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물·휴대품 단속 대폭 강화
‘마약밀수 특별대책반’ 한국 세관당국서 가동
미국 등 국외에서 한국으로 마약을 몰래 들여오는 마약 밀수 문제가 심각해진 가운데 한국 관세청이 이를 척결하기 위해 ‘마약밀수 특별대책 추진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공항에서 여행자 기내 수하물 검사, 화물 가방 개방, 해체 및 파괴 검사 등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한국서 적발되는 마약 밀수 건수는 미국발이 가장 많은데 올해 약 10건중 3건 꼴로 미국에서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적발 중량을 기준으로도 미국이 태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방문객 등에 대한 수하물 및 휴대품 검사가 대폭 강화될 전망이어서 한국 방문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 관세청은 24일 서울세관에서 본청 및 전국 11개 세관의 마약밀수 단속 관련 부서장 총 28명이 참석한 가운데 관세청장 주재로 ‘전국세관 마약관계관 회의’를 열고 그간의 마약밀수 단속 실적과 동향을 점검하고, 마약밀수 척결에 관세청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마약밀수 특별대책 추진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마약밀수 단속 동향을 살펴보면 관세청은 올해 1월부터 9월말 현재까지 501건, 총 493kg상당의 마약류를 국경 반입단계에서 적발 및 단속했다. 이는 일평균 2건, 건당 약 1kg에 가까운 마약밀수 시도를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특히 지속적인 적발량 증가의 영향으로 3분기 기준 건당 적발 중량(kg)은 연도별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관세청은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적발 건수 기준 미국발이 154건(전체의 29%)으로 가장 많았으며, 베트남 72건(14%), 태국 69건(13%) 등의 순이었다. 적발 중량을 기준으로 하면 태국발이 125kg(25%)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 116kg(24%), 라오스 47kg, 베트남 35kg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항공여행자로부터 들여오는 마리화나와 마리화나 카트리지 비중이 높다고 관세청은 설명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등 미국 각지에서 기호용 마리화나가 합법이지만 한국에선 여전히 불법 마약으로 형사 처분의 대상이 된다.
경로별로는 국제우편(226건, 243kg) 특송 (143건, 136kg), 여행자(129건, 102kg), 일반화물(3건, 12kg) 순으로 많았는데 여행자 밀수 급증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관세청은 덧붙였다. 밀수사범의 국적은 한국(44%), 미국(15%), 베트남(10%), 태국(8%) 등의 순이며 특히 외국 국적자의 비중이 증가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에 발족하는 ‘마약밀수 특별대책 추진단’은 관세청 차장을 단장으로 해 본청과 전국세관의 관련 조직을 아우르는 마약단속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추진단을 통해 시행 예정인 주요 대책 중 하나는 항공기 기내(핸드캐리) 수하물 일제검사 확대 등 여행자에 대한 검사율을 2배 이상 상향하고, 신체 은닉을 고려해 전신검색기 활용을 대폭 늘리는 것으로 사각지대를 줄여나간다는 취지다.
또한 엑스레이 검사를 회피하기 위한 지능화된 은닉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마약류 은닉 의심화물에 대해 적극적인 개장 검사를 실시하고 파괴 및 해체 검사 비율도 대폭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 해외 관세당국과 국제공조도 강화할 계획이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강화된 세관조치에 따라 우편·특송물품의 통관지연 또는 입국시 불편이 다소 발생할 수는 있으나,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에 함께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한형석 기자>