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지난날 연기생활을 함께 했던 이순재 선배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머나먼 미국 애틀랜타에서 살고 있는 나는 고인의 명복이나 빌 뿐 어쩔 수가 없었다.
지난 5월 “코리언 아메리칸 아리랑 “에세이 출판관계로 한국에 갔을 때 각광을 받던 선 후배 연기자들의 소식을 알아본 결과 거의다 세상을 떠나고 없어 인생사 머무나 허망했는데 또 이순재 선배가 세상을 떠났다. 누구나 가게 돼있고 막을 수도 잡을 수도 없는 인생여정이지만 한때 동고동락을 했던 사람들이 떠나고 없고 있는 것은 너무나 다르다.
국민배우 이순재 선배는 2년 연상인데 고인은 일생을 연극을 위해 몸 바쳐온 배우인 동시에 연극, TV, 영화의 공로가 큰 국민배우다. 1950년대 말 살기가 힘들고 어렵고 미래가 막막했던 당시 연극에 열정을 쏟을 때 주위에서 딴따라 취급을 해도 배우의 길을 고수해왔던 그 시절 함께 활동했던 나와는 소극장 단체가 달랐지만 같은 배우의 길을 걸어왔던 인연이 깊다.
TV 방송 출연도 함께해온 선배다. 고인은 훌륭한 연극인 인 동시에 성공한 국민배우다. 선배가 마지막 가시는 길에 명복을 빌며 하늘나라에서도 못다한 연극을 계속 하실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 이순재 선배는 정의롭고 모범적이고 따듯하고 다정다감했던 분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배우들 중 술을 전혀 안 했고 골초에 가깝도록 애연가였는데 그것 역시 일찌감치 끊은 분이다. 나와는 바둑 적수라 KBS – TV 텔런트 실에서 자주 승부를 가렸던 사이라 더욱더 옛날이 그립고 애통하다. 그런데도 장례식조차 참석치 못한 체 추모의 글을 쓰게 된 것이 너무 죄스럽다. 지난 5월 이순재 선배와 절친 최불암씨를 만나려고 하다가 건강문제로 가족들이 면회를 사절해 만나지 못하고 장충동 국립극장 분장실에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 출연중인 박근형씨와 신구씨를 만나 재회의 기쁨을 나누다가 이순재 선배에 대해 물으니 다리가 아파서 못 나올 뿐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했는데 애통하게도 머나먼 길을 떠나셨다니 옛날이 너무나 그립고 애통하고 허망하다. 누구나 가는 길 앞 차냐 뒤 차냐 그것이 문제일 뿐 어차피 내일일을 모르며 살다 가는 것이 인생사인 것을 어찌할꼬! 하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은 가시는 분들을 위해 명복을 빌면서 다시 만날 날을 바랄 수밖에 없다. 여하간 이순재 선배는 훌륭한 삶을 살아온 분이고 배우라는 직업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과 사랑을 함께 나누고 누린 훌륭한 국민배우다.
초창기 연극을 위해 함께 피눈물나는 역경을 겪어온 분이고 또 험한 가시밭길을 헤쳐가며 최고의 국민배우로 세상을 아름답게 빛낸 분이다. 나와 같은 낙오자와는 전혀 다르게 일생을 배우의 길을 걸어온 위대한 연극인이고 초지일관 한 우물을 판 고인의 과거사를 아로새기며 나이 90이 된 이순간 먼저 가신 선배님의 명복을 빌며 알 길 없는 또 다른 세상에서 찬란한 연극이 펼쳐지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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