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눌렸던 여행수요 폭발
LA 한인 김모(40)씨는 지난달 추수감사절 연휴를 포함해 약 2주간 한국에 있는 처가와 친척들을 방문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한국 방문이었다. 본래 지난 연말에 가려고 했지만 자녀가 있는 상황에서 아직 방역도 우려됐었고 팬데믹때 주춤했던 비즈니스도 다시 활기가 띄기 시작한 터라 올해로 미뤄뒀었다.
한국에서 사는 이모(51)씨는 지난달 LA에 사는 30년지기 친구를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방문했다. 일 때문에 샌프란시스코에 갈 일이 생긴 김에 LA를 꼭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해 실천에 옮겼다.
이처럼 코로나19 팬데믹 비상사태가 해제된 이후 한국을 방문하는 미주 한인들이나 미국을 찾는 한국인들이 급증하면서 LA와 인천국제공항을 오간 항공편 여객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국토교통부의 항공운송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인천국제공항(ICN)과 LA국제공항(LAX) 사이의 출도착 여객은 9만9,75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09년 이래 최다 여객수를 기록한 것이다.
기존 11월 최다치였던 2018년 11월의 8만6,352명과 비교할 때도 숫자로는 1만3,398명, 비율로는 15.5% 증가를 기록했고, 지난 2022년 11월의 7만7,042명과 비교하면 2만2,708명, 비율로는 29.5%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풀리면서 LA-인천 노선의 여객이 크게 증가했는데,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LA-인천 항공기 탑승객수가 총 108만9,404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58만5,377명에 비해 86%나 많아졌다. 또한 같은 기간 기존 최다 기록인 2017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104만9,568명과 비교해도 3.8% 많은 숫자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5월 10만5,132명으로 팬데믹 후 처음으로 월간 여객이 10만명 선을 넘었으며, 이후 6월 10만7,483명, 7월11만883명, 8월 10만5,929명, 10월 10만4,543명 등 수개월 동안 10만명대를 기록하며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12월까지 합한 연간 여객수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공식 기록이 나오기 시작한 지난 2009년부터 연간 통계를 보면 LA-인천 노선 여객수는 대체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크게 감소했다. 2009년 한해 총 89만7,393명이었던 여객 수가 2017년 114만4,288명으로 증가했다.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32만654명으로 급감했다. 2021년에는 21만1,806명으로 더 떨어졌다. 이후 2022년 67만2,669명으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올해 비로소 수요가 본격적으로 폭발한 셈이다.
한편 미국 전체적으로도 한국과의 항공 노선 여객수가 올해 크게 회복됐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한국과 미국 사이 항공편 여객수는 총 445만7,545명으로 같은 기간 기존 사상 최대치인 2019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432만8,930명과 비교해도 3.0% 많아진 상황이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