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부부 전자이체 피해
즉시 알렸지만 조치 없어
체이스에 피해 보상 소송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신분도용(Identify Theft)으로 인해 은행계좌나 크레딧 카드에서 거액이 빠져나가는 피해를 당하는 한인들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콜로라도주 오로라에 거주하는 김모씨 부부는 체이스뱅크를 상대로 최근 콜로라도주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8월18일부터 며칠 간에 걸쳐 이들 부부의 체이스 은행 계좌에서 ‘재닛 오토 서플라이 LLC’라는 이름의 회사 계좌로 총 9만 달러가 전자 이체된 사실을 발견했다.
김씨 부부는 이 사실을 은행에 즉시 통보했으나 은행 측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전자 계좌이체(EFTA) 규정에 따라 은행 측은 소비자가 피해 사실을 통보한 시점으로부터 7일~45일 사이에 소비자에게 조사 결과를 통보하게 되어있지만 체이스은행이 자신들에게 아무런 내용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심지어 은행측의 답변을 듣기 위해 전화를 했지만 7시간 동안 기다리게 해놓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씨 부부는 체이스은행을 상대로 실제적인 피해 금액 보상과 3배에 달하는 징벌적 보상, 변호사 수임료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그런가 하면 LA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 박모씨는 크레딧카드 신분도용 피해로 수개월 동안에 걸쳐 총 11만 달러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박씨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캐피탈원에서 발급된 크레딧 카드에서 자신도 모르게 3,000달러가 결제된 것을 발견하고 카드사에 연락을 취해 새 카드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두 차례에 걸쳐 카드가 도용돼 번번히 새로 카드를 신청해야 했다.
박씨는 신분도용 사건 이후 웰스파고 은행에서 크레딧카드를 발급받았는데 이 또한 도용당했다고 주장했다. 신분도용범이 올해 들어서만 지난달 27일과 29일, 30일 세차례에 걸쳐서 박씨의 크레딧카드 패스워드를 변경하려고 시도했다는 것이다.
박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용의자가 내 개인정보를 가지고 있어 은행계좌 접근 등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 상태라며 신분도용범에 수개월동안 시달리면서 불안감과 짜증, 분노로 점철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신분도용과 보이스피싱 등 각종 사기를 당했을 때 한국어로 연방 당국에 신고할 수 있다.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어를 비롯해 중국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타갈로그어, 프랑스어, 아랍어, 포르투갈어 등 12개 소수계 언어로 전화 핫라인을 통한 사기신고를 접수하기 시작했다.
한국어 신고 (877)438-4338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