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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총기·테슬라까지… 자산시장 ‘트럼프 효과’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4-07-17 08:53:32

비트코인·총기·테슬라까지, 자산시장 트럼프 효과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확장재정될 것’ 전망에 장기국채 금리 상승

장중 30년 물-2년 물 금리 역전 해소되기도

민간교도소 주가 8%, 트럼프미디어 30% 급등

11월까지 변수 많아“불확실성 대비”경고도

 

자산시장‘트럼프 효과’가 주목되고 있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를 하고 있다. <로이터>
자산시장‘트럼프 효과’가 주목되고 있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를 하고 있다. <로이터>

 

 

금융 자산시장에 ‘트럼프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다. 총격을 이겨내고 건재한 모습을 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은 발 빠르게 트럼프 관련 주식이나 자산군으로 투자처를 옮겨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트럼프 거래(Trump trade)가 돌아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 15일 미국 국채 시장에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bp(1bp=0.015포인트) 상승한 4.237%, 30년물 국채 금리는 6.6bp 상승한 4.463%를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확장재정 정책으로 재원 조달을 위한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 채권 공급이 늘면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수익률은 높아진다.

 

이와 달리 단기 통화정책을 주로 반영하는 2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0.4bp 상승에 그쳐 4.468%에 거래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장중 한때 30년물 수익률은 2년물 금리보다 높게 거래되며 일시적으로 장단기 금리 역전이 풀리기도 했다. 올 1월 이후 처음이다. 누버거버먼의 선임포트폴리오매니저인 프레드릭 렙튼은 “대표적인 트럼프 트레이드로 장기국채의 금리 상승이 나타난 것”이라며 “앞으로 (장기물일수록 금리가 더 높은) 기간 프리미엄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시장에서는 트럼프의 정책 성향을 반영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뛰었다. 민간 교도소 운영 업체인 지오그룹과 코어시빅의 주가는 각각 9.4%, 8.0% 급등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미국에서는 민간 교도소에 대한 지원과 이민자 구금이 확대된 바 있다. 스텀러거의 주가가 5.4% 뛰는 등 총기 관련 업체에도 투자 수요가 몰렸다. 트럼프미디어앤테크놀로지의 주가는 31.4% 급등했다.

 

가상자산도 급등했다. 총격 발생 전 5만9,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이날만 6% 이상 뛰며 6만4,000달러 선을 넘었다. 트럼프는 올 5월 “가상자산을 지지한다면 트럼프에 투표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비트코인에 친화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도 15일 1.8% 상승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총격 사격 발생 직후 그에 대한 지지 메시지를 남기면서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1일 로보(무인)택시 사업 공개 일정이 종전에 예고한 8월에서 10월로 연기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 8.4% 급락했다가 다음 날 2.99% 반등했었다. 지난 10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기세가 한풀 꺾였다가 다시 살아나는 양상이다.

 

이날 테슬라 주가가 오른 것은 지난 주말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직후 머스크 CEO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머스크는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현장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뒤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그의 빠른 회복을 희망한다”고 썼다. 또 피격 직후 주먹을 불끈 쥐고 들어올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진을 게시한 뒤 “미국에 이처럼 터프한 후보가 있었던 것은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마지막이었다”며 그를 루스벨트 전 대통령에 비교해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테슬라 주가가 다시 급등한 것은 전기차 판매나 로보택시와 관련된 것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이 매체는 “머스크의 트럼프 지지는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나왔다”며 머스크의 이런 행보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전기차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일부 달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전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왔으며, 자신이 당선되면 전기차 세액공제 등 지원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2일 머스크가 트럼프 측 정치활동 단체 ‘아메리카 팩’에 상당한 금액을 기부했다는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가 나온 데 이어 머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면서 트럼프 당선이 테슬라에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월가에서는 테슬라의 에너지 저장장치 사업 전망이 밝다는 분석도 나왔다. 투자회사 서스케한나 파이낸셜의 애널리스트 비주 페린체릴은 이날 보고서에서 “테슬라의 가정용 배터리 파워월3 설치가 증가하고 있다”며 캘리포니아처럼 이런 가정용 배터리의 활용도가 높은 지역에서 성장성이 클 것으로 기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확률 상승으로 증시에서 관련주 주가가 오르고 장기 국채 가격은 하락한 가운데 그러나 아직은 전체적인 파장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당선 확률 상승이 금융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은 아직 분명치 않다며 신중론을 나타냈다. 크로스마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시장 전략가 빅토리아 페르난데스는 이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선거까지 시간이 많이 있기 때문에 우린 한 걸음 물러서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랜즈버그 벤넷 개인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이클 랜즈버그는 “지난 주말 같은 상황은 우리가 고객에게 항상 현금을 비축하라고 권장하는 이유”라며 “이번 사태가 주식시장 전반 위험을 높이고 유동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당장은 이번 주 발표되는 기업 실적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정책에 집중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말했다. 오펜하이머 자산운용의 CIO 존 스톨츠퍼스는 “깜짝 놀랄만한 사건이 투자자들을 막지 못하곤 한다”며 “이들은 기업 실적 발표와 경제지표를 눈여겨볼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관리회사 롱테일 알파의 설립자인 인 비니어 반살리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정말 금리인하를 원한다고 생각하며, 이게 단기 금리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며 “장기 금리를 보면 금융시장에선 이제 트럼프 경쟁자가 거의 없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만기 2년~30년 국채의 금리 차이가 플러스가 되고 궁극적으로 최대 2%포인트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마켓츠의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거시 전략 책임자인 팀 그래프는 “장단기 금리차 정상화가 트럼프 효과라기보다는 인플레이션 둔화, 노동시장 둔화, 연준 개입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집권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것이라고들 하는데, 그 점은 그렇게 명확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11월 대선까지 여러 정치적 변수로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건자산운용의 프리야 미스라는 “정치는 이분법인 데다 위험 분산이 어렵고 경쟁이 치열해 불확실성이 높다”며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변수가 쏟아지면서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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