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여성 장애운동가
스테이시 박 밀번 기려
한인 여성의 얼굴이 새겨진 25센트 쿼터 동전이 나온다. 연방 조폐국이 뛰어난 사회적 업적과 영향력을 이룬 여성들을 선정해 쿼터 동전 뒷면에 얼굴을 새기는 ‘아메리칸 위민 쿼터스 프로그램’에 지난 2020년 별세한 한인 혼혈 여성 장애인 인권운동가인 스테이시 박 밀번(당시 33세)씨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미국 화폐에 한인 얼굴이 등장하는 것은 그가 처음이다.
연방 조폐국은 최근 오는 2025년 발행될 새로운 쿼터에 포함될 여성 인물 20명을 발표했는데 여기에 스테이시 박 밀번씨가 포함됐다. 조폐국은 그의 얼굴이 들어간 새로 나올 쿼터의 도안(사진)도 공개했다.
성소수자 장애인 인권운동가였던 고 스테이시 박 밀번씨는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서울에서 태어나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성장했다. 근육 퇴행성 질환인 ‘선천성 근이영양증’을 앓아 장애를 가진 그는 만 16세 무렵부터 여러 장애인 인권단체에서 활동하며 지역 청소년 단체 등을 이끌며 노스캐롤라이나 주의회가 각급학교 장애인 역사교육 의무화법을 제정하도록 하는 데 기여했고, 2014년 오바마 정부의 대통령 직속 지적장애인위원회 위원으로서 만 2년간 장애인정책을 자문했다.
또 캘리포니아 산불 당시 정전지역 전기 의료용품을 써야 하는 자가 환자들에게 간이 발전기를 보급하는 단체를 만들어 캠페인을 벌였고, 코로나 팬데믹 때는 신장암으로 투병하면서도 마스크와 비타민 손소독제 등이 담긴 방역 키트를 만들어 노숙자들에게 나눠 주는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암수술 직후 합병증으로 만 33세 생일에 안타깝게 세상을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