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시와 수필] 흙내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2-03 09:13:00

시와 수필,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봄에는 흙도 달더라 얼마나 뜨거운 가슴이기에 

그토록 고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가 

 

영혼 깊숙이   

겨울을  

울어-- 울어--

아픈 가슴에 사랑의 불 지피더니

죽었던 겨울나무 가지마다

생명의 함성 일으켜

잠자는 내 영혼 흔들어 깨우네

 

한줌의 흙

수 많은 생명의 넋이 숨어 살고

너와 나의 또  하나의 목숨이더니

죽어도 다시 사는 영혼의 화신

목숨 또한 사랑이더라

 

흙내 

내어머니의 젖무덤

사랑의 젖줄 물고

이봄 다시 태어나리

 

꽃으로 --

바람으로-- 

사랑으로 --  ( 시, 박경자  1995년 쓴 시)

 

세상에 흙이 없다면… 하나님께서 흙으로 사람을 빚어 만드셨다는데… 사람들은 자신이 천상에서 내려온 그 누구인 줄로 착각하고 산다. 오늘 아침에도 내 속에 쓸 글이 떠오르지 않아 까만 어둠 사이로 솔숲을 거닐었다. 비에 젖은 솔을 껴안으며… “내대신 글을 써 주렴…” “내 속 뜰엔  세상에 찌들려서… 마음 나눌 친구도… 맑은 영혼도… 사라진지 오래다.” 거칠은 솔을 껴안고 어둠속을 헤매는 나를 보고… 새들이 내게 지쳐간다. ‘일어나세요.’ 새날이 밝아오는데… 문득, 고은 시인의 시 ‘그 꽃’을 보고 싶었다.

 

내려 갈 때

보았네

올라 갈때

보지 못한 

그 꽃

 

지금 막 생명을 키우는 ‘그 꽃’ ‘먼 꿈’은 과연 어디에 사는가… 까만 새벽을  깨우는 ‘그 생명’ 과연 어디에 살아 있기는 하는가…

 

겨울이 휩쓸고 간 

나의 텅빈 마음에도 

다시 봄은 오려는가…

 

한 여름을 눈부시게 화려한  

그 꽃 무덤은 어디에 숨어 사는가

겨울을 울어 울어

그 꽃씨를 가슴에 품고  살아 온

흙내를 맡으면  내영혼도 살것 같다

흙, 태초에 사람을 흙으로 지으셨다는 

그 하나님 냄새다.

 

사람은 세상에서 전쟁을 만들고 , 돈을 만들고, 사람 대신 인공 지능을 만들고, 그래도 살 수 없다 아우성들이다. 사랑 없는 세상에도  아무도 몰래  흙은 생명을 키운다. 하나님 냄새… 맡으려면 흙을 파고  그속에  아픈 겨울을 이기며 생명을 키운 흙냄새를 맡는 것이다.

 

태초에 천지 창조가 되던 

흑암의 

그날에

그 원천, 그생명이 

그 깊은 숨이 흙속에 산다.

'버트런드 러셀' 의 행복이 당신곁을 떠난 이유…

 

인간은 지나치게 강한 자극을 원하는 표면적인 쾌감, 병적인 갈망으로 심신을  황폐케 한다고 지적한다. 지나친 자극은 약물과 같아서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한다. 어느 날 그는 런던의 시골길을 아이와 함께 거닐다 두살 짜리 아이가 젖은 땅에 꿇어 앉아 얼굴을 땅에 묻고 알 수 없는 환호성을 터트렸다. 그때 그아이에게 충족된  생명의욕구는 매우 근원적인 것이었다. 콘크리트에 갇혀 사는 인간은 정신적으로 병들고, 초조함에 시달려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흙으로 빚어진 인간은 흙을 통하지 않고는 하나님이 주신 생명의 기운을 희망을 찾을 수 없다. 겨울이 휩쓸고 간  텅빈  꽃 밭을  서성이며  흙 속에서 아프게 겨울을  사는 꽃씨들에게 봄이 머지 않아 …하나님 가슴 흙을 품고  봄을 기다려 다오… 흙내… 밤마다 나의 꿈을 키우는 은밀한 고뇌, 기쁨을 키우는 쉼터 내 영혼을 키우는 기쁨의 꽃 바다 흙 속에는 영겁의 혼들이 숨어사는 지혜의 꽃바다 까만 꽃씨에 숨겨 있는 햇빛과 바람, 구름이  숨어산다.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흙 속에 묻힌 생명들이여…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서쪽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서정주 시인의 시)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I-94 한 줄 뒤에 숨은 ‘새 감시 시대’

케빈 김 법무사 최근 한국 언론에 “무비자 I-94 정보 제출, 얼굴인식·소셜미디어·DNA까지 확대 검토”라는 제목이 등장하자, 많은 분들이 “미국 가려면 공항에서 DNA까지 채취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8] 구르는나무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8] 구르는나무

이성열 사막을 가로질러 기어가듯이데굴데굴 구르는 나무를 보고비웃거나 손가락질하지 마어떤면에선 우리의 삶도거꾸러져 구르는 나무 같지짠물 항구도시 인천에서 태어나아버지를 따라 무논과

[행복한 아침]  겨울 안개

김 정자(시인 수필가)       이른 새벽. 안개에 둘러싸인 도심은 마치 산수화 여백처럼 단정한 침묵으로 말끔하고 단아하게 단장 되어있었다. 시야에 들어온 만상은 화선지에 색감을

[추억의 아름다운 시]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全文)

만리 길 나서는 길처자를 내맡기며맘놓고 갈 만한 사람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마음이 외로울 때에도''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

[한방 건강 칼럼] 불면증, 한방치료와 접지족욕(Groudning Foot Bath)의 시너지
[한방 건강 칼럼] 불면증, 한방치료와 접지족욕(Groudning Foot Bath)의 시너지

최희정 (동의한의원 원장) Q:  CJ, Maybe it does not work for me! I still sleep less than 6 hours!A:  Be patient

[신앙칼럼] 은혜의 환대의 모략(The Conspiracy Of Gracious Hospitality, 마태복음 Matthew 7:12)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환대(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환대(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환대의 대가,

[추억의 아름다운 시] 우리가 서로 사랑 한다는것

김수환 추기경 아침이면 태양을 볼 수 있고저녁이면 별을 볼 수 있는나는 행복합니다.잠이 들면 다음날 아침 깨어날 수 있는나는 행복합니다.꽃이랑, 보고싶은 사람을 볼 수 있는 눈.아

[수필] 카이자의 삼각형
[수필] 카이자의 삼각형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살다 보면 떠밀리듯 마주 서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변명이나 용서를 구할 틈도 주지 않고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을 때다. 버릴 수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가입 전에 꼭 알아야 할 용어 정리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가입 전에 꼭 알아야 할 용어 정리

최선호 보험전문인  메디케어에 처음 가입하거나 플랜을 변경하려 할 때,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바로 ‘용어’다. 파트 A, B, C, D부터 시작해 메디갭, 프리미

[애틀랜타 칼럼] 비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

이용희 목사 “나의 실패를 책임질 사람은 나 자신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나 자신이 바로 나의 큰 적이요 비참한 운명의 원인입니다. “이는 세인트 헬레나 섬에 유배되어 있던 프랑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