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뉴스칼럼] ‘건강한 망상’

미국뉴스 | 외부 칼럼 | 2025-05-07 09:35:58

뉴스칼럼, 건강한 망상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지난 1979년 엘렌 랭어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는 70~80대 노인들을 대상으로 유명한 ‘시계 거꾸로 돌리기(counterclockwise)’ 실험을 했다. 20년 전인 1959년 시절처럼 내부를 꾸민 수도원에 피험자들을 모아놓은 후 당시로 돌아간 것처럼 생각하며 생활하라고 주문했다. 그 시절 뉴스와 영화를 보게 하고 무거운 짐 나르기와 설거지, 빨래 등을 직접 하도록 했다. 젊었던 시절로 마음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 생활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1주일 뒤 노인들은 젊어졌다. 당장 입소 다음날부터 변화가 관찰됐다. 가족의 부축을 받아 실험 참가 인터뷰를 했던 입소자가 가족 도움 없이 독립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청력과 기억력, 관절 유연성, 악력 등 신체 기능이 향상됐다.

 

랭어 교수는 “노화는 늙었다고 생각하는 마음에서 온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건강을 악화시키는 것은 생활 습관이 아니라 잘못된 생각과 고정관념이라고 주장한다. 노인은 젊은 사람보다 기억력 나쁘고 건망증이 심하다는 부정적 고정관념을 고령의 성인에게 상기시켰을 때 이들은 상대적으로 기억력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혈당 수치가 정상 범위에 가까운 사람도 당뇨병 전 단계라는 소식을 듣고 나면 실제로 발병 가능성이 커졌다.

긍정적인 정보는 몸에 긍정적으로 작용을 한다. ‘플라시보 효과’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가짜 약을 진짜 약으로 알고 먹으면 약 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반대로 진짜 약을 가짜 약으로 알고 먹으면 약 효과가 사라지기도 한다. 이것은 ‘노시보 효과’라 불린다.

이처럼 몸은 마음의 상태를 반영한다. 최근 잇단 연구들을 통해 속속 확인되고 있는 사실이다. 2년 전 한국에서 나온 한 연구에서는 의식적으로 ‘젊다’는 생각을 반복하고 실제로 그렇게 믿을 경우 수면의 질이 향상되고,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 등 전반적인 건강의 질적 향상이 뒤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실제보다 어리다고 생각할수록 질병의 회복속도도 빠르다. 노인 재활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주관적 나이(스스로 젊다고 생각하는 정도)를 낮게 생각하는 환자일수록 재활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어리게 생각하는 것이 병의 회복을 크게 돕는다”고 결론 내렸다.

종합적으로 보면 이런 효과들은 결과적으로 사망률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50세 이상 6,48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던 영국 런던대학 연구를 보면 실제 연령보다 자기는 더 늙었다고 느낀 사람의 8년 후 사망률은 24.6%였던 반면 젊다고 느낀 사람들의 사망률은 14.3%에 불과했다. 거의 실제연령과 똑같다고 느낀 사람들의 사망률은 중간인 18.5%였다.

비단 ‘주관적 나이’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몸의 움직임도 이것을 어떻게 여기느냐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 평소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호텔 객실 청소직원들을 둘로 나눈 후 한 그룹에게는 청소행위가 아주 좋은 운동이라 귀띔해 주고 다른 한 그룹에게는 아무런 언질을 하지 않은 후 나중에 건강측정을 해보니 체중과 혈압, 체지방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이른바 ‘마음먹기에 달렸다’(Mind-set matters)연구이다.

 

이처럼 우리의 마음가짐과 생각은 몸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아주 크게 미친다. 그렇다면 일부러라도 “나는 젊다”는 생각을 가지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스스로 젊다고 느끼도록 도와주는 중재치료 같은 것들도 있다. 집안일과 정원 가꾸기 같은 것도 “아주 좋은 운동”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한다면 건강에 한층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자기암시를 통해 “나는 젊다”고 되뇌는 것을 망상이라 한다면 그것은 ‘건강한 망상’ ‘좋은 망상’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추억의 아름다운 시]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만리길 나서는 날처자를 내맡기며맘 놓고 갈만한 사람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마음이 외로울 때에도‘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

[수필] 내 인생에 대한 예의
[수필] 내 인생에 대한 예의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이솝 우화의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자기 합리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배고픈 여우가 높은 가지에 매달린 포도를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타운하우스 보험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타운하우스 보험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도시로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은 흔하다. 한국에서도 시골에는 노년층이 남아 있고 젊은 세대는 대부분 도시에서 생활한다. 도시에는 일자리도 많

[내 마음의 시] 님은 나의 봄
[내 마음의 시] 님은 나의 봄

월우 장 붕  익(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긴 겨울 끝에눈이불 뚫고 고개드는수선화이듯이님은 설레이는 기쁨으로내 마음에 찾아왔습니다 님의 몸짓 하나로온 세상은어느새 봄빛으로 물듭니다.

[애틀랜타 칼럼] 최악의 상황에 맞서라

이용희 목사 고민을 이겨내는 방법 중에 “캐리어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공기 조절 장치를 개발한 기사이며 캐리어 회사의 사장이었던 윌리스 H. 캐리어가 실행했던 방법

[법률칼럼] 미국 이민, 이제는 ‘기록’이 아니라 ‘패턴’을 본다… 2026년 심사의 변화

케빈 김 법무사  2026년 현재 미국 이민 심사는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개별 사건이나 특정 기록 중심으로 판단이 이루어졌다면, 최근 흐름은 신청자의 전체적인 ‘행동

[행복한 아침] 꽃가루  폭력

김 정자(시인 수필가)   꽃가루가 씻겨 나갈 만큼의 비가 내려주었으면 좋겠다. 꽃가루가 천지를 덕지덕지 뒤덮는 호통 속에 하루들의 지친 걸음이 지속되고 있다. 세상은 전쟁으로 인

[신앙칼럼] 수미상관(首尾相關)의 하나님: 왕사남의 당당함 (The God of Symmetrical Correspondence: The Poise of a Man Who Lives with the King, 요한복음 1:14)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서론] 장막을 치신 왕: 비굴하지 않은 자존감“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삶의 새로운 관점이 열릴 때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삶의 새로운 관점이 열릴 때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새해에 삶의 새로운 관점을 열어나가는 세계관의 변화에 의한 미래 지향적인 삶의 도전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삶의 새로운 통찰력은 유익한 관점을 창

[추억의 아름다운 시] 님의 말씀

김소월 세월이 물과 같이 흐른 두 달은길어 둔 독엣물도 찌었지마는가면서 함께 가자 하던 말씀은살아서 살을 맞는 표적이외다  봄풀은 봄이 되면 돋아나지만나무는 밑그루를 꺾은 셈이요새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