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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신속 추방 전국 확대… 이제는 ‘모른다’가 가장 큰 위험이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6-06-25 17:06:09

법률칼럼,케빈 김 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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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김 법무사

 

최근 미국 이민정책이 또 한 번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지난 6월 23일 연방항소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신속 추방(Expedited Removal)’ 제도 전국 확대를 다시 허용하면서 미국 내 이민단속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결정으로 한인사회를 비롯한 많은 이민자가 불안감을 느끼고 있지만, 정확한 내용을 이해하면 막연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변화된 제도를 제대로 알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신속 추방은 일반적인 추방재판과는 다른 절차다. 보통 추방절차는 이민법원에서 판사 앞에 출석해 자신의 사정을 설명할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신속 추방은 일정한 요건에 해당할 경우 이러한 재판 절차 없이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추방이 진행될 수 있는 제도다. 정부는 불법체류자를 신속하게 처리해 이민법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목적을 내세우고 있다.

이번 항소법원 결정으로 연방정부는 신속 추방 제도를 국경지역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길을 다시 확보하게 됐다. 특히 미국에서 계속 거주한 기간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하는 일부 비시민권자는 신속 추방 절차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많이 하는 오해가 있다. 이번 결정이 모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 시민권자는 물론이고 영주권자는 원칙적으로 신속 추방 대상이 아니다. 또한 합법적인 비자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도 자신의 신분을 정상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면 무조건 신속 추방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퍼지는 과장된 정보만 믿고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다만 합법 체류자라고 해서 안심만 해서도 안 된다. 최근 미국 정부는 이민법 집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ICE의 단속 인력과 예산도 확대되고 있다. 영주권 신청이나 시민권 신청 과정에서도 신원조회가 강화되고 있고, 입국심사 역시 이전보다 훨씬 꼼꼼해지는 분위기다. 결국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신분을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특히 비시민권자는 자신의 체류 자격과 미국 내 거주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평소 잘 보관해야 한다. 여권과 비자, I-94 입국기록, 취업허가서(EAD), I-797 승인서, 세금보고서, 급여명세서, 임대계약서, 공과금 고지서 등은 자신의 신분과 거주 사실을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평소에는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던 서류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는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핵심 증거가 될 수도 있다.

또한 ICE를 만나게 되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권리를 알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황한 나머지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말하거나 허위 서류를 제출하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필요한 경우 묵비권을 행사하고 변호사의 도움을 요청할 권리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주거지에 들어오려는 경우에도 어떤 영장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상황에 따라 적용되는 절차가 다를 수 있다.

영주권자 역시 예외는 아니다. 신속 추방 대상은 아니지만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거나 장기간 해외에 체류해 미국 거주의사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별도의 추방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학생비자나 취업비자 소지자 역시 승인받은 신분을 성실하게 유지해야 하며, 허가받지 않은 취업이나 신분 위반은 이후 영주권이나 시민권 신청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모든 외국인이 바로 추방된다”, “영주권도 소용없다”는 식의 자극적인 내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이민법은 적용 대상과 절차가 각각 다르며, 개인의 신분과 체류 상황에 따라 결과도 달라진다. 정확한 사실을 모른 채 행동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의 이민정책은 앞으로도 계속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달라질 수 있고, 법원의 판단에 따라 제도가 다시 변경될 수도 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합법적인 신분을 유지하고 자신의 권리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낮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설마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기겠어’라는 생각보다 ‘혹시라도 그런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미리 준비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민정책이 강화될수록 가장 큰 위험은 단속 그 자체가 아니라 변화된 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다. 정확한 정보와 철저한 준비만이 불안한 시대를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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