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한 번뿐인 인생 즐기자! ”… 바뀐 소비 형태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4-04-15 09:40:41

바뀐 소비 형태, 경험중시 소비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팬데믹 후 경험중시 소비

 ‘여행·콘서트’돈 물 쓰듯

현금 없으면 빚내서라도  

위기가 사고방식 바꿔

 

애리얼 빈슨은 코로나 팬데믹 발생하기 전까지 거의 여행을 가지 않았다. 그런데 이젠 마치 중독된 것처럼 여행을 끊을 수 없게 됐다. 28세 작가로 댈러스에 거주하는 그녀는 애틀랜타에 열리는 비욘세 콘서트, 시카고의 어셔 콘서트, 친구들과의 자메이카 여행에 아무 거리낌 없이 돈을 썼다. 그녀의‘욜로’(YOLO·You Only Live Once) 계획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다음 콘서트 일정이 발표되자마자 친구들과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고 여행 일정을 짜느라 여전히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코로나 팬데믹 이후 소비에 대한 가치관이 완전히 바뀌었다”라는 빈슨은“경험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비용이 얼마든 반드시 해야 한다”라고 요즘 추구하는 새 라이프스타일을 설명했다.

 

‘파멸적 지출’(Doom Spending), ‘저축은 대충’(Soft Saving), ‘욜로’(YOLO)…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인이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 형태다. 최근 미래에 대비한 저축은 적게 하고 콘서트, 스포츠 경기, 해외여행 등에 돈을 펑펑 쓰는 미국인 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작년 해외여행과 라이브 콘서트 지출 비용이 30%나 급등해 전체 소비자 지출의 5배를 넘었다. 반면 개인 저축은 경기 대침체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최악의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지갑은 닫힐 줄 모른다. 올해 2월 소비자들은 전달보다 무려 1,455억 달러를 더 지출했는데 대부분 제품 구입이 아닌 서비스에 퍼부은 돈이었다. 같은 기간 개인 저축률은 1월 4.1%에서 3.6%로 더 떨어졌다. 경기 대침체 이후 나타난 근검절약 정신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위기가 미국인들에게 경험할 수 있는 것에 더 지출하도록 각성(?)시킨 계기로 작용한 것이다. 

 

■위기 후 사고방식 바뀌어

UC버클리 율리케 맬먼디어 행동금융학 교수는 “위기를 경험하면 사람의 뇌에 새로운 사고방식이 박힌다”라며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우리는 팬데믹 이전과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라고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경험 중시 소비 트렌드를 설명한다. 맬먼디어 교수에 따르면 경제 위기가 있을 때마다 돈에 대한 사람들의 가치관이 바뀐다. 

1929년 주식 시장 대폭락과 이로 인한 대공황 시기를 살아온 세대는 은행과 금융 기관에 대한 불신이 매우 깊다. 실직을 경험한 사람은 새 직장을 찾기 전까지 지출을 최대한 줄이려는 경향을 보인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를 경험한 세대는 언제 닥칠지 모를 경기 침체에 대비해 월급을 최대한 저축하는 습관을 갖게 됐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에 의한 위기는 저축과 절약을 유도한 과거 경제 위기와 다른 소비 습관을 낳았다. 맬먼디어 교수는 “사람들과의 교류, 사교, 여행 등 팬데믹 기간 누리지 못했던 경험에 아낌없이 지출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저축률 3.6%로 바닥

재정 자문가 캐롤린 맥클라나한은 이런 현상을 현장에서 몸소 목격하고 있다. 그녀의 고객 중에서도 팬데믹 이전에 비해 저축과 은퇴 자금을 줄이고 여행이나 콘서트 등을 다니며 인생을 즐기는 고객이 늘었다. 맥클라나한은 “사람들 사이에서 ‘욜로’에 대한 로망이 있었으나 그동안 최대한 억제하며 살아왔다”라며 “팬데믹은 현재 삶이 중요하다는 경각심을 준 계기로 지금을 즐겨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월급이 오르고 취업 기회가 많아진 것이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지출을 늘릴 수 있는 이유다. 주식 시장 호황과 집값 상승으로 중산층 자산이 불어난 점도 ‘욜로’ 라이프 스타일을 가능케 한 요인이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미국인들은 약 4,300억 달러에 달하는 팬데믹 기간 저축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후 소비 붐이 일면서 저축률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분석국’(U.S. Bureau of Economic Analysis)의 집계에 의하면 가처분 소득 대비 개인 저축률은 2020년 4월 32%까지 높아졌으나 올해 2월 3.6%까지 낮아졌다. 

■돈 없으면 빚을 내서라도

가장 우려되는 점은 ‘욜로’ 분위기에 편승해 돈이 없어도 지출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크레딧카드 부채는 팬데믹 이후 22%나 급증했고 당장 지불할 필요 없는 ‘선 구매 후 지불’(Buy Now, Pay Later) 방식의 할부 구매에 손을 대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지난해 크레딧카드로 여행과 여가 활동에 지출한 비용은 2022년보다 7% 늘었다. 

특히 경비가 많이 드는 유럽 여행을 크레딧카드로 결제한 비율이 지난해 전년보다 26%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인들의 여행비 지출은 올해도 멈추지 않을 기세다. ‘연방교통안전국’(TSA)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도 여행을 떠나는 미국인은 작년보다 증가 추세다. 또 앞으로 6개월 이내에 해외여행 계획이 있다는 미국인도 전체 중 22%로 조사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각종 티켓 판매 사이트인 티켓매스터의 모회사 라이브 네이션은 소비 붐에 힘입어 작년 역대 최고인 23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매출 규모는 이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이클 래피노 라이브 네이션 CEO는 “어떤 공연이든 티켓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라며 “티켓 판매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희소식을 전했다.  

■ ‘외식·의류 구입비’는 줄여

소비자들이 무책임하게 돈을 써대는 것만은 아니다. 여행, 콘서트, 스포츠 경기 등 경험을 위한 지출에는 후하지만 외식과 의류 구입, 배달 음식비 등을 줄여 비용을 마련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시애틀에 거주하는 마이클 리는 주말이면 코미디 쇼, 콘서트, 아이스하키 경기, 주말여행을 즐기느라 24시간이 모자란다. 리는 이번 달 하와이 여행을 다녀오는 것 외에도 오는 8월에 있을 록 밴드 콘서트 티켓도 이미 구입해 놨다. 

40세 소프트웨어 개발업자인 리는 “집착적으로 절약하던 삶의 방식이 팬데믹 이후 ‘나가서 삶을 즐기자’라는 라이프 스타일로 바뀌었다”라고 말한다. 리가 지출을 아끼지 않는 곳은 여행과 레저 등이고 나머지 부문은 여전히 근검절약을 실천하고 있다. 

20년 된 도요타 코롤라는 당분간 바꿀 생각이 없고 외식비는 절반을 줄였다. 냉장고에는 외식 대신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냉동식품이 가득하다.

■또 다른 위기 있어야 멈출 것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이 같은 소비 행태는 또 다른 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나디아 밴더홀 재정 전문가는 “사람들은 팬데믹 기간 삶과 현재 원하는 삶의 방식 간 적절한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라며 “소중한 경험을 위해 지출하면서 재정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의 최대 수혜 업종은 여행 업계로 이미 작년부터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뉴욕에서 여행업체를 운영하는 수잔 블룸 대표는 이미 2026년 해외여행 상품 예약을 받고 있다. 그녀는 최근 몇 년간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올해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블룸 대표는 “팬데믹 기간 집에 갇혀 지내던 사람들이 이제 그러한 경험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라고 여행 수요 폭등 이유를 설명했다. 폭등한 여행 수요 중 Z세대 등 젊은 세대의 수요가 많은 점은 전과 다른 점이다. 블룸 대표는 “고급 의류나 외식에 돈을 낭비하지 않고 여행 계획을 세우는 젊은 고객이 다수”라며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그리스 등 유럽 해외여행에 대한 젊은 고객의 예약이 늘고 있다”라고 전했다.

경험을 중시하고 지출을 아끼지 않는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지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경제 전문가들은 대규모 해고나 경기 침체와 같은 재정 위기가 발생해야 지출에 소비자들의 생각이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경제 연구기관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시장에 심각한 위기가 찾아와야 현재의 소비 행태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지금 나타나고 있는 소비 행태는 신기루가 아닌 근본적인 변화로 받아들여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 지출 급증은 서비스 분야 일자리가 추가에 보탬이 됐지만 인플레이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지난해 서비스 부문 물가 상승률은 3.8%로 기타 상품 물가가 0.2% 하락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아폴로 그로벌 매니지먼트의 토스톤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호텔, 항공, 공연 업계 인플레이션은 연준에게 큰 도전 과제”라고 지적했다.  

<준 최 객원기자>

 

최근 여행, 콘서트, 스포츠 경기 등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팬데믹 이후 소비자들이 사고방식에 변화가 생긴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사진=Shutterstock>
최근 여행, 콘서트, 스포츠 경기 등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팬데믹 이후 소비자들이 사고방식에 변화가 생긴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사진=Shutterstock>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이민단속국 총격 여성 사망에 시위 확산…충돌·긴장 고조
이민단속국 총격 여성 사망에 시위 확산…충돌·긴장 고조

미니애폴리스 연방청사 앞에 시위대 집결…당국, 최루가스 발사 미네소타 州당국 “FBI가 수사 막고 있다” 반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자 단속

바디프랜드, CES 2026 10년 연속 참가
바디프랜드, CES 2026 10년 연속 참가

AI·로봇·디지털 융합 ‘K 헬스케어로봇’ 선봬 헬스케어로봇 기업 바디프랜드가 1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30만명 월드컵 특수... 애틀랜타 대중교통 점검
30만명 월드컵 특수... 애틀랜타 대중교통 점검

MARTA 수송대책 점검 2026년 FIFA 월드컵 기간 중 30만 명 이상의 인파가 애틀랜타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지아 주정부가 MARTA의 대중교통 수송 대책을 집

에이브럼스, 주지사 불출마 선언
에이브럼스, 주지사 불출마 선언

"독재 저지 위한 강연 지속" 지난 두 차례에 걸쳐 민주당 주지사 후보였던 스테이시 에이브럼스(사진)가 2026년 주지사 선거 불출마를 공식으로 선언했다.에이브럼스는 8일 언론에

애틀랜타 오피스 시장 회복 신호탄?
애틀랜타 오피스 시장 회복 신호탄?

미드타운 피치트리 타워 건물2억4,500만달러 재융자 성사 미드타운 대형 오피스 건물이 대규모 재융자에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침체된 오피스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는 계기가 될

내주 개회 주의회 올 회기 주요 쟁점은?
내주 개회 주의회 올 회기 주요 쟁점은?

조지아주 의회가 12일 제158회기 두 번째 연도 일정을 개시한다. 이번 회기에서는 소득세 전면 폐지와 재산세 감면을 두고 상·하원이 대립할 전망이다. 또한 학생 문해력 위기 해결, 의료 인력 확충, HOA 권한 남용 방지, 세입자 권리 보호 등 민생 법안들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2026년 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예상된다.

이민단속요원 총격에 사망 여성 영상보니…트럼프 설명과 달라
이민단속요원 총격에 사망 여성 영상보니…트럼프 설명과 달라

사망여성이 단속요원 차로 쳤다는 트럼프 주장과 배치되는 영상 공개 지난 7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자 단속 작전 과정에서 여성이 총격으로 숨

주말 애틀랜타서 서정일 미주총연 회장 취임행사
주말 애틀랜타서 서정일 미주총연 회장 취임행사

9일 오후 5시 제31대 총회장 취임식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 제31대 서정일 총회장의 취임식 및 미주총연 이사회와 임시총회 일정이 이번 주말 조지아주 둘루스 일대에서 연속

애틀랜타 등서 불법 스키밍 장치 대거 적발
애틀랜타 등서 불법 스키밍 장치 대거 적발

연방 비밀경호국 대대적 합동작전전국9천여 사업장서 411대 제거  애틀랜타를 포함 전국 주요 도시에서 불법 카드 스키밍 장치 수백대가 적발돼 수거조치 됐다.연방 비밀경호국(U.S.

ICE 요원 총격… 시민권자 여성 사망 ‘발칵’
ICE 요원 총격… 시민권자 여성 사망 ‘발칵’

대대적 이민단속 충돌 37세 백인 운전자 피살 ‘정당방위 vs 과잉무력’ 반 발 시위 ‘일촉즉발’ ‘제2의 플로이드’ 우려   7일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의 총격을 받고 사망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