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둔화, 평균 웃돌아
올해 들어 현대자동차와 제네시스의 미국 재고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달 신차 재고 일수는 93일로 업계 평균 80일보다 길었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50일)과 비교하면 두 배에 육박한다.
제네시스는 126일로 미국 브랜드 램(RAM·153일)에 이어 두 번째로 길었다. 제네시스 역시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기아는 61일로 여전히 평균 이하의 재고 일수를 유지했다. 재고 일수가 가장 짧은 브랜드는 도요타로 36일에 불과했다. 재고 일수가 늘었다는 것은 신차 판매가 원활하지 않아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서 월간 판매량이 후퇴했다.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서 5만1,812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7.3% 감소했다. 기아도 1년 전보다 1.7% 줄어든 5만2902대다. 현대차·기아 합산 판매량 증감폭은 -4.6%로, 2022년 7월 이후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현대차 측은 역기저 효과와 모델 변경 등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의 랜디 파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기록적인 판매에 이어 올해 1월은 경제 여건과 금리로 어려운 판매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서 165만 대를 판매하며 제너럴모터스(GM, 258만대), 도요타(221만대), 포드(198만대)에 이어 처음으로 현지 4위를 기록했다. 또 올해 10월 연산 50만대 규모의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HMGMA) 준공으로 현지 대응 능력을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 등 주력 모델 신차 출시로 미국 시장 입지를 더 탄탄히 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앨라배마 공장에서 5세대 신형 싼타페 가솔린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직접 생산한다. 가솔린 모델은 지난 1월부터 생산해 판매 중이며, 하이브리드 모델은 3월부터 본격 생산한다. 연간 목표 생산량은 가솔린 14만~15만대, 하이브리드 7만대 수준이다. 제네시스도 지난해 국내 출시한 G80과 GV80 상품성 개선 모델을 올해 미국서도 출시해 연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6만9,175대를 팔며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또 내부적으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전동화 모델 추가 출시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 여건이 어렵지만, 양적·질적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