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달러 미만 의류 부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20달러 미만 저가 의류의 판매 수수료를 인하한다. 7달러 후드티, 8달러 원피스, 20달러 코트 등을 파는 중국 초저가 의류 쇼핑몰 ‘쉬인’(Shein)이 미국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끄는 데 대한 대응 조치다. 아마존이 판매 수수료를 내리는 건 이례적인데, 저가를 넘어 ‘초저가’를 앞세운 중국 샤핑 플랫폼들이 미국 시장에서 저가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아마존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15달러 미만 의류에 대한 판매 수수료는 기존 17%에서 12%로 5%포인트 인하된다. 15~20달러 의류에는 7%포인트 낮아진 10%가 부과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동일 제품을 그만큼 더 싸게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아마존이 저가 의류만을 콕 집어 수수료율을 낮춘 데 대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쉬인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는 가장 명확한 신호”라고 풀이했다.
쉬인은 지난해 중국 난징에서 싱가포르로 회사 소재지를 옮긴 온라인 의류 샤핑몰이다. 지갑이 가벼운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 초반 출생자)를 겨냥한 초저가 의류 상품을 주로 다룬다. 2017년 미국 시장에 진출해 조금씩 존재감을 키워 가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급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세컨드메저는 쉬인 매출이 팬데믹 기간 중 ‘패스트 패션’의 대표주자 격인 ‘자라(ZARA)’와 ‘H&M’의 매출을 추월했다고 밝혔다.
쉬인의 ‘미국 시장 성공기’는 다른 중국 기업으로도 전파됐다. 아마존처럼 거의 모든 제품을 판매하는 중국 쇼핑몰 ‘티무’(temu)도 미국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까지 미국에서 쇼핑 기능을 추가했다.
물론 쉬인의 성장세가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 압도적 1위인 아마존을 흔들 정도는 아직 아니다. 그러나 ‘쉬인이 훨씬 저렴하다’는 인식이 확산할 경우, 결국에는 기존 이용자들의 충성도가 떨어져 멤버십 가입자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아마존의 우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