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다트머스 대학에 이어 예일 대학도 SAT, ACT 등 대학입시 표준화 시험 성적 제출을 다시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여러 연구에서 표준화 시험 성적에 따라 대학 성적이 좌우되는 것으로 증명됐기 때문이다. 많은 학생이 시험을 치를 수 없었던 코로나 팬데믹 기간 시험 성적 제출을 선택 사항으로 변경하거나 아예 받지 않는 대학이 급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AT 시험을 주관하는 칼리지보드에 따르면 2022년에만 약 170만 명의 12학년 학생이 SAT 시험을 한 차례 이상 치렀고 ACT 시험을 치른 학생도 135만 명으로 모두 전년보다 증가했다. 앞으로 대학 입시 결과를 다시 좌우하게 될 대학입시 표준화 시험 준비 요령을 자세히 알아본다.
SAT, ACT 준비 학생 다시 늘 전망
‘시험 준비’일찍 할수록 유리
모의시험으로 자신 있는 시험 선택
때로는 부모가 좋은 준비 파트너
■시험료 면제 신청
나날이 치솟는 대학 등록금 마련에 학부모와 학생의 등골이 휜다. SAT와 ACT 시험 비용이 각각 60달러와 93달러(작문 포함)로 인상됐다. 시험을 여러 번 치러야 하는 학생에게는 시험 비용이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학생은 ‘시험료 면제’(Fee Waiver) 혜택 자격이 있는지 알아보면 도움이 된다. 일부 주에서는 공립학교 재학생에게 시험료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학교 카운슬러에게 시험료 면제 신청 요령에 대해 문의하고 필요하다면 여러 번 면제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면 좋다.
■일찍 준비 시작
대학 입시 준비를 일찍 시작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험 준비도 일찍 시작할수록 높은 성적을 올릴 기회가 많다. 시험 준비에 가장 필요한 것이 시간인 만큼 일찍 시작해야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 시험 준비 기간 최대한 많은 문제를 풀어야 시험에 대한 불안을 줄이고 시험 당일 긴장감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시험 유형 선택
SAT와 ACT는 유사한 것 같으면서도 여러 면에서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ACT 시험의 경우 과학 항목이 있지만 SAT는 독해와 수학으로만 이뤄진다는 것이다. 또 ACT 수학 항목은 SAT 시험에는 없는 ‘기하학’(Geometry) 문제를 포함한다. 시험 유형 선택에 앞서 SAT와 ACT 모의시험을 치러보는 것이 좋다. 점수가 높고 이해가 수월한 시험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준비하면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되는 성적을 올릴 수 있다.
■목표 세우기
늦어도 11학년에 시험 점수 목표를 세우고 시험 일정을 결정해야 한다. 11학년 가을쯤 언제 시험을 볼지 결정하고 겨울 방학을 시험 전략 수립과 준비에 집중하는 데 사용한다. 이전에 이미 시험을 한 번 이상 치른 학생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주력하면 된다.
겨울 방학 동안 시험 준비를 마치고 11학년 봄쯤 두 번째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운다. 교육전문가들에 따르면 11학년이 끝나기 전 시험을 모두 치르고 대학 입시에 필요한 점수를 받아야 다른 입시 준비에 차질이 없다.
■각 대학 평가 절차 이해
진학을 원하는 대학을 선택했다면 해당 대학의 시험 평가 절차를 이해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많은 대학이 대학입학표준시험이 대학 입시에 미치는 영향을 덜 중시하는 경향이 생겼다. 이후 여전히 많은 대학이 시험 성적 제출과 관련, ‘선택사항’(Test-Optional) 또는 ‘무제출’(Test-Blind)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대학 웹사이트를 통해 어떤 원칙을 채택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선택사항은 시험 성적을 제출할 필요는 없지만 제출한 경우 성적을 입학 결정에 고려하는 원칙이다. 반면 무제출 원칙을 채택한 대학은 시험 성적 제출을 요구하지도 않고 제출해도 전혀 검토하지 않는다.
따라서 선택사항 원칙을 채택한 대학에 지원하려는 학생은 시험 성적에 따라 제출 여부를 선택하면 된다. 시험 성적이 낮아도 다른 자격이 우수한 학생은 무제출 원칙을 채택한 대학에 지원하면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모 역할 중요
부모를 ‘잔소리만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면 높은 시험 성적을 올리는 데 도움이 안 된다. 시험을 준비할 때 부모만큼 좋은 파트너가 없다. 다만 부모가 올바른 방식으로 자녀의 시험 준비를 도와야 한다. 부모는 자녀의 시험 준비 동료이자 격려자 역할에만 집중해야 하고 지나치게 개입하면 역효과만 낳는다.
시험 문항과 방식이 매년 조금씩 바뀌고 있기 때문에 부모 시대 시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은 전혀 도움이 될 수 없다. 또 시험을 앞두고 특정 점수를 강조하는 것도 자녀의 시험 부담감만 높이는 행위다. 대학입학표준화 시험의 자녀가 얼마나 똑똑한지를 평가하는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자녀의 시험 성적과 비교하는 행위도 피해야 한다.
■사설 학원, 무료 준비 기관
시험 준비를 돕는 학원과 기관이 많다. 학원마다 수업 당 학생 수, 강의 방법, 강의 방식(대면 또는 온라인), 강의료 등 많은 차이가 있다. 우선 시험 준비에 얼마만큼의 도움이 필요한지 파악하고 강의료 등을 따져 필요시 적합한 학원을 결정하면 된다.
반드시 강의료를 내야 하는 학원에 등록할 필요는 없다. 무료로 시험 준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안도 많다. 대표적인 기관이 칼리지보드의 공식 시험 준비 파트너인 ‘칸 아카데미’(Khan Academy)다. 칸 아카데미는 온라인을 통해 모의시험 및 시험 준비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여러 교육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기관이다.
■준비 서적·교사 도움
강의 방식 외에도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대부분 공공 도서관에 가면 다양한 시험 준비 서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 서적을 대여해 공부하면 비용을 들일 필요 없이 시험 준비가 가능하다. 학교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사에게 연습으로 작성한 에세이를 평가해달라고 부탁하거나 이해가 안 가는 수학 문제를 푸는 법을 물어볼 수 있다. 또 학교 내 시험 준비 스터디 그룹에 참여하면 시험을 치는데 유용한 요령과 시험 준비를 함께 진행할 수 있다.
■주변 조언 청하기
학원이나 서적에서 얻을 수 없는 소중한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주변인이다. 이미 시험을 치른 친구나 친척, 학급 동료 들에게 시험 경험을 묻고 실제 시험장 분위기 파악 등에 큰 도움이 된다.
시험과 관련해서는 어떤 항목이 어렵고, 어떤 문제에 시간을 많이 뺏겼는지 등을 들어보고 이에 대해 적절히 대비하면 시험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남들의 시험 경험이 모두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시험 요령은 강의 경험이 풍부한 강사나 교사로부터 얻는 것이 좋다.
■모의시험 반드시 오답 풀이
모의시험을 치르고 단순히 점수를 확인하는 데만 그쳐서는 안 된다. 오답 풀이를 통해 시험 결과를 평가하는 과정을 거치고 지난번 치른 모의시험 성적과 비교해 향상 여부 등도 파악해야 한다. 어떤 문제를 자주 틀리는지 확인해 약점을 보완하면 다음 번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PSAT 시험을 치른 학생은 시험 점수와 함께 시험지를 돌려받는다. 어떤 문제를 틀렸는지 검토해 SAT 시험 준비 때 더욱 주의를 기울이도록 한다.
PSAT 시험 응시 학생은 칼리지보드 어카운트를 칸아카데미와 연계해 개인맞춤형 진단 연습 문제, 특정 항목 모의시험 등 무료 시험 준비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
■시간 관리 연습
정답을 아무리 많이 알아도 시관 관리에 실패하면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한 문제에 너무 시간을 많이 사용하면 남은 문제를 풀지 못해 낮은 점수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수학 문제의 경우 한 문제당 1분 안에 답을 풀 수 있도록 시간을 관리해야 한다.
독해의 경우 예문을 문맥 위주로 빨리 읽고 문제를 확인한 뒤 필요하다면 다시 예문을 자세히 읽는 요령을 활용한다. 언어 영역의 경우 잘 모르는 문제의 경우 직관대로 답을 풀면 정답률이 대체로 높다. PSAT 시험과 집에서 모의시험을 치를 때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춰 푸는 연습을 진행한다.
■스트레스 해소
시험 준비 자체도 힘든 과정이지만 시험 준비에 대한 스트레스도 높은 성적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다. 따라서 시험 준비 중간중간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마음 챙김 시간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시험 당일 높은 부담감과 긴장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연습을 평상시에도 해야 한다.
호흡 운동, 10에서부터 거꾸로 세기, 알파벳 거꾸로 읽기 등이 시험 당일 스트레스를 줄이고 시험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되는 간단한 방법이다. 시험 전 평소에는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매일 명상을 하면 시험 준비에 대한 스트레스 감소와 고요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점수 낮다고 실망할 필요 없어
대학입학표준화 시험 점수가 낮으면 원하는 대학이 진학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는 학생이 많다. 시험 성적은 여러 대학 입학 조건 중 하나 불과하기 때문에 점수가 낮다고 실망하거나 지원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전국대학입학상담학회’(National Association for College Admission Counselling)이 2019년 각 대학 입학처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학 신입생 선발 시 시험 점수의 중요성은 고등학교 성적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입학처는 AP 수업 등 대학준비 과목과 고난도 수업 등의 성적을 더 눈여겨보는 편이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