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판매량 27% 증가 전망, 최대 시장 가주 경쟁 치열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보다는 성장세가 둔화하겠지만 여전히 전년대비 27.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는 포화상태로 성장세가 사실상 정체된 개솔린 차량 경쟁 속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제공하는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올해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9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올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대비 27.1% 늘어난 1,750만대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의 경우 각국의 보조금·인센티브 등에 힘입어 전 세계에서 전기차가 1,370만대 팔리며 시장이 29%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169%, 2022년 93%의 고성장에서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 세계에서 등록된 전기차는 1,242만7,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8.6% 증가했다.지역별로는 중국에서 총 738만2,000대가 팔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의 59.4%를 차지했다. 이어 유럽 281만대(22.6%), 북미 147만7,000대(11.9%),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59만8,000대(4.8%)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전기차 시장은 정부 보조금 축소, 고금리 등으로 인해 수요에 부담이 생기면서 테슬라 등 주요 전기차 업체들이 가격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카날리스는 분석했다. 제이슨 로 카날리스 수석 분석가는 “지난해 전기차의 평균 판매 단가(ASP)가 20% 하락했지만 부족한 차량 선택권과 불편한 충전 경험이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올해 지역별로는 북미 전기차 시장은 26.8% 성장이 예상되고 전기차 보급률은 12.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낮은 전기차 보급률은 제조사들에게는 ‘위기 속 기회’가 되고 있다.
미국·유럽·한국·일본 제조사들은 올해 미국 전기차 판매전략에서 특히 캘리포니아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판매댓수와 시장 점유율 등에서 50개 주중 압도적으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3분기 가주에서는 전기차(29만1,518대), 하이브리드(14만948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4만4,630대)등 친환경차 47만7,096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이 기간 전체 신차 판매의 35.4%로 역대 최고 비율을 기록했으며 판매량 및 판매 비율에서 50개 주중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전기차 업체는 올해 이자율 인하, 전기 충전소 확대 및 충전기기 기준 단일화 가속, 경기 회복 등이 전기차 시장 확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조사들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세액공제 혜택을 대당 최대 7,500달러까지 지원하는 제도의 혜택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부터 연방정부가 중국산 배터리 부품을 사용하는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하면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차종이 대폭 줄었다. 연방 에너지부에 따르면 올해 구매하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차종은 총 19개다. 브랜드별로 보면 셰볼레 2개, 크라이슬러 1개, 포드 3개, 지프 2개, 링컨 1개, 리비안 5개, 테슬라 5개다. 작년 말까지는 총 43개 차종이 세액공제 형태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리스 등 상업용 차량에 대해선 북미 이외 지역에서 생산된 경우도 예외적으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한 IRA 조항을 적극 이용해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리스 차량이 현대차의 전기차 전체 판매량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연방정부 보조금 확보를 위해 미국 내 전기차 제조시설 신축을 앞당기고 있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