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주 18세 고교생 129쪽 분량 선언문 작성
10대 아시아계 고교생이 유명해지기 위해 대규모 학교 총기난사를 계획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번 사건은 오는 20일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 발발 25주년을 앞두고 일어나 미국을 위협하고 있는 학교 캠퍼스 총기난사 가능성에 다시 경종을 울리고 있다.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에 따르면 이 지역 우튼 고교에 재학하는 18세 학생이 ‘학교에 총을 쏘고 싶다. 이는 몇 달 전부터 계획했으며 나는 지금 아버지의 총기 케이스 앞에 앉아있다. 내일이면 이 총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문건을 작성하고 소셜미디어 등에 총기난사 위협을 한 혐의로 지난 17일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학생의 신원은 알렉스 예로 확인됐으며, 태어날 당시는 안드리아 예라는 여자 이름을 쓰고 있었지만 이후 자신의 이름을 알렉스라는 남자 이름으로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 학생이 성정체성 문제로 학교에사 따돌림을 당하는 등의 경험이 사건의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가 129쪽 분량의 문건은 허구의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총기난사를 예고한 선언문(manifesto)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밝혔다. 문건을 요약한 법원 자료에는 어떻게 총격 사건을 벌일지에 대한 자세한 계획을 포함해 총기는 AR-15 스타일의 반자동 소총이며 초등학교가 가장 쉬운 타켓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 자료에 따르면 체포된 학생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으며 2022년 12월에도 ‘학교에 총을 쏘겠다’고 위협하는 등 망상 증상을 보여 존스홉킨스 대학병원에 5개월간 입원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2022년 가을학기부터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고 있었으나, 최근 구체적인 총기난사를 명시한 문건이 발견되면서 다시 병원에 입원하게 됐고 이를 심각하게 여긴 병원 직원들이 학교와 수사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몽고메리 카운티 당국 관계자는 “자칫 끔찍한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었지만 익명의 제보를 비롯해 관계 기관의 공조로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다”며 “총기관리는 물론 정신 건강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