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에모리 의과대학 종신 명예교수이자 소아암 전문 의학박사인 문학평론가 아혜 김태형 시인의 글을 읽고 고약한 소아암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의 애절한 고통과 아픔을 실감하게 됐다.
어린아이들이 무슨 죄를 짓고 태어났기에 그런 고약하고 저주스러운 병마에 시달려야 하는지, 그동안 소아암 환자들의 사연을 뉴스를 통해 대강 알고는 있었으나 그들이 겪는 고통의 깊이는 알지 못했다.
오늘 우연히 김 박사의 글을 읽고 그들을 직접 치료하고 보살펴 온 의료진의 남모를 고충을 알게 됐다. 어떻게 하면 천진난만한 천사와 같은 아이들을 그 고약한 병마에서 구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전문의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 것이다.
32년 전 김 박사는 어린 소아암 환자를 서울에서 조지아 에모리대학 병원까지 데리고 와 치료했다. 또한 한국 아산병원에 재직할 당시에는 암 환자들을 돕기 위한 후원 마라톤 대회를 개최했다. 그 당시 나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전혀 돕지 못했기에 이제야 깨닫고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사과를 드린다.
1941년, 네 살배기 나의 여동생은 예쁘고 총명해 마을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러나 3년간 알 수 없는 병마로 신음하며 의사도 없는 시골에서 고통받다 끝내 세상을 떠났고, 우리는 일생 동안 그 기억을 안고 살아왔다.
인생사는 알 길이 없고 불공평하며 불확실하다.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0년도 살지 못하고 병마에 시달리다 떠나는 이들도 있다. 죽고 사는 문제는 인간이 풀 수 없는 숙제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런저런 고통을 당하는 이들, 특히 천진난만한 소아암 환자들의 아픔을 돕고 보살펴야 할 도의적 책임과 의무가 있다.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전문의들이지만,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마음과 도움이 절실하다. 불행과 아픔은 당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불행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렇기에 사는 동안 서로 돕고 삶과 아픔을 함께 나누며 헤쳐 나가야 한다.
소아암이라는 고약한 악귀와 싸우는 어린아이들의 야윈 손 위에 희망을 가꾸고 어루만지면서, 그들 얼굴에 조금씩 활기가 피어나는 미소는 세상 그 어떤 화려한 꽃보다 더 눈부시고 아름다운 벅찬 희열이었다고 김 박사는 말한다. 아이들이 아픔을 이겨내는 힘찬 모습이 내 인생의 일부가 됐다는 그의 애절한 사연에 공감하며, 불행과 싸우는 소아암 환자들의 처절한 아픔을 함께 나누고 도울 수 있는 따뜻한 온정의 인류애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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