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법률칼럼] 미 상원의 ‘이중국적 전면 금지’ 법안… 한인사회가 주목해야 할 진짜 의미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12-03 13:49:39

법률칼럼,케빈 김 법무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케빈 김 법무사

 

미 연방 상원에서 미국 시민권자의 이중국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미주 한인 사회의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만약 법안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과 미국 국적을 동시에 가진 복수국적자들은 1년 내 한쪽 국적을 선택해야 하며, 기한 내 결정을 하지 않으면 미국 시민권을 자동으로 상실할 수 있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충격이 적지 않다. 특히 선천적 복수국적자와 장기 거주 재외동포에게는 실질적 파장이 매우 크다.

 

지난 1일 버니 모레노(공화·오하이오) 상원의원이 발의한 ‘배타적 시민권 법안(Exclusive Citizenship Act of 2025)’은 미국 시민이 외국 국적을 보유하는 행위를 “충성심 분열”로 규정하며, 미국 시민은 오직 미국 국적만 보유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미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도 1년 내 하나의 국적을 포기하도록 요구하는 강경한 내용이 핵심이다. 이는 지지층 결집 목적과 함께, 이민·시민권 제도를 통해 국가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이번 법안이 현실화될 경우 가장 큰 충격을 받는 집단은 선천적 복수국적자다. 한국 국적법은 부모 중 한 명이 한국 국적자이며 출생지가 미국 등 속지주의 국가인 경우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양국 국적을 동시에 인정한다. 또한 65세 이상 재외동포는 일정 요건 하에 복수국적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이중국적을 전면 금지한다면 이들은 결국 한국 국적을 포기할지, 미국 시민권을 유지할지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특히 남성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경우 병역 의무가 얽혀 선택 과정은 더욱 복잡해진다. 미국 시민권을 유지하려면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하는데, 한국 법률상 만 38세 이후에야 국적이탈이 가능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1년 내 국적 선택을 강제한다면 미국 시민권을 지키는 과정에서 한국 병역법과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한국 국적을 포기할 경우 현실적 변화도 크다. 한국 방문 시 비자 또는 전자여행허가가 필요해지고, 한국 내 부동산 보유·상속·증여·금융 거래·연금 수령 등 실생활 전반에 법적 조정이 필요하다. 그동안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생활해 온 재외동포에게는 불편과 손해가 적지 않은 구조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두 국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현재 이 법안은 ‘발의 단계’일 뿐이며, 실제 입법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은 오랫동안 이중국적을 광범위하게 용인해 왔고, 연방대법원 역시 1967년 Afroyim v. Rusk 판결에서 정부가 개인의 시민권을 임의로 박탈할 수 없다는 원칙을 강하게 확인해 왔다. 미국 내 이중국적자는 수백만 명에 달하며, 동맹국과의 외교·군사 협력, 해외 거주 시민의 권익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면 단번에 정책이 바뀌기 어렵다. 더욱이 상·하원 통과와 대통령 서명을 모두 거쳐야 하는 연방 입법 절차를 감안하면 즉각적인 변화는 현실성이 낮다.

 

그러나 이번 법안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난다고 안심할 수만은 없다.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정책 방향 속에서 이민·시민권 제도를 더 엄격하게 관리하고자 하는 흐름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충성 의무”와 “국적 선택”이라는 정치적 메시지는 향후 다른 형태의 규제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즉, 이번 법안 자체의 통과 여부보다, 이중국적 문제를 정치적 의제로 끌어올렸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한인 복수국적자와 재외동포 가정은 지나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국적·시민권 정책 변화의 흐름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병역 연령대에 속하는 선천적 복수국적자 가정, 한국 내 재산을 보유한 시민권자, 장기간 양국을 왕래하며 생활하는 재외동포라면 관련 논의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이 법안은 지금 당장의 실질적 위협이라기보다, 이민·시민권 체계 전반을 재구성하려는 정치적 신호탄에 가깝다. 다만 법적·정책적 환경이 언제든 변화할 수 있는 만큼, 미주 한인사회는 정확한 정보에 기반해 대비하고, 권익 보호에 필요한 선택지를 미리 검토해 두어야 한다. 불필요한 공포보다 중요한 것은 사실 기반의 준비이며, 이번 논란이 오히려 한인사회 내 국적·시민권 관련 이해를 정교하게 점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추억의 아름다운 시]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시인 만릿길 나서는 날처자를 내맡기며맘 놓고 갈 만한 사람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마음이 외로울 때에도‘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

[수필] 어둠이 빛에게 건네는 말
[수필] 어둠이 빛에게 건네는 말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하얀 도화지를 앞에 놓고 연필을 깎는다. 사각거리며 나무가 깎이고 검은 심이 뾰족하게 갈리고 나면 비로소 빈 도화지 위에 선을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65세 전에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받으면 메디케어는 언제 시작되나?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65세 전에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받으면 메디케어는 언제 시작되나?

최선호 보험전문인   많은 분들이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62세부터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연금을 일찍 받기 시작하면 메디케어도 그때 함께 시작되는 것인지, 아니면

[내 마음의 시]  치마폭에

월우 장 붕 익(애틀랜타 문학회원) 괴테와 레오나르도가체육관에서 만났습니다 레오나르도는 카메라로 찍어서여인의 운동하는 모습을그리어 주었는데괴테는그림 그릴줄 모른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박영권의 CPA코너] 나의 소득은 세금 보고 대상인가?
[박영권의 CPA코너] 나의 소득은 세금 보고 대상인가?

박영권 공인회계사 CPA, MBA 많은 납세자들은 “세금을 낼 만큼 벌지 않았는데도 신고를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자주 갖는다. IRS는 소득세 신고 여부를 결정할 때 소득 규모

[법률칼럼] 결혼 영주권,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케빈 김 법무사  결혼 영주권 심사가 전례 없이 강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결혼만 하면 된다”는 말이 공공연히 오갈 정도로 비교적 안정적인 이민 경로로 인식되었지만, 이제 그 공식

[칼럼] "삭제 키 없는 기록, 한국일보의 윤전기는 멈추지 않습니다"
[칼럼] "삭제 키 없는 기록, 한국일보의 윤전기는 멈추지 않습니다"

[행복한 아침] 아직도 새해다

김 정자(시인 수필가)                                           새 달력으로 바뀐 지 딱 열흘째다. 달력에는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이 태엽처럼 감겨

[내 마음의 시] 감사 여정
[내 마음의 시] 감사 여정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12월 31일 한해가 가고 있는 순간 순간추억이 떠 오른다겁도 없이 퍼 마시고기고만장 고성방가노래하고 춤추며 개똥 철학 읊어 댄수 많은

[신앙칼럼] 알파와 오메가(The Alpha And The Omega, 요한계시록Revelation 22:13)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마지막이요 시작과 마침이라”(요한계시록 22:13).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Times Square)’에서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