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개월 내 상승 폭 가장 적어
연준, “추가 금리 인상 가능”
지난 10월 한 달간 미국 소비자 물가 지수가 휘발유, 자동차, 항공료의 가격이 하락에 힘입어 소폭 하락하며 인플레이션 상승 기조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연방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 물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연준의 금리 인상과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 그리고 에너지 위기 등의 요인으로 인해 급등했던 물가 상승폭이 꺾이고, 10월 물가 지수는 전월에 비해 0.4% 하락했다.
1년 전에 비하면 10월 소비자 물가는 3.2% 상승했으나, 9월의 3.7% 상승에서 다소 하락해 최근 6개월 동안 가장 작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 물가의 하락세를 견인한 주요 제품 영역은 휘발유, 신차 및 중고차, 호텔 숙박비 및 주택을 포함한 광범위한 상품 및 서비스 전반에 걸쳐 가격이 하락했거나, 가격 상승폭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하고도, 핵심 물가 지수가 전반적으로 예상외의 약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9월~10월 사이의 물가 지수 상승률은 0.2%에 그쳤다.
경제학자들은 10월 물가 수준이 예상보다 낮아,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은 향후 물가 수준을 관찰 후 기준 금리의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를 11차례나 인상해 22년 만에 최고 수준인 약 5.4%까지 끌어 올렸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모기지, 자동차 대출, 신용 카드 및 다양한 형태의 대출 비용이 증가했다. 연준은 경제 침체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을 정도의 금리를 인상하는 "연착륙"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같은 물가지수 하락 배경에는 팬데믹 이후 공급망이 개선되고 대출 금리가 높아져 일부 산업, 특히 주택 시장이 경색되면서 인플레이션 정도가 완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지난 주,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추가로 낮추려면 공급망을 추가로 개선하는 것 이외에 소비자 지출을 줄여야 할 수도 있다고 말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김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