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수요칼럼] 성벽을 허는 여우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3-12 17:18:02

수요칼럼,박영실,수필가,시인,성벽을 허는 여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튀르키예는 유럽과 아시아의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오묘한 나라다. 지난 몇 년 동안 중동 지역과 튀르키예에 거주하는 디아스포라 난민들을 몇 차례 섬기고 왔다. 튀르키예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지리적으로 중요한 요충지이다. 찬란했던 역사와 문명의 흔적을 담고 있는 주변의 건축물들과 풍경에 시선이 흘러갔다. 지중해의 풍경들 너머 유럽과 소아시아 역사에 남겨진 상흔이 파노라마 같이 지나가는 듯했다. 마음이 머무는 여러 풍경을 뒤로하고 이스탄불 군사박물관을 방문했다. 군사박물관을 마주했을 때 마치 눈앞에서 전쟁을 목도 하는 듯했다. 바로 옆에서 대포 소리와 총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1,453년은 튀르키예 역사에서 중요한 해다. 오스만 제국이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을 정복함으로써 비잔틴 제국이 함락되었다. 오스만 제국은 이 도시를 수도로 삼고,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로를 장악했다.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함으로써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것은 기독교와 이슬람의 판도가 바뀌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다. 1,453년의 사건은 유럽의 정치적 지형에도 지각변동을 가져왔으며, 오스만 제국의 확장과 유럽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콘스탄티노플의 성벽은 두 겹의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강력한 방어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오스만군은 지속적인 공격을 통해 성벽 일부를 무너뜨렸다. 무엇보다 내부 배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도시 내부에서는 비잔틴 제국의 방어가 약화 되는 상황에서 일부 내부 배신자들이 오스만 제국에 협력했다. 콘스탄티노플 함락의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작은 일에 원인이 있었다는 사실에 잔잔한 파문이 일었다. 결정적 전투는 1,453년 5월 29일이었다. 오스만군은 성벽을 넘어 도시 내부로 진입하였고, 치열한 전투 끝에 난공불락 같았던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하게 되었다. 

이스탄불 군사박물관을 방문하고 만감이 교차했다. 튀르키예 방문 중 이스탄불 군사박물관에서의 교훈은 그곳에서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졌던 포격 소리만큼 큰 울림으로 남았다. 외부의 어떤 공격에도 쉽게 노출되지 않도록 우리 내면의 성벽을 강화하면 어떨까. 내면에 해결되지 않은 상흔을 통해 작은 여우는 언제들이 들어올 수 있다. 정원 안에 무성하게 자라는 잡초와 엉겅퀴, 쓴 뿌리를 제거하고 향기 가득한 정원이 되면 어떨까.

인류 역사는 시대마다 다양한 변곡점을 지나며 방향이 전환되었다. 개인이나 공동체, 어떤 민족의 역사를 보아도 큰일에서 실패하거나 패망하지 않았다. 작은 실수, 그냥 간과하고 스쳐 지나간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 일들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왔다. 역사는 누가 어떤 각도에서 평가하느냐에 따라 역사를 기록하고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표면화되지 않은 현상 이면에 우리가 알 수 없는 수많은 사건이 있었으리라.

<박영실 수필가·시인>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추억의 아름다운 시] 발자국

정호승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되듯이발자국도 따라가 별이 되는가내가 남긴 발자국에 핀 민들레는해마다 별이 되어 피어나는가 내 상처에 깊게 대못을 박고멀리 길가에 내던져진나의 손에는 깊

[수필] 빈 잔으로는 누구의 갈증도 채울 수 없다
[수필] 빈 잔으로는 누구의 갈증도 채울 수 없다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도대체 왜 이래요?”점심시간, 정적을 깨는 날카로운 고함과 함께 접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직감적으로 강 할머니가 계신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서브디비전 주택, 편리함 뒤에 숨은 규칙과 보험의 차이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서브디비전 주택, 편리함 뒤에 숨은 규칙과 보험의 차이

최선호 보험전문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처럼, 사람은 혼자보다 함께 살아갈 때 더 많은 편리함과 안전을 누리게 된다. 미국 주거 문화에서도 이러한 공동체 개념이 잘 드

[애틀랜타 칼럼] 목표가 있어야 행운도 있다

이용희 목사 행운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은 인생이란 커다란 지도에 흩뿌려져 있습니다. 당신이 아직도 행운을 잡지 못한 것은 명확한 인생의 지도를 갖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독자기고] 저물어 가는 미 제국의 패권
[독자기고] 저물어 가는 미 제국의 패권

김대원(애틀랜타 거주)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완전한 승리를 선언했으나 6주가 지난 지금 전쟁의 양상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갔다.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라

[법률칼럼] 학생비자 심사 강화, ‘재정’이 핵심이 된 이유

미국 학생비자 심사 기준이 자금의 액수보다 '재정의 신뢰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강화되었다. 영사과는 단순 잔액 증명 대신 자금의 형성 과정과 지속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하며, 특히 인터뷰 직전의 거액 입금이나 불분명한 제3자 지원은 거절 사유가 될 수 있다. 성공적인 비자 취득을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자금 흐름 확보와 학교 선택의 논리적 타당성을 갖춘 통합적인 준비가 필수적이다.

[행복한 아침] 흐르는 것은

김 정자(시인 수필가)         한 낮 기온이 여름으로 들어선 것 같은 한나절, 처타후치 강변을 찾았다. 강줄기는 넓은 강폭 따라 잔잔한 물결을 일구며 흘러가고 있다. 강 자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3)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3)

“재정전문가도 결국 SSA 공식자료로 돌아가야 한다” 천경태 (금융전문가) •공식 확인일: 2026년 3월 30일 (자료 출처: Social Security Administrati

[신앙칼럼] 호르무즈와 예수 그리스도(Hormuz and Jesus Christ, 요한복음 John 20:31)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요한복음 20:31의 생명으로 영적 제해권(制海權)을 선포하라 호르무즈와 예수 그리스도(Hormuz and Jesus Christ)는 ‘

[삶과 생각] 미쉘 강 후보
[삶과 생각] 미쉘 강 후보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4월 21일 청담에서 미쉘 강 후보 후원회가 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지난 선거에서 근소한 표 차이로 안타깝게 석패한 미쉘 강 후보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