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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은 숫자가 아닌 ‘논리’로 결정해야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4-04-08 09:45:24

지출, 숫자가 아닌, 논리로 결정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노벨 경제학 수상 대니얼 카너먼 교수 교훈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결정을 정의하기

감정적 결정 피하고 대안·기회비용까지 고려

 

 논리적인 재정 결정을 내리려면 감정이 작용하는 결정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사진=Shutterstock>
 논리적인 재정 결정을 내리려면 감정이 작용하는 결정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사진=Shutterstock>

 

 

필자의 할머니는 재정 문제와 관련,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데 매우 익숙했다. 그녀는 자기 감정이 행동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했다. 한번은 필자가 할머니에게 ‘왜 우리집에는 세탁기만 있고 건조기는 없느냐’고 물었더니 “그게 바로 하나님이 햇빛을 창조하신 이유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할머니는 돈은 산수가 전부가 아니라고 종종 가르치셨다. 그녀는 최선의 이익이 아닌 행동을 하게 하는 본능을 통제해야 한다는 것을 일찌감치 이해하셨던 것 같다.

할머니가 무엇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어떤 것도 그녀의 결정을 바꾸지 못했다. 분수에 넘치는 삶을 사는 것은 그녀에게 비논리적이었고 빚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그녀의 재정 철학이었다. 고등학교만 졸업한 그녀는 필자에게 행동 경제학의 선구자인 대니얼 카너먼 교수와 같은 존재였다.

최근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카너먼 교수는 심리학자로 심리학 연구를 통해 나온 통찰을 경제 과학, 특히 불확실성 하에서의 인간 판단과 의사 통합에 접목한 논문으로 2002년 동료 경제학자 버논 스미스와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2011년 저서 ‘사고하기, 빠르고 그리고 느리게’에서 카너먼 교수는 최근 인지 및 사회 심리학의 발전에 있어서 인간의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편향성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은 비이성적 존재다. 그로 인해 비이성적인 재정 결정을 내릴 때가 많다. 수리비가 1,500달러 든다는 이유로 5만 달러짜리 새 차량을 구입하기도 한다.

1,500달러를 들여 수리하면 적어도 몇 년간 할부금 부담 없이 멀쩡하게 차를 운전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이자율이 낮은 은행 계좌에 2만 달러의 돈을 저축하면서 이자율이 20%가 넘는 크레딧 카드 부채로 1만 달러씩 쓰는 비이성적인 결정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린다.

보다 나은 재정 생활과 이성적인 재정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은 재정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카너먼 제시를 살펴본다.

 

■결정을 정의하기

‘무엇을 달성하고 싶은가?’에 대해 명확히 알아야 한다. 의사 결정 과정의 첫 번째 단계는 분명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사람들은 경제학에 기반을 둔 선택을 내리지 않고 감정이 결정을 이끌도록 한다. 큰 집을 구입하려는 부부가 있었다. 그들은 지금보다 많은 공간이 필요해서 큰 집 구입을 결정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의 결정 배경에는 남편보다 부인의 입김이 더 컸다. 많은 공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이 공간에 그녀의 옷과 신발을 보관해야 했던 것이 큰 집 구입을 결정한 속 배경이었다. 이미 부채가 많은 부부가 큰 집 구입을 위한 모기지 대출까지 받으면 그들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확실하다.

해결되지 않는 개인적인 문제로 인한 부인의 과소비 경향으로 그들은 비이성적인 재정 결정을 내리려고 했다. 다행히 재정 상담가와의 상담을 진행한 뒤 큰 집 구입을 포기하고 현재 집에서 당분간 내리겠다는 이성적인 재정 결정을 내렸다.

 

■욕구 vs. 필요

욕구인가? 필요인가? 이것은 이유를 묻는 왜?라는 질문이다. 시동할 때마다 엔진소리가 시끄러운 낡은 차를 새 차로 바꿔야 하나? 왜?라고 물어본 뒤 정직하게 필요에 의한 이유인지 단순히 원해서 차를 바꾸고 싶은지 답해본다. 기계적 결함으로 도로에서 차가 멈추는 등의 고장이 자주 발생한다면 필요에 의한 구입이다.

‘차량 수리비로 수천 달러를 쓰느니 차라리 새 차를 구입하겠다’, 멀쩡히 작동하지만 ‘오래된 차에 싫증을 나서 새 차를 사고 싶다’라는 이유로 새 차 구입을 고려한다면 이것은 필요가 아닌 불편함을 피하고 싶은 감정이 지배하는 비이성적인 이유다.

 

■모든 대안 고려

재정적 결정을 내리기 전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조건이 있는지 확인해 본다. 예를 들어 차량을 예산이 우선이라면 아무리 마음에 드는 차를 찾아도 예산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차량 구입 시 연료 효율을 양보할 수 없다면 전기차량이든 하이브리드 차량이든 둘 중 연료 효율이 높은 차량을 구입하면 된다. 또 집을 구입할 때 학군이 양보할 수 없는 조건이라면 학군 위주로 집을 찾으면 재정적으로 큰 무리는 없다.

재정적 결정에 앞서 모든 가능한 대안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실행 가능한 모든 대안을 테이블을 올린 뒤에 각 대안을 철저히 비교해 가장 적절한 대안을 선택해야 한다. 수리가 필요한 차량 때문에 새 차 구입이 망설여 진다면 수리와 구입을 비교해야 한다.

수리를 통해 통학이나 통근에 큰 문제가 없다면 구입보다 수리가 재정적으로 현명한 결정이다. 수리비가 너무 많다고 판단되면 대중교통 이용이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수리나 대중교통 이용도 현실적으로 실행 불가능하다면 새 차 구입을 최종 대안으로 삼으면 된다.

 

■기회비용 고려

각 대안의 비용을 점검해야 한다. 단기적인 지출에 초점을 두면 안 되고 추가 비용이 발생 여부까지 고려해야 한다. 기회비용에 대한 검토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 기회비용은 선택의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다른 비용을 의미한다.

지출이 반드시 필요한 비용이지만 지출로 인해 다른 투자 기회를 놓치지는 않는가 등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새 차를 구입하면 월 1,000달러를 할부금으로 납부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비상 자금 마련에 영향을 받지 않을 지 등을 살펴야 한다.

행동경제학의 선구자인 카너만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우리의 판단과 결정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한 그의 답변은 “노력을 투자하지 않고는 얻을 수 있는 성과는 많지 않다”라는 것이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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