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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권도형·신현성, 처음부터 투자자들 속이려 했다

한국뉴스 | 사회 | 2024-06-18 08:34:15

테라, 권도형·신현성, 처음부터 투자자들 속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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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거래, 식별 못하게 할 것” 메신저 대화

한국 검찰, 법원 제출… 미국 소송서도 증거로

“ 투자자 속인 정황 확인”vs“.농담이었을 뿐”

 

테라 사태의 권도형(왼쪽)씨와 신현성씨.<연합>
테라 사태의 권도형(왼쪽)씨와 신현성씨.<연합>

 

 

전 세계적으로 400억 달러가 넘는 피해를 가져온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공범으로 한국에서 기소된 신현성(38·미국명 대니얼 신)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와 함께 운영 초기부터 투자자들을 속이려 했던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담긴 대화 내용이 한국 법원에 제출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공준혁 부장검사)는 지난 10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신씨의 1심 재판부인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장성훈 부장판사)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를 권씨와 신씨가 사업 초기부터 고의로 테라 관련 거래를 조작해 투자자를 속이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본다. 허위 거래로 거래량을 부풀려 투자자들을 유치해 사업을 확장하려 했다는 것이다.

 

권씨와 함께 테라폼랩스를 공동창업했던 신현성씨는 유신정권의 실세였던 신직수 전 중앙정보부장의 손자로, 홍석현 중앙그룹 회장이 고모부이며 홍석현 회장의 장남인 홍정도 중앙일보 부회장과 사촌간이다. 신씨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 거래 조작 등을 통해 무려 4,629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한국에서 불구속 재판 중이다.

 

검찰의 의견서는 2019년 5월 권씨와 신씨가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 ‘차이’(Chai)를 두고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이 담겼다. 권씨는 신씨에게 영어로 “내가 그냥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 거래를 생성할 수 있다. ‘차이’가 성장하면 (가짜 거래를) 줄이면 된다. 내가 식별 못하게 만들 테니까”라고 말한다. 이에 신씨는 “소규모로 시험해보고 어떻게 되는지 보자”라고 반응하고, 권씨는 “알겠다”라고 답한다.

 

이 대화는 미국에서도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4월 권씨의 사기 행위를 인정한 뉴욕 남부연방법원 민사소송 배심원단에 제출한 내용이기도 하다.

 

SEC는 지난 2021년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테라의 안정성과 관련해 투자자들을 속여 거액의 손실을 입혔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권씨의 혐의를 인정한 배심원 평결에 따라 권씨 측과 44억7,000만달러 규모의 환수금 및 벌금 납부에 합의했다.

 

한국 검찰 역시 신현성씨를 기소할 당시부터 권씨와 신씨 등이 처음부터 한탕을 노리고 판을 키웠다고 판단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루나 코인 가격을 올린 뒤 팔아 거액을 벌기로 마음먹었다. 개인 투자자를 속여 코인 판에 뛰어들게 하고, 각자가 분야를 나눠 맡은 과정도 명시됐다.

 

테라 프로젝트 추진이 결정된 건 2018년 초순인데, 같은 해 9월 한국 금융당국은 사업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최종 확인했다. 이 내용은 초기 멤버를 비롯한 프로젝트 관계자들에게 공유됐지만 권씨와 신씨는 사업을 접는 대신, 허위 코인백서를 이용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그러는 동안 권씨는 7,000만개, 신씨는 3,800만 개의 루나코인을 챙겼다. 이후 루나코인이 최대 14만원에 거래됐던 걸 고려하면 권씨와 신씨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챙긴 것으로 검찰은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신현성씨 측은 테라·루나 폭락의 원인이 권도형씨의 무리한 운영과 외부 공격 탓이라며 사기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신씨 측 변호인은 17일 입장문을 통해 “해당 대화는 권도형이 농담조로 지나가듯이 발언한 것에 불과하였으며 실제로 이에 따라 “가짜 거래가 발생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권도형씨는 테라·루나 폭락 직전인 2022년 4월 한국을 떠나 도피 행각을 벌이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여권 위조 혐의로 체포된 뒤 계속 현지에서 구금돼 있다. 뉴욕 검찰은 지난해 증권 사기 등 8개 혐의로 그를 재판에 넘겼고, 한국과 신병 확보를 두고 줄다리기하고 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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