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정품·가품 이미지 대조
위조 상품 유통이 활개를 치면서 국내 스타트업이 지난해에만 443만 건의 위조 상품을 적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이미지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는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는 위조 상품 탐지 시스템을 이용해 이미지와 매출 타격을 방지하려 하고 있다.
21일 ‘마크커머스’ 운영사 마크비전은 지난해 3억2,000만 건의 유통 데이터를 조사해 433만 건의 위조 상품, 무단 판매, 리셀 유통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적발 건수는 2022년 대비 2.3배 증가한 수준이다. 마크비전은 약 1,500개의 이커머스, 소셜네트워크(SNS), 단독 웹사이트에 게시된 상품과 실제 정품 이미지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대조하고 위조품을 찾아낸다. 위조 제품 단서를 잡아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동으로 제품 셀러에게 내용증명까지 보내 앞으로의 불법 유통을 차단하는 것이 마크비전의 핵심 경쟁력이다.
마크비전은 유수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과거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운영하는 루이비통, 디올, 불가리, 티파니를 고객사로 뒀고 지금도 LVMH 소속 3개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다. 이런 인연을 바탕으로 이도경 전 마크비전 대표는 지난해 초 베르나르 아르노 LVMH 그룹 회장 일가가 서울을 찾았을 때 초청을 받아 LVMH 사내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마크비전은 이외에도 젠틀몬스터, 네이버웹툰, 포켓몬코리아와 협업하면서 패션 이외 영역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가품 유통은 채널별로는 SNS를 통한 사례가 77% 늘어났다. 최근 인플루언서 커머스가 부상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가품 유통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크비전 관계자는 “고객사에서 받은 정품 이미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조 상품과 이미지 도용, 무단 판매, 리셀 등을 가려내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서 “불법 유통을 상습적으로 하는 셀러도 가려낼 수 있어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려는 고객사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이인섭 마크비전 대표는 “위조 상품은 브랜드의 이미지는 물론 기업의 매출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기 때문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불법 유통 현황을 파악하고 제재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별 브랜드들의 상품 및 지적재산(IP) 보호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차별화된 AI 기술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덕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