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이민온 양남주씨
1960년대에 미국으로 이민 온 올드타이머 한인 여성이 미국내 한국어 및 한국학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워싱턴 주립대(UW) 한국학센터에 120만 달러 가까운 거액을 기부해온 것으로 전해져 화제다.
주인공은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올림피아에 살고 있는 양남주씨로, 양씨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 9월 UW 한국학 센터가 박사과정을 만들기 위해 펠로우십 인다우먼트와 장학기금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고 한다.
양씨는 미국내 한국학 연구가 활발한 대학의 하나인 워싱턴대에서 한국학 박사를 키워야 한다는 포부를 갖고 이 대학 한국학센터 소장인 하용출 교수를 만나 기부 의사를 밝혔다. 양씨는 이때부터 나눠서 기부를 해 올해까지 총 120만 달러에 가까운 액수를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62년 경기여고를 졸업한 양씨가 UW 한국학센터에 이처럼 남다른 애정을 쏟은 것은 그녀가 가지고 있는 한국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기 때문이다.
양씨는 1967년 단돈 200달러를 들고 올림피아로 이민을 온 뒤 1972년부터 워싱턴주 정부 산하 기관들에서 일을 시작했으며 일을 하면서도 각고의 노력 끝에 에버그린 스테이트 칼리지를 졸업했다.
1970년대 당시 대니얼 에반스 워싱턴 주지사가 창설한 아시아계 자문위원회에서 일하는 동안 당시 미국사회에서 문제가 돼왔던 인종 및 여성 차별을 겪으면서 한인을 비롯해 소수계와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불평등을 절실히 느꼈고, 그들의 위상과 권리를 향상시키기 위해 사회단체들과 협력해 풀뿌리 운동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양씨는 “한국에 대한 언어는 물론 문화, 사회, 역사 등을 다양하게 연구하고 전파시킬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낼 한국학 센터의 박사학위 과정은 필수라 생각해 기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