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출석 트렌드 맞게 설교 준비할 필요
최근 코로나19 확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주변에 기침하는 사람과 마스크를 쓴 사람을 다시 늘고 있다. 그러나 예전과 같은 ‘호들갑’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코로나19를 그냥 독감의 일종으로 취급하며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모습들이다. 교계도 마찬가지다. 불과 4년 전 코로나 팬데믹으로 거의 모든 교회가 문을 닫아야 했지만 이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아랑곳없이 모든 교회가 대면 예배를 열고 있다. 팬데믹 이후 실시된 여러 조사에서 대면 예배 출석률이 팬데믹 이전 수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상당히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한 보고서는 대면 예배 출석률이 실제로는 훨씬 낮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대면 예배 매주 출석 교인 절반 불과
여론 조사 기관 그레이 매터 리서치와 인피니티 콘셉츠가 지난 6월 발표한 ‘코로나 이후 교회’(Church After Covid) 보고서는 전통적인 대면 예배 출석률과 팬데믹 이후 나타난 교계의 새 트렌드를 기존 보고서와 조금 다른 시각으로 접근했다. 보고서는 따르면 대면 예배에 매주 출석하는 복음주의 교인은 약 54%로 팬데믹 이전 수준에 크게 못 치는 것으로 지적했다.
그레이 매터 리서치와 인피니티 콘셉츠가 팬데믹이 본격 확산하기 전인 2021 실시한 조사에서 복음주의 교인의 대면 예배 출석률은 87%로 조사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대면 예배에 한 달에 한 번조차 출석하지 않는 교인이 약 22%로 대면 예배 정기적으로 출석하는 트렌드에도 큰 변화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새 출석 트렌드에 맞춘 목회 필요
대면 예배에 띄엄띄엄 출석하는 교인이 늘면서, 교계 일부에서는 ‘정기 출석 교인’에 대한 기준이 바뀌어야 하고 새 트렌드에 따라 목회 방향도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정기 출석 교인의 정의를 묻는 설문 조사에서 개신교 목사 5명 중 3명은 한 달에 적어도 2번 이상 예배에 출석해도 정기 출석 교인에 포함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대면 예배에 한 달에 2번씩 출석하는 교인이 많은 교회는 매주 다른 교인을 대상으로 설교를 진행해야 하는 셈이다. 예를 들어 목사가 6주 설교 시리즈를 준비한다면 교인 중 절반이 6회 설교 중 2~3회만 듣는 결과로 설교 시리즈의 맥이 끊길 수밖에 없다. 온라인 예배 없이 대면 예배만 진행하는 교회의 경우 새 예배 출석 트렌드에 따른 대비책이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 교회 옮긴 교인 많아져
최근 몇 년 사이 교회에서 새 교인의 얼굴을 자주 보거나 반대로 언제부터인가 보이지 않는 교인도 많아졌다. 이는 팬데믹을 계기로 교회를 옮기는 추세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교인 중 약 26%는 현재 출석 중인 교회에 팬데믹 이후부터 다니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또 성인이 된 뒤 교회를 바꾼 경험이 있는 교인 중 절반은 약 5년 전부터 현재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처럼 팬데믹 이전 기존 교인은 감소하고 새 교인이 늘어나는 현상은 교회에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새 교인 비율이 증가하면 교회에는 활력소가 된다. 전과 다른 활기찬 에너지가 투입되고 잠재 봉사 인력도 늘 것으로 기대되는데 젊은 교인 많아진 교회일수록 더욱 그렇다.
동시에 목회 방향을 설정하고 설교를 준비할 때 새 교인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새 교인을 고려하지 않고 기존 목회 방향을 계속 이어가다가 자칫 기존 교인과 마찰이 발생할 수 있어 적절한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기존 교인이 감소하고 신규 교인이 늘어나는 경우 교회가 일시적인 재정난에 빠질 수 있다. 새 교인 특히 초신자의 경우 헌금을 정기적으로 내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 온라인 예배 시청 후 교회 선택
온라인 예배가 예배의 한 형태로 자리 잡은 점도 팬데믹 이후 나타난 가장 큰 변화다. 팬데믹 기간 치솟은 온라인 예배 시청률은 대면 예배 재개 뒤 많이 감소했지만, 시청률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고 새 교회를 찾는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온라인 예배에 참석하는 교인은 시간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는 점이 좋다고 말한다. 근무 시간이 일정치 않아 대면 예배 참석이 힘든 교인은 시간이 날 때마다 온라인 예배를 시청하면 된다.
또 건강상의 이유로 이동이 힘든 교인도 온라인 예배만큼 좋은 예배 참석 수단이 없다. 온라인 예배가 자리 잡자, 온라인 예배를 스트리밍하는 극장까지 등장했다. 특히 온라인 예배가 교인들의 교회 선택 기회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팬데믹 이전의 경우 온라인 예배를 시청한 뒤 출석 교회를 정했다는 교인은 5% 미만에 불과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약 15%의 교인이 온라인 예배를 교회를 찾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