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ETF 대규모 자금 유입
가상화폐 대표주자 비트코인이 5일 6만9,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4.06% 상승한 6만9,115달러를 기록하며 6만9,000달러를 넘어섰다. 비트코인이 6만9,0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처음으로, 2021년 11월에 세웠던 최고가 6만8,990달러를 2년 4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전날 6만8,800달러선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이후 하락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이를 뛰어넘었다.
비트코인은 그러나 6만9,300달러대까지 치솟은 뒤 곧바로 급락했다.
이후 오후에는 4,000달러 가까이 급락한 6만5,3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0월 이후 160% 급등했고, 지난 2월에만 40%가 넘게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테라·루나 사태와 가상화폐거래소 FTX 파산 등으로 1만6,000달러대까지 급락했던 2022년 11월 대비 4배 수준을 넘었다.
비트코인의 사상 최고가 경신은 연방 규제당국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이를 통한 대규모 자금 유입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월 10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이 신청한 11개 현물 ETF를 승인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ETF 등장 이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피델리티 인베스먼트 등을 통해 순유입된 금액은 73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통신은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부터 가상화폐 회의론자들이 비트코인을 가치가 없는 투기의 대상으로 여겼으나, 세계 최대 금융 회사 중 하나가 반등을 이끌었다”고 짚었다. 이어 “지난해 6월 블랙록이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를 신청하면서 앞서 여러 차례 비슷한 시도가 있었지만 최대 ETF 제공업체인 블랙록의 규모와 영향력은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신호로 여겨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도 가격을 끌어올렸다. 비트코인의 공급량은 총 2,100만개로 제한돼 있으며, 이 중 1,900만 개는 이미 채굴된 상태다. 반감기 이후 채굴자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가상화폐 데이터 업체 카이코의 리서치 디렉터인 클라라 메달리는 “새로운 기록은 중요한 심리적 이정표”라며 “큰 역풍에도 가상화폐가 반등하고 계속 인내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갤럭시디지털 리서치 책임자인 알렉스 손은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비트코인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며 “비트코인은 지난 15년간 네 차례 75% 이상의 하락을 경험했지만, 그때마다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