전생에 나라를 구했거나, 존경받는 성인이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손바닥 만한 곱상한 얼굴과 우월한 기럭지를 가지고 있다면 그는 이미 인생의 절반을 성공한 사람입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데도, 이 시대의 사람들은 오직 외모로만 그 사람을 판단하려고 합니다.
결국 우리시대는 어쩔 수 없이 ‘성형 문화’라는 기형아를 낳게 됩니다. 하나님이 주신 본래의 멀쩡한 얼굴과 몸을 이 시대가 정해주는 잣대에 대고 마음껏 자르고, 꿰매고, 썰고, 이어 붙여서 ‘자기 창조’를 연출합니다. ‘하나님’이라는 단어보다는 ‘의느님’(의사 + 하나님의 합성어)이 신앙의 대상이 됩니다. 의사들 중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얻는 것이 성형외과 의사들입니다. 누구나 보기 좋은 떡에게 먼저 손이 갑니다. 당연히 이 시대가 ‘외모지상주의’를 추구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겉사람의 외형만으로는 결코 주목 받지 못하는 노년의 시기가 도래하게 될 것입니다. 훈훈한 인품과 아름다운 믿음을 가진 속사람이 ‘참 빛’을 발하게 될 것입니다. 외모가 전부가 아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제는 천국에서도 빛날 아름다운 영혼의 성형을 위해 애써야 할 시간입니다.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사무엘상 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